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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종범 Nov 23. 2017

#34. 행복점검-(1)

행복지수

행복은 “생활에서 기쁨과 만족감을 느껴 흐뭇한 상태”을 이르는 말이다.

사람은 누구나 행복한 인생을 원하지만 개인이 원하는 행복의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딱히 이것이 행복이라고 정의할 수는 없다. 자신이 처한 상황을 인식하는 관점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보면 법정스님의 글에서 수긍할 수 있는 가르침이 있는 것 같다

“행복의 비결은 필요한 것을 얼마나 갖고 있는가가 아니라 불필요한 것에서 얼마나 자유로워져 있는가 하는 것이다. 위에 견주면 모자라고 아래에 견주면 남는다 라는 말이 있듯 행복을 찾는 오묘한 방법은 내 안에 있는 것이다”


사람이나 동물이나 비교하는 습성이 일반화되어 있다. 이는 생존을 위한 본능에서 오는 것일 테다. 일 예로 동물의 왕국을 보면 더 강하고 더 나은 상대에게 짝짓기를 허용하는 암컷의 선택도 같은 맥락이라 할 수 있다.  

~보다 좋다, 나쁘다, ~보다 많다, 적다 등의 비교는 자연스러운 일상 중의 하나다.

이는 개인의 선택을 요구하는 것으로 이어진다. 인간의 삶은 끊임없는 선택의 연장선상에 있다.

아침에 눈을 뜨고 기상하는 시간도 제 각각이다.

어떤 사람은 새벽 6에, 또 누구는 새벽 3시에 일어난다.

음식을 택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오늘 점심은 뭘 먹지?”

이때 짜장면을 선택하는 것도, 된장찌개를 선택하는 것도 결국엔 내가 하는 것이다.

먹기 싫으면 굶는 것도 역시 같은 맥락이다.

선택 한 음식을 먹고 나면 그에 따른 결과가 뒤 따른다. 맛있다. 맛없다. 가성비가 좋다, 나쁘다. 돈이 아깝다, 전혀 아깝지 않다 등의 품평이 그것이다.


比(견줄 비)라는 글자가 있다

“견주다”, “서로 대어 보아 우열과 상이(相異)를 견줌”다는 뜻을 가지고 있는데 이를 파자해 보면 匕(비수 비 = 칼)라는 글자가 서로 마주 보고 있는 것으로 상대에게 상처를 주거나 해 할 수 있는 개념을 함축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무언가에 견주어 볼 때 더 나은가 못한가에 따라 개인이 느끼는 만족도는 달라진다. 그런 관점에서 위와 아래를 견주는 주체에 따라 행복의 정도가 갈린다.


자신이 얼마나 행복한가를 스스로 측정하는 지수가 있다. 이른바 행복지수가 바로 그것인데. 영국의 심리학자 로스웰(Rothwell)과 인생 상담사 코언(Cohen) 이 만들어 2002년에 발표되었다.

두 사람이 정의한 행복지수의 요지는 이런 것이다.

행복은 인생관, 적응력, 유연성 등 개인적 특성을 나타내는 P(personal)와, 건강, 돈, 인간관계 같은 생존 조건을 가리키는 E(existence), 그리고 인간의 야망, 자존심, 기대, 유머 등과 같은 고차원 상태를 의미하는 H(higher order) 등의 3가지 요소에 의해 결정된다는 것이다. 이를 수치화하여 발표한 행복지수는 P+(E*5)+(H*3)이다.

두 사람이 제시한 행복지수 산출 값의 최대 변수는 인간의 생존 조건을 다룬 E값이다.

즉 먹고사는 문제와 직결된 값이 인간의 개인적 특성을 나타내는 P값의 5배에 달할 만큼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행복을 가늠하는 인자의 핵심은 인간의 4대 고민이라 할 수 있는 비전, 돈, 건강, 관계와 밀접한 관련 있다.

물론 인생관, 적응력, 유연성 등의 개인적 특성(P)과 야망, 자존심, 유머 등의 고차원 상태(H)의 비중에 따라 결과 값이 달라지겠지만 행복지수의 향방을 결정짓는 절대적 변수는 생존의 문제와 직결된 요소(E)인 것을 부정할 수 없다.

그렇다면 위언급한 질문들에 대해 개인은 어떤 점수를 줄 것인가가 중요해진다.


유의미한 설문이 2016년 말에 조사되었다.

한국일보가 4개국(덴마크, 브라질, 일본, 한국) 국민 2500명을 대상으로 행복도를 조사한 것인데 대한민국 사람들의 행복감은 비교한 국가들에 비해 현저히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 이미지

그래프를 살펴보면 다른 나라에 비해 연령대가 올라 갈수록 행복도가 떨어지는 것이 확연하게 드러난다. 특히 일본, 덴마크, 브라질의 경우, 40대를 기점으로 행복도가 상승하는데 비해 한국은 20대부터 60까지 하락하는 추세를 보인다.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것일까?

서울대 이재열 사회학과 교수는 이와 같은 현상에 대해 이런 분석을 내 놓았다.

“우리 노년층은 경제적 여건이 어려울 뿐만 아니라 은퇴나 질병처럼 사회적 위험에 대한 대비가 제대로 돼 있지 않다” 이와 같은 “불행한 처지가 세계 최고 수준의 노인 자살률로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설문자가 많지 않아서 전체를 대변한다고 볼 수는 없지만 전 연령대에 걸쳐 행복하지 않다는 일관된 패턴을 보이는 것은 예사롭지 않은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이재열 교수가 진단한 것과 심리학자 로스웰과 상담사 코언이 말하는 행복지수의 E값(existence / 돈, 건강, 관계 등으로 함축되는 생존 조건)을 연관 지어 보면 행복은 자신이 처한 상황 중에서 생존과 연관된 요로부터 자유롭지 않음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이런 질문이 가능해진다

“소득(또는 재산)은 만족는가?”

“건강 상태는 만족하는가?”

“인과 관계는 만족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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