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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종범 Nov 09. 2017

#28. 포석(布石)---(2)

조직

연말이 코 앞이다.

회사가 추구하는 일정에 따차이는 있겠지만 한 해를 마감하고 내년을 계해야 하는 만큼 개인도 회사도 매우 중요한 시점이다.

그중 내일을 위한 전략을 수립하고 그에 맞는 인사를 단행하는 일은 그 어떤 것 보다 우선하는 일이다. 인사가 만사라는 말처럼 회사의 내일을 결정하는 데 있어서 리더 역할이 중요한 만큼 적재적소에 필요한 인재를 등용하고 그에 맞는 업무를 맡기는 일 또한 쉬운 일이 아니다.


잘못된 인사는 회사의 흥망성쇠를 결정지을 수도 있다. 속된 말로 회사 하나 말아먹는 일은 유도 아니다. 아무리 많은 견제장치와 안전장치를 마련해 두었다고 해도 회사의 이윤을 빌미 삼아 개인의 사익을 추구하는 도적질을 막는 일이 결코 쉽지 않은 까닭이다.

그만큼 인사가 주는 비중은 그 어떤 것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막중 대사라 할 수 있다.

인사엔 갖가지 이해관계가 상충되는 일이 발생한다. 조용한 인사는 없다. 어떤 인사를 해도 그에 따른 뒷얘기는 피할 수 없다. 저마다 자기 쪽으로 팔이 굽는 까닭이다.

선의로 해석하면 인사는 회사가 추구하는 방향을 잘 읽어내고 그에 따른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는 사람을 등용하는 일이다.

반대로 악의적으로 해석하면 인사를 통해 경쟁자를 밀어내고 자신이 하고 싶은 정책적 방향의 우군을 확보하는 일이기도 하다.

선의든 악의든 인사는 사람이 결정하는 일이다.

결정권자에 해당하는 사람이 무엇에 기반한 인사를 하는가에 따라서 회사나 조직의 미래는 달라진다.


사람을 쓰는 것도 리더들에겐 내일을 위한 전략적 포석(布石)이다.

아무리 좋은 프로젝트를 기획했도 이를 단 번에 이루어 낼 수는 없다. 성공적으로 끝내려면 프로젝트의 단계별 구분 값을 차질 없이 수행해야 하는데 그러자면 그에 적합한 인재가 등용되어야 한다.

이때 그 일을 함께 수행하는 구성원들의 반발이 일어날 수 있다. 인사권자의 의도가 제대로 공유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구성원들 또한 프로젝트를 이끌어갈 사람에 대해 충분한 정보가 부족하거나 그에 대한 선입견과 편견이 작동할 때는 여지없이 혼선이 벌어진다.


인선을 할 때는 분명히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

그 의도가 어떤 것인지에 따라 발표된 인선을 수용할 수도 있고 반발을 살 수도 있다.

조직은 물론 개인의 발전을 극대화시키는 인선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엔 “그 인사는 묘수다”라고 평가하면서 안목을 칭찬하지만 그게 아닌 인사를 접하게 되면 “그 인사는 견제다”라는 꼬리표를 달게 된다.

인선 과정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이기도 하다.

이때 수혜를 입었다고 느끼는 사람과, 그렇지 않다고 느끼는 사람 간의 온도 차는 극명하다.

전자의 경우는 자신을 선택해 준 리더에게 존경까지는 모르겠지만 감사의 마음을 갖기 마련이다.

후자처럼 원치 않는 자리에서 일하게 되는 경우엔 감사는커녕 투덜거림을 넘어 욕하는  비일비재하다.

심지어는 그 한 번의 인사가 영원히 돌아올 수 없는 적을 만들기도 한다.


인사를 단행할 때 리더가 절대로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무엇을 위한 인사인지, 분명한 기준 값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인사가 이루어지고 나면 회사 또는 조직의 발전에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대상인지, 개인의 사심적 욕심이 가미된 인사인지, 그 인사를 바라보는 조직 구성원의 평가를 피할 수 없게 된다.

다행히 회사나 조직의 발전에 합당한 인사라면 오히려 토를 다는 사람이 이상한 평가를 받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그런 인사를 단행한 리더가 십자 포화를 맞는 일이 벌어진다.

