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 ZION OB 남성합창단, 춘천을 가다

제36회 춘천 전국합창경연대회

by 이종범

오랜만에 춘천을 다녀왔다

AM 6시 성남 출발, 7시 35분 춘천 도착.

춘천에 다다를 때쯤, 자동차 계기판에서 내 눈을 의심 할 만한 숫자가 보였다

17 °C, 춘천 가는 길의 아침은 이미 가을이었다.

차창을 열고, 17 °C의 선선한 가을바람을 맞으며 도착한 춘천은 조용했다. 한산한 거리, 붐비지 않는 도로, 아직 문을 열지 않은 상가들... 춘천에서의 약속 시간은 8시 30분. 아직 1시간의 여유가 있었다.

자이안 동료가 찍은 춘천문화예술관 앞 #효자마을

본래 아침은 먹지 않지만, 오늘은 배고픔이 느껴졌다. 차를 파킹하고 주변을 돌아보니 도로변에서 조금 떨어진 외진 곳, 순댓국 집이 눈에 띈다.

허름한 가계, 후덕한 아주머니가 장사를 하는 곳으로 이른 시간임에도 문이 열려 있었다. 서둘러 순댓국 한 그릇을 비우고 커피 한잔을 뽑아 춘천의 아침을 걸었다.


춘천문화예술회관, 오늘의 목적지다

#춘천문화예술회관 전경및 공연장 입구

오늘은 이곳에서 제36회 춘천 전국 #합창경연대회가 열렸다.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대회인 만큼 전국에서 활동하는 수많은 합창단들이 갈고닦은 하모니를 뽐내는 경연이 벌어지는 곳이다. 총 33개 팀이 출전을 했는데, 1부(남성 및 혼성부 합창단 17개 팀),2부(여성부 합창단 16개 팀)로 나누어 경연이 펼쳐진다.

합창경연대회 순서

사회자가 춘천 합창경연 대회의 시작을 알리는 맨트와 함께 심사위원들을 소개한다. #오세종 심사위원장을 필두로,#구천, #이병직, #송경애, 그리고 중국에서 초청된 #양위평 심사위원이 소개되고 참가팀이 많아서 그런지 곧바로 경연에 들어갔다.

제 36회 춘천 합창경연대회 심사위원

우리 팀은 1부에(남성 및 혼성부)에 참여했다.

성일 ZION OB 남성합창단.

1978년. 성남시 최초로 고교 중창단을 발족, 성일고등학교 동문으로만 구성된 것이 특징이고 2018 현재 창단 40년의 경력을 자랑하는 남성합창단으로 변모하였다. 회장(자이언4기 김경식), 단장(자이언 7기 김일찬), 지휘(자이언 10기 김세일)그리고 오랜 기간 자이언과 함께하고 있는 전수지 씨가 반주를 맡았다. 총 25명(지휘, 반주, 단원)이 참가한 우리 합창단은 다른 팀에 비해 현저하게 적은 인원이지만 개의치 않고 열심을 다했다.


첫곡은 슬로 템포의 good night dear heart

Warm summer sun, shine kindly here,
Warm southern wind, Blow softly here.
Green sod above, Lie light, lie light.
Good night, dear heart
따뜻한 여름의 태양, 이곳에서 온화한 빛이 나네 따뜻한 남쪽 바람, 이곳에서 부드럽게 불어오네 빛 살이 녹색 잔디 위에 수 놓여 있네 잘 자렴, 사랑하는 아가

이곡은 작곡가의 남자 형제와 그의 아내가 양녀로 입양하려 했던 에티오피아의 어린 소녀가 갑작스럽게 죽는 과정에서, DAN FORREST 가 어린 소녀를 기리며 쓴 곡으로, 서정성이 느껴지듯 담백하고 아름다운 선율이지만 곡의 이면적 배경은 슬픔이 내재되어 있는 곡이다.

합창의 성격은 단순하지만 깨끗한 소리를 요하며, 긴 호흡이 필요한 곡이라고 할 수 있다.


두 번째 부른 곡은 상주 함창 맑은 물에(이종구曲)였다.

상주 함창 맑은 물에 상추 씻는 저 아가씨
상추 잎은 내가 씻어 줄게 우리 부모 섬겨 주소
길가는 저 총각아 그런 말 하지 마오
언제 봤던 님이라고 당신 부모 섬기겠소
누구는 나면서부터 구면이런가
아까는 초면이고 지금은 구면이지
아가씨 집은 어디며 언제 찾아가면 좋겠냐
저 건너 보이는 초가 삼간 오막살이가 내 집이 오만
오막살이가 내 집이 오만

뚝딱뚝딱 집 헐어 온 기둥 다시 세워
뚝딱뚝딱 집 헐어 금서까래 갈아 끼워
아흔아홉 칸 넓은 집에 열두 대문 높이 세워
완자 밀창을 내고 각 장 장판을 깔고
열두 병풍 둘러치고 항라 금침 깔았을 때
그럴 적에 찾아오소 찾아오소
상주 함창 맑은 물에 상추 씻는 저 아가씨
상추 잎은 내가 씻어줄게 우리 부모 섬겨주오

이 곡은 시골에 살고 있는 소박한 총각이 한 처녀에게 향하는 마음을 그린 우리의 전래민요에서 노랫말을 따온 곡으로 부르는 재미가 쏠쏠한 곡이다. 1987년에 작곡되었지만 1993년에 초연된 민요 풍으로 남성합창에 잘 어울리는 곡이라 할 수 있다.

합창 경연을 마치고

무사히 경연을 마치고 나니 11시.

오늘은 어머니 기일인 만큼 단원들을 뒤로하고 성남으로 출발했다.

춘천휴게소에 들렀다. 아이스커피 한잔을 먹으며 무심결에 쳐다본 춘천의 하늘은 청명했다. 파란 하늘바다에 흰구름이 넘실대는 하늘 바다는 합창을 마치고 돌아가는 나의 동심을 자극한다. '찰깍'그냥 갈 수 없어 셔터를 눌렀다

춘천 휴게소에서 바라본 청명의 하늘바다

오후 5시 55분. 어머니 기일 추도식을 준비하고 있는데 낭보가 전해졌다. 동상을 수상하면서 상금으로 150만 원을 받았다는 것이다


여러 날 맘을 조리며 합창을 준비했던 지휘자, 반주자 그리고 단원들에게 감사를 전하고 싶다.

필자가 자이언 1기라는 상징성은 있지만 그동안 연습은 물론 활동을 제대로 하지 못한 미안함이 너무 크다. 시간을 쪼개가면서 경연을 준비한 단원들에게 진심 어린 감사를 표하고 싶다.

특히 김세일 지휘자의 성실함에 존경을 표한다. 그는 10살 어린 후배지만 우리 합창단의 중심 인물이다. 또 전면에 드러나진 않지만 묵묵히 자이안을 보살피는 임원들에게도 마음으로 감사를 전한다.

보수도 없는 열악한 환경임에도 자이언을 사랑하는 열정으로 묵묵히 합창단을 이끌어준 지휘자의 노고와 임원들의 희생정신에 감복할 따름이다. 이젠 동료들이 서로의 어깨를 보태 주어야 할 때가 된 것 같다. 지치지않게...

다음주 8월 25 일 보령 합창대회에서도 최선을 다해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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