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 벼랑 끝 심정으로

도전 책략 5

by 이종범

올림픽은 숱한 화제를 만들고 다양한 인간 승리를 세상에 알리는 지구인의 축제다. 특히 2012년 런던 올림픽은 시청자에게 감동을 주었던 인터뷰가 많았는데 그중 2개의 인터뷰가 기억에 남는다. 유도 -81kg급 결승전에서 금메달을 거머쥔 김재범의 인터뷰가 그중 하나다.

그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 이어 2012년 런던까지 연거푸 결승에 올랐다.

김재범은 비숍을 꺾고 금메달을 딴 방송사 인터뷰에서 이런 말을 한다


[기자] 4년 전에 결승에서 만나서 아쉽게 졌던 비숍 선수를 또 만났는데 어떻게 속으로는 내심 설욕을 벼르면서 비숍 선수가 올라 오르기를 바라고 있었나요?


[김재범] 죽기 살기로 했어요. 졌어요 그때는(2008년 베이징 올림픽 결승전 패배)

지금은 죽기로 했어요. 이겼어요.

그게 답입니다(2012 런던 올림픽 결승전 승리)

거침없는 인터뷰를 보면서 2008년 패배 이후 4년의 준비 기간 동안 패배의 원인을 복기하면서 짐을 단단히 한 고심흔적이 묻어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결승에 오른 실력이면 기술적인 면에서는 큰 차이는 없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마음자세는 큰 차이가 있을수 있다. 아마도 김재범 선수는 그런면에서 마음의 퇴로를 막아야 한다는 생각을 한 것 같다. 결승전이 벌어지는 매트에서 죽겠다는 각오의 차이, 죽기 살기로 임한 2008년은 졌다. 하지만 매트에서 죽겠다는 마음 하나만 가지고 임한 2012년은 이겼다. 사즉생 생즉사 (죽기를 각오하면 살 것이요, 살기를 구하면 죽을 것이다) 같은 의미가 아니었을까 싶다.


하나의 인터뷰는 레슬링의 김현우 선수다.

부상 투혼에 금메달 쾌거!.

아테네 올림픽에서 정지현이 우승한 이후 대한민국 레슬 8년 만의 값진 금메달이다.

엑셀 아레나에서 열린 남자 레슬링 그레코로만형 66kg급 결승에서 헝가리의 타마스 로린츠와의 맞대결 끝에 금메달을 목에 건 그는 역시 방송사와 인터뷰 과정에서 했던 말이 많은 사람의 눈길을 끌었다. 한쪽 눈이 퉁퉁 부어올라 시야를 가렸지만 그의 인터뷰 또한 거침이 없었다.


"안 보여도 상관없습니다. 한쪽 눈만으로도 이길 수 있습니다."

“나보다 땀을 더 많이 흘린 선수가 있다면 금메달을 가져가도 좋다. 죽기 살기로 해서 하늘을 감동시키고 싶었다.”


두 가지 측면에서 살펴보자.

하나는 연습에 임하는 과정이다. 올림픽에 참가하는 선수치고 열심히 노력하지 않는 선수는 없다. 무수히 많은 땀방울을 쏟아 가면서 연습을 했을 것이다. 하지만 김연우는 그 많은 선수들 중에 자기보다 더 많은 땀을 흘린 선수는 없다고 단언했다. 만약 있다면 그 사람이 금메달을 가져가도 좋다고 선언 한 것이다. 이는 자신감의 표현이다. 연습에서 흘린 땀방울은 거짓말하지 않는다는 진리를 자신의 것으로 만든 것이다.


또 하나는 경기에 임하는 그의 각오다.

김재범 선수와 마찬가지로 죽기 살기로 라는 표현을 쓰긴 했지만 덧붙여 하늘을 감동시키고 싶다는 말을 더했다.

많은 땀을 흘리면서 연습했으니까, 매 경기 마다 죽음을 무릅쓰고 할 테니까, 하늘도 감동할 것이라는 속내를 피력한 것이다.

하늘을 감동시키고 싶다는 것은 인간으로서 할 수 있는 노력은 다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역사는 승자를 중심으로 기록하기 때문에 그가 한 말도 그럴만한 충분한 의미를 갖는다.

이유야 어떠하든 결승에 임하는 두 사람의 마음가짐은 운에 맡기지 않았고 스스로의 노력을 더해 끝내는 죽겠다는 각오를 가지고 임하다 보니, 운 만 아니라 하늘의 감동까지 이끌어 낸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어떤 일이든 D-DAY는 있다.

반드시 매듭을 지어야 하는 날이 그 날이다.

세일즈의 세계도 마찬가지다.

고객의 서명을 받아내야만 체결이 이루어진다.

체결하기 전까지의 수고는 그냥 수고일 뿐 자신의 소득과는 전혀 무관하다. 세일즈맨은 성과로 말한다. 체결이 이루어져야만 비로소 그 상담의 매듭이 지어지는 것이다. 되면 좋고 안되면 말고의 심정을 가지고 영업에 임하는 세일즈맨이 없지는 않겠지만 다수는 꼭 체결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상담에 임한다. 다만 체결에 임하는 간절함의 정도에서 그 결과가 달라질 뿐이다.


그림출처 : 다음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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