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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종범 Jan 24. 2019

#3. 인생 옹이

어려운 환경에서 자란 꽃의 향이 더 짙다

옹이!

나무의 몸에 박힌 가지의 밑부분을 뜻하지만 '굳은살'을 비유하는 말로 쓰이기도 한다.

옹이가 있는 나무는 갈라짐과 뒤틀림에 강해서 버팀목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그래서 옹이가 박힌 나무를 톱질해 본 사람은 안다.  톱질이 쉽지 않다는 것을...

나무의 옹이는 몸체의 일부가 잘려나가는 아픈 기억을 잊지 않고 응축시켜 놓은 흔적이기에, 인간에게 쉽지 않은 톱질의 수고를 요구하는지도 모른다. 나무에게 몹쓸 짓을 했던 인간에게 그렇게 라도 한 풀이를 하는 것이다.

출처:다음 이미지

옹이 박힌 나무를 켜보면 상처하나 없는 나무와는 구별된 독특한 문양을 만날 수 있다. 흠결 없는 깔끔함은 없지만 굴곡진 삶이 빗어낸 옹이의 흔적은 그 어떤 예술 작품에 뒤지지 않는다. 마치 시대를 빛 낸 예술가들이 굴곡진 삶 속에서 위대한 작품을 만들듯, 옹이는 나무를 대하는 사람들의 예술 혼을 자극하기도 한다.


인생의 옹이는 다를까?
흔들리지 않으면서 피는 꽃이 없듯, 상처 없이 성장하는 인생도 없다. 옹이는 치유의 과정이 힘들고 지난한 시간이 요구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내 이겨낸 경험을 소유할 경우 걸림돌이 아니라 디딤돌로 남는다. 반복된 상처엔 굳은 살이 배기듯 인생의 옹이도 그렇게 생겨난다.

과수원 농부들은 말한다.
상처 있는 나무 과실이 더 맛있다고...  
꽃을 가꾸는 사람들은 안다.
어려운 환경에서 자란 꽃의 향이 더 짙다는 것을...
결핍을 경험한 사람들은 안다

더 나은 내일은 그냥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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