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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종범 Nov 29. 2017

#38. 연결되지 않으면 갇힌다-(2)

부탁할 수 있다는 것은 축복이다

몇 년 전으로 기억된다.

외부 인사의 저녁 식사에 동석한 일이 있었다.

상대는 칠순이 넘은 나이에도 강사 활동을 활발하게 하고 있는 老 신사분이었다.

피차간 처음 만나는 자리임으로 통성명이 끝나고 식사를 위해 자리에 앉으려는 나를 부르는 호칭이 익숙하지 않았다.

“이 님?

 순간 귀를 의심했다. 학교에 강의를 나가는 것도 아닌데 교수라니?

“저는 교수가 아닌데요?”

그런데 그분이 내게 하는 말이 이랬다.

“나는 교육하는 사람들은 모두 교수라고 생각해요?”

싫지 않은 해석이었지만 그래도 익숙하지 않은 터라 당황했던 기억이 있었다.

그렇게 저녁 식사가 무르익을 즈음 老 강사님은 USB 하나를 불쑥 꺼내 부장에게 건네면서 한 마디를 보태는 것이 아닌가?

“부장님? 제가 귀사에서 강의를 한다는 생각으로 2시간 분량의 교안을 만들어 보았습니다. 한번 검토해 보시고 피드백을 해 주시면 잘 만들어 보겠습니다”

부장은 물론 함께 자리한 도 당혹스럽긴 마찬가지였다. 초면이었지만 연세가 지긋하신 강사님의 청을 외면하는 게 쉽지 않을 터, 부장도 엉겁결에 그러마 약속하고 USB를 넘겨받았다. 우린 그렇게 저녁식사를 마치고 커피 숖으로 이어진 2차를 끝으로 그날의 만남을 끝냈다.


며칠 후

부장님과 점심을 하는데 며칠 전 함께 저녁을 했던 老 강사님으로부터 계속 전화가 온다는 것이다.

언뜻 생각해도 그날 저녁 자리에서 넘겨받은 USB를 검토했는지 묻는 전화였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나 다를까 예상이 맞은 것이다. 적극적 링크의 표본은 이런 걸 두고 하는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언제쯤 강의할 수 있는 기회를 줄 것인지 적극적으로 들이대는 모습을 보면서 두 가지 엇갈린 생각이 겹다.

하나는 노구를 이끌고 억대 연봉을 받는 강사가 될 수 있었던 동력 중에는 이와 같은 적극적 링크도 한몫을 했겠구나... 물론 강의 능력이 뒷받침되었기에 가능한 일이겠지만 그래도 열정은 타의 추종을 불허할 만큼 차고 넘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반면에 너무 가볍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던 것도 사실이다. 쉬지 않고 끊임없이 말하는 것도 모자라서 동석한 사람들 인증 사진고 자신의 페이스 북에 올려 활동 근황을 알리는 것이다. 함께 동석한 사람들의 이름을 거론하고 각각의 동석자에게 특별한 이미지가 느껴지는 칭찬을 덧붙여서 말이다.

그분은 끝내 당사에서 강의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내기에 이른다. 물론 한두 번에 그쳤지만 그 후로도 틈만 나면 좋은 관계를 지속하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는 모습을 보면서 원하는것은 그냥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새삼 경험할 수 있었다.


모 보험사에서 영업을 하는 분이 자신의 책에서 <부탁>이라는 글을 인용했는데 출처가 없어서 누구의 글인지는 모르겠지만 이글에 적합할 것 같아 재 인용을 한다.


부탁할 줄 알라

이처럼 쉬운 일도 없고 이처럼 어려운 일도 없다.

사람은 때때로 부탁하며 살 줄도 알아야 한다.

부탁하는 것은 누군가 주위에 있다는 뜻이며, 사람과 사람 사이에 끈끈한 정이 흐르고 있다는 증거이다.

목표를 이루고자 하는 사람은 부탁에 익숙해져 있다.

부탁하지 않은 사람은 어떤 일도 해내기 어렵다.


부탁하는 사람은 5분 동안 자존심 이상할 수도 있지만, 부탁하지 않은 사람은 평생 동안 자존심이 상할 수도 있다.

부탁하면 최소한의 것을 얻을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지만, 부탁하지 않으면 그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음을 명심하라.

자존심을 내 세우지 말고 항상 마음을 열어 놓아야 한다.

자신보다 나은 사람에게 부탁하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말라.


신세를 질 줄 아는 사람이 신세를 베풀 줄도 안다.

부탁할 수 있다는 것은 축복이다.


모르는 상대에게 링크를 거는 주목적은 원하는 것이 있기 때문이다. 그것이 비단 비즈니스를 위한 목적만은 아니겠지만 원하는 것이 전혀 없는데 일부러 다가서는 사람은 아마도 이상한 사람 취급을 받을 것이기에 하는 말이다.

구글 이미지

하지만 link가 걸렸다고 해서 원하는 바가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그 보다 더 어려운 난제가 도사리고 있다. 그것은 자신의 실력을 입증하는 것이다. 만약 주어진 기회를 어필하지 못하고 기대 이하의 결과를 만든다면 그다음도 기회를 달라고 하는 명분은 사라진다.


사람은 누구나 만날 때는 박수를 치면서 만날 수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헤어질 때도 손뼉 치며 헤어지는 것은 아니다. 그러므로 상대가 인정할 때까지 끊임없이 다가서되 진정 성이 결여되지 않아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링크하는 것보다 더 어려운 것이 좋은 관계를 지속하는 것일테다.

그에 대한 믿음이 일상화되는 그날까지 계속해서 연결하고, 자신의 능력을 갈고 닦으면서, 기회가 주어질 때까지 기다리는 일은 일회성 이벤트로 해결될 일이 아니다.

좋은 연결은 몇 번의 인사와 악수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인정한다면 링크된 이후의 지속성을 담보할 수 있는 것까지 염두에 두고 링크를 걸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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