다음이미지

“민심은 곧 천심이다”

우리의 선조들은 그런 가르침을 후대에 전했다. 어떤 일에 대해 백성의 다수가 인식하는 그것이 곧 하늘의 마음과 같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백성의 마음은 하늘의 마음과 통한다고 본 것이다.

선조들의 삶을 보면 민심을 역행하는 일엔 반드시 크고 작은 민심의 이탈이 있었다.

민심을 읽어내는 일은 곧 하늘의 마음을 읽는 것과 같아서 깊은 애정을 가지고 보지 않으면 발견할 수 없는 것이다.

다음이미지

“알아야 면장을 한다”

어떤 일을 도모하자면 그 일의 성격은 물론 그 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것들은 물론이고 그 일을 하는 사람들의 마음까지 알고 있어야 비로소 제대로 된 역할(면장)을 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이 또한 선조들의 귀한 가르침이다.

민심은 곧 조직 구성원의 마음이다.

이를 알지 못하면 조직 구성원의 마음을 얻을 수 없다. 마음을 얻지 못하면 추진하는 일이 제대로 이행될 수없게 됨으로 면장(리더)의 역할은 난항을 겪을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리더의 포석은 고민의 산물이어야 하고 그 고민은 백성을 위한 것(조직 구성원의 발전)이라야 힘을 받을 수 있다.


리더는 말한다.

조직의 미래를 위한 선택이었다고......

조직 구성원은 말한다.

그게 아니라 개인의 영달을 위한 포석이라고……


엇이 정답일지 시간이 해결할 것이다.

리더는 한 조직을 이끄는 수장이다. 그의 권한은 자신의 힘을 강화하라고 부여된 것이 아니라 조직의 발전에 필요한 것을 이루는 데 사용하라고 주어진 힘이다. 하지만 그 힘이 사용되는 과정에서 수많은 오해가 발생한다. 그래서 리더의 행보는 외롭고 어려운 것이다.

리더의 언행은 그에 합당한 책임이 뒤 따른다.

때문에 가볍지 말아야 하고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는 것이다.

우리 모두는 누군가의 리더이면서 또 한편으로는 한 조직의 구성원이다. 조직의 구성원이라면 용납될 수 있는 언행도 리더라면 용납될 수 없는 것들이 수없이 많다.

지금 내가 리더의 역할을 수행 중에 있다면 그냥 던진 말 한마디도 조직 구성원들은 그 의도를 파악하려 할 것이다. 즉 무엇을 위한 포석인지 알고 싶어 한다는 말이다. 그 과정에서 수많은 오해가 발생될 것은 뻔하다. 그러므로 책임지지 못할 말은 입 밖에 꺼내서도 안되지만 농담 삼아 던지는 것도 경계해야 한다. 자신의 일거수일투족은 조직 구성원에게 보이지 않는 학습효과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일 예로 자신이 강단에서 말을 할 땐 핸드폰을 끄는 것이 기본이라고 요구하면서 자신이 속한 조직의 구성원 중 누군가가 강단에서 말을 할 땐 너무나 태연하게 핸드폰을 보고 있다면 앞 뒤가 맞지 않는 이중의 잣대를 가진 사람으로 비추워 질 수 있다.


리더의 힘은 그가 내세우는 공약이나 언변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가 평소에 보여준 말과 행동이 일치하는가에 있다.

리더의 직함을 갖고 있다고 힘이 강한 것이 아니라 조직 구성원의 지지와 협력이 담보될 때 그 리더의 힘이 강해진다.

의도가 없는 인사는 없다. 그 의도가 조직과 그 구성원의 발전적 미래를 우선하는 것이라야한다.

잘못된 인사가 어떻게 나라를 말아먹었는지 우린 이미 학습하지 않았는가?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우린 누군가의 리더이면서 한 조직의 구성원이다.

지금 하고 있는 말과 행동이 리더로서 하는 것인지 한 조직의 구성원으로서 하는 것인지 생각하고 행동해야 한다.


완벽한 리더를 바라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실없는 리더를 바라는 것도 아니다.

조직 구성원들은 건강한 리더십을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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