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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종범 Nov 30. 2017

#39. 연결되지 않으면 갇힌다-(3)

마음과 마음이 연결되어야 한다


연결되지 않으면 갇힌다.

세 번째 이야기도 교육과 연관 지어 볼까 한다

 

<강사의 관점에서>

강단은 강사에게 사선(死線) 일 수도 있지만 생명선(生命線) 일수도 있다.

단 한 번의 강의로 끝나버린다면 그 기업에선 살았다고 할 수 없음으로 死線을 밟은 꼴이다.

반대로 그다음이 꾸준하게 이어진다면 생명선(生命線)을 밟았다고 할 수 있다.


강사에게 10월~12월은 매우 긴장되는 시점이다.

기업은 다음 연도 교육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강사에 대한 생사 여탈권을 행사하기 때문이다

살아남느냐, 죽느냐에 따라 소득의 크기와 질이 달라지기 때문에 그 어느 때 보다 긴장하지 않을 수 없다. 내년에도 올해처럼 잘 부탁한다는 기업의 말 한마디는 강사에겐 더없이 소중한 보약과도 같다. 반대로 그동안 수고하셨다는 인사를 들을 때면 허탈한 마음을 애써 숨기면서 태연하게 마무리 짓는 것도 쉽지 않다. 그다음을 위해서 말이다.


강사들은 자신이 출강하는 기업은 물론이고 자신이 강의하고 싶은 기업에 관심이 많다.

어떤 교육을 하고 있는지, 누가 교육계획의 절대적 영향력을 행사하는지 관심이 많을 수밖에 없다. 그들에게 어떻게 하면 다가갈 수 있는지, 그곳에 출강 중인 강사들에 대한 평판은 어떤지……

기업 내에서 교육과 연관 지어진 시시콜콜한 내용도 강사에게 중요한 정보이기 때문이다.


잊히지 않는 경험 하나를 이야기할까 한다

새로운 임원진이 들어서면서 첫 번째 일성이 그동안 출강했던 강사들을 모두 바꾸라는 지시가 내려왔다는 것이다. 강사에 대한 평가와 상관없이 일반적인 강의는 자체적으로 해결하고 꼭 필요한 외부 강의는 강사를 바꾸라는 특명이었다.

덕분에 필자도 12년간 출강했던 회사를 더 이상 출강할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 12년여 기간 동안 교육 진행자는 바뀌었지만 인수인계 과정에서 잘 보아준 덕택에 12년간 수명이 연장되었던 것은 행운이었다. 하지만 한 번 이탈이 생기고 나니 다시 그 궤도에 올라서는 일은 쉽지 않았다.

세상엔 영원한 것이 없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는 계기가 되었다고 할까?

아직은 기업에 매인 몸이기에 프리랜서처럼 수입에 직접적인 타격을 입는 것은 아니었지만 만일 프리랜서의 입장이었다면 12년간 안정적인 소득을 보장해 주었던 소득원이 날아간 것이다. 물론 짧게는 한 번으로, 길게는 12년간 이어질 수 있는 것도 그들의 선택에 달렸다. 할 수만 있다면 오랫동안 이어지기를 희망하지만 그것은 어디 까지나 기없의 몫이다.

그렇다 보니 끊임없이 경쟁력 있는 콘텐츠를 개발하는데 역량을 집중하고 또 유저에게 어필하는 일을 게을리할 수 없는 것은 기업과 연결되기 위한  생존의 날갯짓이라 할 것이다.

 

<기업교육담당의 관점에서>

그들에게도 강사를 섭외하는 일은 교육의 질을 담보하는데 매우 중요한 일중 하나이기 때문에 소홀히 다룰 수 없는 특별한 문제다. 경우에 따라서는 자신이 진행한 교육이 어떤 평가를 받느냐에 따라서 인사고과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진행자에겐 매우 민감한 문제일 수 있다.

자신의 눈으로 확인하고 검증한 강사가 아니라면 강단에 설 수 있는 자격을 쉽게 허락하지 않다. 말 그대로 믿고 쓰는 강사로 인정되는 사람에게 기회가 더 많이 주어 질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할까?


기업 교육을 담당하는 입장에서는 수 없이 많은 외부 강사를 선택하지만 원하는 결과를 얻어내는 것보다 그렇지 못한 결과를 내는 경험 값이 많은 경우엔 외부 강사를 검증하는데 그만큼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다.

기업은 믿을 수 있는 강사를, 강사는 더 많은 강단을 원한다

그렇다 보니 업계의 입 소문이 중요해진다. 그 강사에게 교육을 받았거나 섭외 해 본 경험자들의 평가가 강사에게 기회를 주는 중요한 잣대중 하나일 뿐 아니라 강사를 연결하는 통로의 역할이 병행되기 때문이다.


무엇이든 다 할 수 있다는 강사가 있다. 이처럼 위험한 발상은 없다. 사람의 능력은 한계가 있다. 무엇이든 다 할 수 있다는 것은 무엇이든 copy 할 수 있다는 것과 맥이 닿는 일이다. 강사에게 만병을 다스리는 명약 같은 강의는 불가능하다. 그러므로 돈이 되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진다면 그때부터는 강사가 아니다.

강사의 신분으로 강단에 서는 순간 개인이 아니라 책임 있는 공인이다. 강사의 말 한마디는 교육생의 내일을 자극할 수 있다. 강사는 자신의 콘텐츠로 교육생과 연결된다. 그 안에 강사의 고민 흔적이 담겨있기 때문에 남의 것을 copy 한 것으로는 교육생을 올바르게 안내하는데 한계가 있다.


강사는 단순하게 지식을 전달하는 것으로 그 소임을 다하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 가치 있는 철학을 담아 공유하고 나누는 특별한 소임을 다해야 한다.

주어진 시간 동안 웃고 즐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것은 교육이 추구하는 알맹이가 아니다. 즉 본질이 아닌 곁다리 일 뿐이다.  그러므로 강사는 교육생의 마음과 연결하는 일에 집중해야 한다. 짧은 시간이지만 메시지에 따라서는 그 사람의 인생을 바꿀지도 모를 만큼 깊이 있는 파괴력을 가지고 있기에 하는 말이다


무엇과 연결할 것인가?

서로의 필요가 맞아야 좋은 링크가 완성된다는 것엔 이견이 없다. 강사와 교육담당자, 강사와 교육생의 필요가 맞는 강의라면 교육이 추구하는 본질에 가까워질 수 있기에 서로의 필요를 귀담아듣기 위한 자세로부터 좋은 연결을 위한 돌 하나가 놓아진다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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