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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종범 Dec 01. 2016

#28. 그동안 수고 많으셨습니다

오늘까지만 사용할 수 있는 사원증

“그동안 수고 많으셨습니다.

우리 회사의 발전을 위하여 애써 주신 점,

마음 깊이 새기도록 하겠습니다.

향후 하시는 일에 신의 가호와 은총이 함께하시기를 기원드리겠습니다”


만약 이런 인사를 받아야 하는 그날이 오늘이라면?


생각하고 싶지 않지만 그날은 이미 예견되어 있다.

다만 오늘이 그날이 아닌것에 감사할 뿐이다.


“남편 들에게는 섭섭한 얘기지만 중년 이후 거의 모든 아내들의 로망은 남편은 건강하되 집에는 없는 것이다” -기와 기타 요시노리 -

중년!  

인생을 그리 많이 산 것도 아니다.

이제 하프타임(100세기준) 언저리를 지나고 있을 뿐인데  아내들의 로망이 남편이 집에 없는 것란다.


교육이 많을때는 본의 아니게 외박이 잦은 편이다.

언젠가 교육생 한분이 이런 질문을 한적이 있다.

'연수 교육이 많으셔서 집에 잘 못 들어 가시죠?'

'네? 아~네, 그야 그렇죠 뭐 , 그런데 왜요?'

'강사님 연령쯤 되면 아내 분께서 집에 가끔 안 들어와 주는걸 좋아 실거에요' 라고 답을 하는것이다. 그이유를 물었더니 '밥 차릴 필요도 없죠, 비위 맞출일도 없죠. 편하잖아요'

하루 종일 붙어살고 싶었던 날이 엊그제 같았는데 이젠 그런 말을 들어도 이상하지 않은걸 보면 나이듦을 인정하고 있는것이 분명하다.

우리나라도 일본과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씁쓸하지만 현실이다.


AM 6시 50분.

오늘도 직장이 있는 명동을 향해 집을 나섰다.

PM 6시.

일과를 끝내고 집으로 가는 마음이 무겁지 않은 것은 내일도 출근할 수 있는 자리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매일 반복되는 일상이지만 어찌보면 그래서 고맙고 감사한지도 모른다. 그 일상이 아직은 깨지지 않았기에 내일의 희망을 준비하는 기회의 시간도 존재하니 말이다.


이글을 읽고 있는 브런치 가족들에게 묻고싶다.

지금 사용중인 함이 어떤 의미지 생각해 보았는가?(한번쯤 생각해 보길 제안한다)

회사가 추구하는 가치실현을 위해 노력하라는 요구의 징표일게다. 직책에 맞게 능력을 발휘하라는 압박의 징표일수도 있다. 하지만 그 어떤 것보다 몸 담고 있는 회사에서 중요한 사람으로 인정한다는 약속의 징표일 것이다.

명함은 한낱 인쇄물에 지나지 않지만 그속에 내재되어 있는 의미 만큼은 그 어떤 빽보다 든든한 가치가 있어 보인다.


오늘도 나는 사윈증으로 회사의 출입문을 열었다.

마주치는 동료들과  인사를 나눈다

'안녕,  좋은아침이에요'


그렇게 또 인사를 나눌수 있는 내일이 오겠지?

내일, 그리고 또 내일도 그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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