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 나는 어떤 도움을 주는 사람일까?

나의 달란트를 확인할 수 있어서 고마웠던 하루

by 이종범

"내가 하는 일은 타인에게 어떤 도움을 주는 일일까?"

강의를 마친 후 어느 교육생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느낀 감정 하나를 소개할까 한다.


"몇 번이나 울컥거렸는지 몰라요. 감사합니다"

"무슨 말씀이신지?"

"교육시간에 제가 느낀 감정이에요?"

"아~"

금산 하이비전쎈터에서

H 손보사 하이 루키 2 교육에서 '1년 그리고 10년'이라는 주제의 기조 강의를 마친 후 하이 플래너(보험설계사)와 나눈 말이다.

교육 내용은 감성을 자극하기보다는 목표를 자극하는 쪽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어서 울컥거림을 자아낼 만큼의 감성을 자극하는 강의는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말을 해 주는 교육생이 너무 고마웠다.

다음 시간까지 약간의 시간이 남았기에 염치 불문하고 질문을 던졌다.

"어떤 부분에서 울컥거림이 있었는지 물어도 될까요?"

"사실 지난 일 년간 영업을 잘한 편이에요. 그런데 신인 딱지가 떨어지는 현재 시점에서 생각해보니 너무 일 중심으로만 달려왔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오늘이 아이 생일인데 그것도 뒤로한 채 연수원에 왔거든요. 엄마로서 미안한 마음이 없진 않지만...... 여하튼 일 중심인 건 분명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강사님이 교육 중에 14가지 나의 핵심 역할을 써보라고 할 때 여러 가지 생각들이 교차하더라고요. 덕분에 잊고 있었던 나의 역할들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볼 수 있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오늘 교육도 이런저런 핑계를 대고 안 올 수도 있었는데 큰 실수를 할뻔했어요.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만큼 좋았어요.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무슨 말씀을 오히려 제가 감사하네요. 그렇게 생각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나의 핵심 역할 진단

우리의 이야기는 그쯤에서 끝내야 했다. 오후 수업에 들어갈 시간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교육생과 헤어진 이후에도 그가 한 말이 내 마음에서 떠나질 않는다.

"몇 번이나 울컥거렸는지 몰라요"

너무 짧은 시간이라 구체적으로 왜 울컥거렸는지 그 이유를 듣진 못했지만 모르긴 해도 예민한 감성을 가진 분인 것은 분명해 보인다. 그리고 자신의 감정을 스스럼없이 타인에게 말할 줄 아는 분이라서 고마웠다. 마음속 미묘한 감정의 요소들을 밖으로 꺼내 놓는 것도 용기다. 긍정적 정서가 자극된 상대의 감정을 들을 수 있어서 덩달아 기분이 좋았다. 그의 얼굴 표정에서 그리고 그의 말에서 묻어나는 마음이 읽혔기 때문이다.

일면식이 없는 분이지만 새로운 인연의 기억이 또 하나 만들어진 기분이다. 급하게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이름도 모르고 헤어졌다.


'몸이 있는 곳에 마음이 있으면 몰입하게 되고, 몸이 있는에 마음이 없으면 방황하게 된다'


아마도 그분은 첫 시간에 주문했던 이 말의 의미를 깊이 있게 받아들인 것 같다. 비록 2시간의 짧은 만남이었지만 그분이 잊고 있었던 것을 찾아준 것 같아 내심 뿌듯한 마음이 든 것도 사실이다.

남 보기엔 아무것도 아닌 일상일 수 있지만 나는 그렇게 치부하고 싶지 않다. 건방진 생각이겠지만 또 한 사람의 마음에 긍정적 자극을 주었다고 스스로 상을 주고 싶은 심정이다.

그렇다. 나의 달란트는 그런 것이다. 강단에서 타인의 삶에 긍정 정서를 자극하는 일이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일이다. 나 또한 못지않은 배움을 얻을 수 있어서 기쁘다. 그분을 통해 또 한 번 나의 달란트를 확인할 수 있어서 감사한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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