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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종범 Dec 04. 2018

#5.  12월의 장미와  카멜레온 국화

치우치지 않는 자연의 섭리

세상엔 수많은 꽃들이 존재한다.
하지만 저마다 아름다움을 표출하는 시기와 방법이 다르다. 봄의 전령 개나리의 노란 자태는 산들산들 불러오는 봄바람에 피어나고, 붉은색 자태를 뽐내는 동백꽃은 겨울철 매서운 추위가 기승을 부릴 때쯤 자기 존재를 드러낸다. 사람들의 시선을 붙잡기 위 색으로 향으로 유혹하는 절정의 아름다움 언제쯤 선 보여야 하는지 알고 있기 때문이다.


2018년 12월 1일

평소와는 달리 우리 집 화단에서 두 가지 이상한 점이 발견되었다. 장미가 몽우리를 틔우고 꽃을 피우는가 하면, 흰색 국화꽃이 점점 보랏빛 색깔로 변하는 현상이 목격된 것이다.


1. 카멜레온 국화

국화꽃의 색이 변하는 것을 본 적이 없다. 아내가 화단에서 꺾어 온 국화로 꽃꽂이 한 국화는 시들어질 때까지 원래 색상인 흰색을 유지하는데 반해, 화단의 국화는 점차 보라 빛으로 물드는 것을 보면서 수국처럼 토양의 산도에 따라 꽃의 색이 바뀌는 걸까? 아니면 실내와 외부의 온도 차 때문일까? 갖가지 상상을 해 보지만 답을 알지 못하기에 궁금증으로 남아있다. 마치 카멜레온의 변신을 보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킬 만큼 서서히 보라 빛으로 물드는 국화를 본 적이 없는 나에겐 신비로움 그 자체라 할 수 있다.

2018.12.1일 우리집 화단의 국화 1


2. 철을 바꿔 피어난 장미

12월의 장미!

5~6월에 익숙하게 접했던 장미보다 반가운 이유는 뭘까? 아마도 옆 집 화단에서 붉은색의 진수를 선 보인 붉은 장미의 화려함과 견주어 자신의 아름다움이 가려진다고 보았을까? 내막을 알 길이 없지만 12월에 접한 노란색과 붉은색 장미에게서 받은 느낌은 5~6월에 접하는 장미와는 사뭇 다른 느낌이다.

2018. 12월1일 우리 집 화단의 장미 2

옆 집 화단처럼 충분히 많은 양의 장미꽃이 뿜어내는 화려함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도함이 느껴지는 이유는 12월의 쌀쌀함을 견디며 피어난 장미의 화려함, 그 뒤에 감추어진 강인한 생명력 때문이다.

2018년12월1일 우립 집 화단의 장미 3


“동물세계에서 힘이 약한 놈은 빠르고, 느린 놈은 맹독이 있고, 이도 저도 없는 놈은 번식력이 좋듯, 식물 세계에서도 화려한 꽃을 피우는 것은 향기가 덜하고 꽃이 부실하면 진한 향으로 곤충을 유혹한다. 이는 치우치지 않고자 하는 자연의 섭리인 모양이다”(나무가 민중이다 / 고주환)


치우치지 않는 자연의 섭리!  

5~6월을 한 참 벗어나 일반적 통념을 깨고 12월에 피어난 장미도, 흰색에서 보라 빛으로 변하는 모습을 보이며 미천한 지식을 부끄럽게 만든 국화의 카멜레온적 변신도, 치우치지 않은 자연의 섭리 중 하나가 아닐까?

"늘 볼 수 있었고", "늘 알고 있었고", "늘 경험했던 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을 반성하며, 또 하나의 가르침을 얻는다.

"자연의 섭리엔 치우치지 않는 균형 값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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