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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종범 Sep 04. 2018

#21. 출근 전쟁, 45분간의 이야기

늦잠의 대가, 조급한 아침

늦었다.

오늘 아침 눈을 뜨고 나서 외친 첫 말이다.

알람은 6시에 맞추어졌지만, 7시 20 분에서야 눈이 떠진 것이다.

부랴부랴 침상 정리도 못하고 세면장으로 직행,  양치질을 마치기 무섭게 손 면도기를 잡는다.

마음이 급하다. 속도를 내면서 면도를 한다. 군데군데 깎이지 않은 수염이 보인다. 마음은 깎아야 하는데 몸은 이미 출근 중이다.

51번 버스가 정류장으로 들어오는 모습이 보인다

뛴다. 아침부터 전투하는 느낌이다. 겨우 올라탓다.

제기랄, 신호 대기 시간이 너무 길다.

아침부터 속상함이 느껴겨진다.

평소엔 아무렇지도 않을 일인데...


7시 46분.

드디어 잠실행 지하철에 몸을 실었다.

다행히 조금은 한산했다.

복정역에 도착하니 제법 내리는 사람이 많다

내 자리도 생겼다.

짧은 시간이지만 습관처럼 브런치를 연다.

7시 20분부터의 나의 행적을 써 본다.

오타도 무시하고 빠르게 써 내려간다.

이제 잠실역을 알리는 멘트가 흘러나온다.

잠시 브런치를 접어야 한다.

이왕 쓰기 시작한 글, 이제부터는 손가락 대신 눈으로 글을 쓴다. 정황에 맞는 시간을 기억하면서......


8시 3분. 잠실역 도착.

계단을 올라 하차 게이트를 통과한다

8시 4분이다.

이제 마지막 스피드가 필요한 시점, 김말자 김밥집이 눈에 들어온다. 오늘따라 먹고 싶은 충동이 드는 이유는 뭘까?

하지만 마음뿐이다.

갈길이 구만리 같은 아침이기 때문이다.

속보를 시작한다.

목적지는 잠실대교 남단 tower  730. 

길게 늘어선 지하도를 달리듯 걷는다. 왼쪽 발 엄지발가락 부근이 시큰거린다. 아직 건염이 남은 탓이다. 하지만 마음은 아픈 발에 있지 않았다.


8시 11분.

잠실역 7번 출구를 빠져나왔다.

시원하다. 한강에서 불어오는 바람 탓일까?

속보로 걸어오면서 힘들었던 마음을 보상받는 느낌. 하지만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다. 아무튼 시원했다. 아직 끝나지 않은 속보를 이어간다.


8시 13분

tower 730 엘리베이터 앞,

5번 엘리베이터가 안내된다.

사무실 입장, 내 착상에 앉는다. 8시 15분이다. 다행스러운 것은 늦었다는 느낌이 느껴지지 않는 사무실 분위기였다.

전쟁 같았던  45분간의 출근 전쟁은 그렇게 끝을 낸다.


여유를 가지고 커피 한잔을 내린다

"과음하셨어요?"

뜬금없이 동료 여직원이 질문을 던진다

"아니오"

"얼굴이 많이 상한 느낌이에요"

"그래요"

책상으로 돌아와 거울을 보았다

피곤한 기운이 역력하다.

으로 시작된 부산출근 전쟁의 여파가 분명하다.


2018년 8월 4일 

화요일의 아침은 눈을 뜨는 순간부터 잠실역을 하차해서 눈으로 썼던 출근 과정을 워딩 하여 브런치에 옮기는 것으로  시작한다. 늦잠으로 촉발된 45분의 출근 전쟁은 이렇게 끝났다.

9시, 이젠 근무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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