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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종범 Jun 19. 2018

#64. 정적도 끌어안는 포용의 리더!

세종 vs 고약해

[ #세종 ] 육기 법 때문에 탐관오리가 된 자가 누구냐! 고해라!”
[#고약해] "신이 탐관오리가 누구누구라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어디 한둘이겠습니까! 신은 어려서 공부를 하며 성군을 만나 세상을 밝히고자 하였는데, 신이 육기 법을 몇 번이나 폐하자고 말씀드려도 윤허하지 않으시네요. 정말 유감입니다. 전하께서 성군이 아니신 거니 신이 벼슬을 관둬야겠습니다. 신이 수령 일이 힘들어서 이러는 게 아닙니다. 폐해를 보았기 때문에 말씀드리는 겁니다. 전하는 신의 간언을 윤허하지 않으실 뿐만 아니라 신이 잘못되었다고 하시니 정말 실망입니다"

*** 수령 육기 법***
수령의 임기를 3년에서 6년으로 연장하는 법
[세종]수령은 장기적으로 근무해야 한다는 입장
[고약해] 장기적으로 근무하면 수령이 부패할 수 있다는 입장
출처:한국학중앙연구원 / 고약해에 대한 이야기가 실린 세종대왕 실록

고약해의 직언을 접한 세종은 노했고 결국엔 고약해를 파직시킨다. 여러 신하들이 고약해의 구명을 청했지만 세종의 분노는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 고약해(高若海 1377~1443)
형조참판. 한 번 물고 늘어지면 끝장을 보는 성격, 세종대왕도 진저리를 칠만큼 고약스러웠던 신하

임금의 면전에서 이와 같은 직언을 하는 신하 절대 권력을 가진 임금에게 불경죄를 지은 것이나 진배없다.

성군이었던 세종도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 고약해의 간언은 건드리지 말아야 할 역린을 건드린 꼴이다. 이 같은 직소를 받은 임금이 세종이 아니라 세종의 아버지 태종이었다면 어찌 되었을까? 생각하기 싫은 상상이다. 고약해의 간언을 요약하면 "세종 당신은 성군이 아니니까 당신과 함께 일하기 싫다. 뿐만 아니라 당신이란 사람에 대해 정말 실망했다"는 말이다.

세종도 인간이다. 하지만 정치적인 사안으로 사람을 죽이지는 않았다. 면전에서 자신을 꾸짖고 직언하는 고약해였지만 그의 능력을 높이사 다음 해 다시 관직을 제수함으로써 그의 필요를 인정하고 수용하는 리더였다.

세종은 칭찬에도 인색하지 않았다. 신하의 의견을 들으며 "그대의 말이 심히 아름답다(#경언심가(卿言甚嘉)"고 표현할 줄 아는 임금이 세종이다.


시대가 다르긴하지만 대통령과 사진을 찍거나 악수만 해도 영광을 따지는 세상이다. 하물며 왕조국가에서 절대 권력자인 임금으로부터 "그대의 말이 심히 아름답다"는 화답보다 더한 칭찬이 어디 있겠는가?

신하의 흠을 이용하는 권모술수의 리더가 아니라 진심으로 상대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긍정 에너지를 공유하려 애쓰는 리더라면 누군들 따르지 않겠는가? 자신을 내 세우기보다 신하를 돋보이게 하는 리더 세종. 그에게서 배워야 할 것이 넘쳐난다. 


계산적이지 않은 리더!, 조직원을 돋보이게 하는 리더!, 진심으로 칭찬할 줄 아는 리더!, 긍정적으로 반응하는 리더!, 그리고 정적도 끌어안는 리더!

우리나라엔 그렇게 멋진 리더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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