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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종범 Nov 28. 2017

#37. 연결되지 않으면 갇힌다-(1)

Link를 걸어야 하는 시대

나라마다 그 나라를 대표하는 국가가 있다

그런데 가사를 들여다보면 “우리”라고 하는 단어가 대 부분 빠지지 않는다


<미국 국가>

오! 그리하여 자유로운 사람들이 사랑하는 그들의 고향과 전쟁 폐허 사이에서 언제나 일어서리라

승리와 축복을 받으며 하늘이 구한 이 땅이 우리의 나라를 만들고 지켜준 신의 권능을 찬양하게 하소서(이하 생략)


<프랑스 국가>

일어나라 조국의 자녀들아 영광의 날이 왔다. 우리와 맞서는 폭군의 피 묻은 깃발이 일어섰다

(이하 생략)


<중국 국가>

일어나라! 노예가 되고 싶지 않은 사람들이여! 우리의 살과 피로 우리의 새로운 장성을 지어보자!

(이하 생략)


<애국가>

동해 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도록 하느님이 보우하사 우리나라 만세(이하 생략)


우리는 개인이 아니다.

나 이외에 또 다른 사람이 있다는 뜻이다. 생김새와 생각은 다르지만 같은 하늘 아래서 숨 쉬고, 같은 언어를 사용하면서 교감할 수 있는 내편이 존재한다는 의미 이기도 하다

이는 국가라는 거대한 공동체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개인에게도 우리라는 개념은 매우 중요하다. 무언가 연결되어 있지 않다면 공동체에 속하지 못하고 주변을 겉도는 삶으로 주체가 아닌 객체의 삶을 살아야 하기 때문이다.


연결이란 이것과 저것이 이어지는 것을 말한다, 나와 당신이 이어지면 우리가 되고, 내가 이어진 우리와 당신이 이어놓은 우리가 만나면, 집단적 우리, 사회적 우리, 그리고 한 나라의 우리로, 더 나아가 지구촌 우리로 확장하는 개념의 연결이 이루어진다.

사회는 혼자서 만들어가 지지 않는다, 다수의 무리가 공동체를 형성하면서 만들어가는 것이 사회다.다수가 공존하기에 규범이 존재하고 공동의 목표와 이익이 중요해다. 연결의 양이 클수록, 연결의 질이 좋을수록, 연결 대상에 대한 기여도가 클수록 막강한 힘이 발휘된다.


그렇다면 무엇을 연결하여야 하는 것일까?

구글 이미지

일방적으로 손을 내민다고 해서 상대가 내 손을 잡아주는 것은 아니다. 잡아주어야 한다는 의무감에서 맞잡는 손이 아니라 잡고 싶다는 느낌이나 욕구에 기인하여 맞잡는 것이 중요하다.


지난달 어느 주말.

강사들이 매월 모여서 정보를 교환하고 강연을 듣는 모임에 참석한 적이 있다. 그런데 중간중간 쉬는 시간이 되면 두 가지 부류의 사람으로 극명하게 나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하나의 부류는 적극적으로 명함을 돌리면서 자신을 알리는 사람들이고, 또 한 부류는 다가와서 명함을 전달하는 사람의 인사를 받기만 하는 사람들이다.

주목하려는 것은 전자다. 그들은 일면식이 없는 사람을 골라서 찾아다닌다. 마치 조용필의 노래 킬리만자로의 표범에 나오는 가사처럼 먹이를 찾아 산기슭을 어슬렁거리는 하이에나처럼 말이다.


그들에겐 공통점이 있었다.

뜬금없이 다가와서 씩씩한 어조로 이런 말을 한다

“인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명함을 전달하고 나면 어김없이 자신이 하는 일을 홍보한다. 어떤 류의 책을 몇 권 출판했다는 말을 빼먹지 않는다. 그리고 교환한 명함을 빌미 삼아 이야기를 이어간다. 명함의 주인공이 어떤 일에 노출되어 있는지 파악하려는 것이다. 때론 무례하다 싶을 만큼 적극적으로 다가선다. 마치 지금이 아니면 안 될 것만 같은 심정으로 자신이 하는 일을 묻지도 않았는데 적극적으로 어필하는 것을 보면 말이다.


대부분은 1인 기업의 대표들이다.

기업교육 관련한 일을 하거나 결정권자라는 느낌이 들면 더 많은 어필이 이어진다. 물론 왜 그러는 것인지 모르지 않는다. 링크를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자신이 누구인지 모르는 상태에서 자신에게 강단을 빌려 주지 않는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알고 있는 생존의 몸부림 말이다.

그들은 명함을 교환하면서 어떻게든 우리의 범주를 만들려 한다. 나와 너라는 객체가 아니라 우리라는 공동체가 되길 희망한다. 더 많은 우리의 범주에 들어가야 더 많은 기회를 만들 수 있다는 기본을 실천하고 있는 것이다. 어쩌면 억지로라도 인연이 되고 싶어 한다고 할까?


강사는 넘쳐난다.

시장에서 살아 남기 위한 것이라면 무엇인들 하지 못하겠는가?


“승리는 대게 상대보다 더 끈질기고 비정한 사람에게 돌아간다”<독일 언론인 / 볼프 슈나이더>


“친 말 한마디에 총을 곁들이면 좀 더 많은 것을 얻어 낼 수 있다”<마피아 두목 / 알 카포네>


그러고 보면 동물이건 식물이건 살아남은 것들은 반드시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우연히 생존을 담보하는 일이 없진 않지만 경쟁사회에서는 극히 드물다.

혼자 할 수 있다면 상대에게 굳이 손을 벌리지 않아도 되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싫든 좋든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Link를 걸어야 하는 시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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