#18. 나만의 무기는 무엇인가?

차별 책략 5

by 이종범


급변하는 환경에서도 살아 남았다면 반드시 그럴 만한 이유가 있게 마련이다.

얼마 전 생활의 달인에서 일본식 김밥의 달인 조승길 씨가 운영하는 ‘부산 삼송 초밥집’ 이야기가 방영되었다(2016.11.7일 / 생활의 달인). 60년 전통(3대)의 초밥집인지라 맛도 맛이겠지만 무엇보다 그 정성이 일반적 상상을 초월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특히 다른 김밥에서는 전혀 볼 수 없는 달인 만의 노하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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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비법으로 만들어낸 핑크 빛 광어 가루가 그중 하나다. 김밥에 광어는 쉽게 연결되는 식 재료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달인은 자신만의 김밥을 위해 새벽시장에서 품을 팔아 가며 구입한 싱싱한 자연산 광어를 사용한다. 그런데 손질 법이 예사롭지 않다.

먼저 대파, 소주, 그리고 적당량의 물을 넣어 끓인 후 대파를 건져낸다. 다음에 깨끗하게 손질된 광어를 넣고 광어 살이 문드러지도록 오랜 시간 으면서 푹 삶아준다.

그런 다음 채를 받쳐 광어를 걸러내고 맑은 물이 나올 때까지 씻은 후 손으로 꼭 짜서 물기를 최대한 제거한다.

그런데 그게 끝이 아니다.

맨드라미 달인 물을 섞어서 흰색의 광어 가루를 핑크 빛으로 변신시키는 작업을 거친다.

이어서 중탕 그릇에 올린 다음 또 오랜 시간 저어 주면서 광어 가루를 말린다. 그렇게 만들어진 핑크 빛 가루는 그 어느 김밥 집에서도 볼 수 없는 부산 삼송 초밥집 만의 맛을 결정하는 특별한 무기로 사용된다.


한 가지의 무기가 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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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은 고구마 가루가 입혀진 100겹 달걀지단으로 제조 과정을 보면 프라이 펜에서 무려 50여 회의 달걀 물을 부어가면서 타지 않게 엎고 뒤집기를 반복하여 100겹의 지단을 완성한다. 이어서 사각 모양의 깔끔한 모양새를 만들기 위한 압축 작업을 거쳐 탱글탱글한 지단을 완성한다. 전문가들의 평가도 이러한 작업들은 예사로운 일이 아니라고 일축한다.


그렇게 제조법을 공개적으로 소개하는 것을 보면서 알려주고 보여준들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달인의 고집스러운 자기 확신같은 것이 느껴졌다.

김밥 하나 만드는데 새벽시장까지 나가서 광어를 사고, 찌고, 짜고, 맨드라미 색을 입히고, 중탕을 하면서 말리고...

그냥 달걀지단을 쓰면 되지 고구마 전분을 입혀서 100겹의 지단을 만들고......


만약 당신이 초밥집 사장이라면 할 수 있겠는가?

그곳은 only one의 김밥을 맛볼 수 있는 이유가 충분해 보인다. 광어 가루가 들어간 그 김밥은 달인의 고집스러운 정신이 깃들여진 결정체다. 혼이 깃든 김밥이었기에 쉽게 따라 할 수 없는 것일 게다.


자신의 생각과 아이디어를 강점화 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렇다고 나만의 강점이 강화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only one을 원하지만 가능성이 없다면 best one은 노려 볼 만 하다.

고객이 알아주는 그 날까지 포기하지 않고 맛을 개선하는 노력이 훗날의 승자를 만든다.

방송으로는 그 수고의 전부를 엿볼 수 없었지만 얼마나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을지 상상할 수는 있다.

대를 이어가야 할 자녀가 일이 너무 힘들어서 배움을 포기하고 도망하기를 수 차례, 만일 그때 가업 승계를 포기했다면 60년 전통은 사리지고 말았을 것이다.


60년의 세월은 결코 짧지 않은 시간이다.

오랜 기간 동안 살아남았을 때는 그 맛을 잊지 않고 찾아준 고객들의 입맛도 고려되어야 한다.

고객의 입맛은 간사하다. 하루가 다르게 변모하는 맛의 세계는 김밥이라고 예외 일 수 없다

수도 없이 다양한 맛을 만드는 김밥 집이 어디 한 두 곳인가? 맛도, 가격도, 재료도, 천차만별인 김밥의 세계에서 60년 전통을 이어온 김밥은 그 자체 만으로도 경이롭다.

수많은 사람들이 먹어보고 평가를 했을 것이다. 때로는 따라 해보고 싶은 충동을 느낀 김 밥집 사장도 있을 법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산 삼송 초밥에서 만드는 김밥을 흉내 내는 집이 없는 이유를 알만하다.

재료를 만들고 사용하는 방법의 문제가 아니라 김밥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 것 대비, 판매 소득의 밸런스를 맞추기가 쉽지 않아 보이기 때문이다.

그 보다 더 어려운 것은 경제적인 상황에 따라(원재료의 가격 변화..) 원가를 고려해서 조금 쉽게 만들고 싶은 충동도 있지 않았을까?

김밥 하나쯤 포기한다고 해서 초밥 집 운영에 치명타가 아니라면 메뉴에서 뺄 수도 있지 않았을까?(손이 너무 많이 가서).

갖가지 상상을 해 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통 방식을 포기하지 않고 이어온 달인의 60년 고집이 있었기에 명품 김밥이 만들어졌다고 믿는다.

나만의 무기는 그 무기를 다룰 준비가 된 사람에게 주어질 때 위력이 발휘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다른 경쟁자들에 비해 어떤 강점이 있는지 정확하게 인식할 필요가 있다.

세일즈의 관점에서 내가 사용할 줄 아는 무기는 무엇인지, 조금 더 노력하면 어떤 무기를 사용할 수 있는지 조차 모르는 상태에서 세일즈 세계의 승자를 꿈꾸는 것은 무리다.


아무리 시원찮은 무기라는 평가를 받아도 그 무기를 잘 다루는 사람에겐 이기기 어렵다. 그러므로 나만의 무기는 세일즈맨이 사용하는 도구만으로 한정될 일은 아니다.

오히려 세일즈맨의 정신, 혼, 고집 등과 같은 것이 더 강한 무기가 될 수 있음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나는 비록 세일즈 화법은 탁월하지 않아도 고객을 대하는 진정성은 누구나 알아준다.
고가의 상품을 팔지 못해도 저가의 상품은 많이 팔 수 있는 발 품은 내가 최고다.
우리 회사의 최고는 아니지만 적어도 나를 접한 고객의 마음속에서는 내가 최고다.

찾아라.

세일즈의 세계에서 당신의 무기가 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그것이 도구이든 정신이든, 상품이든 당신의 세일즈를 풍성하게 살찌울 수 있는 무기가 필요하다.

당신의 이름이 떠 오를 때마다 당신이 공들여 갈고닦은 그 무기가 기억되도록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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