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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종범 Jul 16. 2018

#20. 그래도 느낌은 오래가니까?

FLYPANCOOFE와 Cold Form Cold Brew

2018.7.16일  12시 30분  

잠실에 있는 장미 상가에서 순댓국으로 점심을 해결하고 돌아오는 길. 커피 한 잔이 생각나서 근처에 있는 FLYPANCOOFE 전문점에 들렀다


종업원 : 무엇을 드릴까요?

A : 드립 커피요


주문이 이어지는 동안 나는(B) 다른 것에 정신이 팔려 있어서 주문 내용을 자세히 듣지 못했다.아이스커피를 먹는것으로 합의하고 갔기 때문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은 것이다.

주문을 마치고 대기하는 동안 A의 이야기가 이어진다.

잠실에 위치한 FLYPANCOOFE

A:여기 커피가 맛있어요.  다른 곳과는 달리 저기 보이는 기계로 내려 주거든요(기계를 가리키며)

B: 물 내림을 자동으로 하나 보네요, 그래서 그런지 시간이 조금 더 걸리는 것 같은데요.

A: 아마 서너 번 내릴 거예요.  

B: 하긴 기계로 눌러서 짜는 것보다는 자연스럽게 내리는 걸 보면서 기다리니까 정성이 조금 더 들어간 느낌이네요.


종업원 : 과테말라 두 잔 나왔습니다

A: 우리 거네요. 들고 가면서 먹죠?

B: 과테말라라고 했는데…  


(순간) 아차 싶었다. 드립 커피니까 커피의 종류에 따라 이름표가 다를 수밖에 없었다는 것을 뒤늦게 눈치를 채고 나서 메뉴판을 보니 과테말라, 코스타리카……


그러니까 우리가 주문한 드립 커피는 과테말라산 커피를 내려달라고 주문했던 것이다.

우린 그렇게 과테말라 커피로 내린 아이스 드립 커피 한잔을 들고 730 타워 엘리베이터를 타게 되었다


[ 잠실 730 타워 ]

잠실 tower 730 현대해상 화재보험사 사옥

엘리베이터에 탄 사람들 중 27층 현대C&R  하이인재원에 근무하는 우리 두 사람을 빼놓고는 모두가 쿠팡 직원들이다. 그들 중 3명이 1층에 있는 스타벅스에서 음료를 구입한 후 함께 동승하게 된 것이다

3명의 쿠팡 직원들은 저마다 커피를 주제로 하는 이야기를 이어가고 있었다. 그런데 그중 한 명인 B가 Cold Form Cold Brew를 주문한 A와 C에게 말을 건네는 소리가 들렸다.


B: 주문하려고 기다린 것에 비하면 거품이 금방 사라지는 것 같은데요?

A: 그러네요. 확 짜증이 나려고 하는데요.

B: 그래도 느낌은 오래가니까?

C: 그렇죠?

스타벅스 Cold Form Cold Brew

맛이 궁금해서 사무실에 오자마다 후기를 보니 어떤 분의 글이 눈에 들어왔다.

- 크림맥주 비주얼,

- 콜드 폼답게 차가운 크림이 살짝,

- 우유 맛도 나고,

- 단 맛도 살짝,

- 쫀쫀한 크림이라기보단 몽글몽글한 크림.


엘리베이터에 동승했던 쿠팡 직원 B의 말이 스쳐간다

“그래도 느낌은 오래가니까?”

이 말이 뇌리에서 머무는 시간이 길어진다.

오래간다.

생각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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