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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종범 May 10. 2018

#58. 훈풍

직선적으로 행동하는 양극단의 정상회담

“사람의 손으로 빚어놓은 문명은 직선입니다. 그러나 본래 있는 그대로의 자연은 곡선이에요.  나무들, 나뭇가지들 또 흐르는 강물, 해와 달 모두 곡선입니다.
직선은 조급하고 냉혹하고 비정합니다.
그에 반해 곡선은 여유가 있고 인정이 있고 운치가 있습니다.” (법정스님 / 2005년 가을 정기법회서 법문 중에서)

곡선(曲線)!

“모나지 않고 굽은 선”을 이르는 말이다. 어머니의 품처럼 따스하고 아늑하다. 무엇이든 품을 수 있는 특별한 장점을 갖고 있다. 반면에 기백이 느껴지는 직선적 용맹은 약하다. 날카롭고, 깎아진 듯 한 각진 모습과는 거리가 있기 때문이다. 

<굽은 소 나무가 선산을 지킨다>는 말이 있다. 목재로써의 보편적 쓸모는 없지만 우직하고 모나지 않게 자리를 지키는 근성의 끈기는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기에 붙여진 말일 테다.

곧게 뻗은 나무는 세인들의 이목을 끌 수 있다. 사람에 비유하면 결단력과 추진력이 있는 반면 딱딱하고 성급해서 이런 저런 충돌을 일으키는 예가 많다. 직선적 사람이다.

반면에 곡선적 사람은 안정감이 있다. 다소 손해를 입어도 앙심을 품거나 되갚으려 하지 않는다. 웬만하면 너그럽게 이해하 넘어가는 관계 지향적 문화를 추구하다 보니 유연하고 포용력이 남다르다. 다만 결정해야할 때 결정하지 못하고 머뭇거리는 경향 때문에 우유부단하다는 소릴 듣기도한다.


한반도의 평화는 물론 동북아의 안정을 위해서도 매우 중요한 세기의 만남이 준비되고 있다.

직선의 리더로 분류할 수 있는 김정은과 트럼프가 그들이다.

두 사람의 거침없는 행보는 많은 공통점이 있다.

한 두가지 예를 들자면 예측 가능하지 않은 인사를 통해 관련 인사들을 당혹스럽게 하는가하면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진폭이 너무커서 마치 조울증 환자를 연상시키는 행보를 보이기도한다.

출처 : 동아일보 서장원기자

그래서 일까? 왠지 모를 불안감이 깃드는 것도 사실이다. 이들의 만남은 끼리끼리는 통한다는 말에 부응하듯 세계가 놀랄 만큼 화끈한 결과를 만들 수 도 있겠지만, 반대로  화끈한 말싸움으로 한반도의 봄바람을 일거에 잠재울 수 있는 위험도 공존하는 만남이라 할수 있다. 

남북간 정상회담이 있기까지 수면 아래에서 남과 북 실무자들이 어떤 접촉을 가졌는지 알길은 없지만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조성된 남북 간 진전된  이야기의 물꼬는 부지불식간 정상회담으로 이어진게 사실이다.

다음 이미지

연장선상에서 북.미 간 정상회담도 성사되기 일보직전이다. 마치 아우토반을 질주하듯 南, 北, 美 간 숨가뿐 속도경쟁이 벌어지다 보니 중국과 일본이 당황하는 눈치가 역력하다. 

반면에 급변하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냉정할 만큼 차분하고 속도감 있게 대처하는 청와대의 행보는 <직선과 곡선>의 조화가 뛰어난 맹금류의 사냥법을 연상시킨다.


매의 사냥법과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 평화 전략

1. 매는 공중에서 빙빙 돌거나 높은 나무 위에 앉아 주변을 탐색하는 것으로 사냥을 시작한다.

(ex: 평창올림픽을 통한 탐색)


2. 사냥감과 어느 정도 가까워지면 순간적으로 날개를 접어 목표를 향해 내리꽂는(자유낙하 최고속도 320km)

(ex: 정상회담 / 정상 간 핫 라인 채널 설치) 

 *** 수직으로 낙하하는 이유는 중력의 힘으로 가속하기 위함이다(질질 끌면 이해당사국들이 자국의 이익을 위한 주문이 많아져서 죽도 밥도 안될 소지가 크기 때문에 빠른속도로 우회하듯 접근하여 목표를 수행한다)

매의 사냥법 / 구글 이미지

문재인 정부는 꽁꽁 얼어 있던 남과 북, 북한과 미국의 말폭탄 위험 정국을 순식간에 잠재우고 봄바람이 느껴지는 정국으로 전환시키는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다.

큰 형님처럼 북한을 품고 다독이면서 한편으로는 개발 비전을 통해 한반도의 안정을 꾀하는가 하면, 트럼프에겐 당신이 최고라고 치켜세우면서 결승점의 주인공을 양보하여 트럼프 스스로 으쓱하게 등장할 수 있는 활로를 열어놓았다.

이는 트럼프 자신이 가진 세기의 힘으로 실타래처럼 얽힌 문제를 해결하라는 숙제를 준 셈이다.

원컨대 청와대가 주도한 평화의 테이블에서 그들의 만남이 한반도의 봄을 여는 전주곡이 되었으면 좋겠다.

북.미간 실무담당자들의 물밑 접촉이 벌어지고 있는 지금 파열음이 없진 않지만 직선과 곡선의 조화를 만들고 있는 현 정부의 중재자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기에 여.야 는 물론 온국민의 마음이 이반되지 않게 한마음으로 염원해야 할 것이다

다음 이미지

어렵게 피어난 평화의 봄 바람이 사라지지 않고 온 인류에게 희망을 선사하는 시발점이 되도록, 직선의 리더(김정은, 트럼트)들에게 곡선의 유연성이 발휘되기를 소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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