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관이 건강해야 병원 갈 일 줄어든다

도대체 내 몸에 무슨 짓을 한 거니?

by 이종범

내 몸은 내가 안다. 정말 그럴까?

나는 술, 담배는커녕 과식이나 폭식을 하지 않는다. 육류를 좋아하지만 그 횟수가 주 1회도 되지 않는다. 그 흔한 패스트푸드 음식이나, 과자류도 가뭄에 콩 나듯 먹는 수준이다. 내 몸에 나쁜을 하지 않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혈관 검사 결과는 나를 머저리로 만들어 버렸다. 도저히 받아 드릴 수 없는 수치가 나온 것이다. 의사에게 상담을 요청했다. 상담용 의자에 앉기도 전에 의사의 첫마디가 가슴을 찌른다.


“LDL 수치가 200이 넘는 분을 정말 오랜만에 보네요?”


충격이었다. 그런 말을 듣게 될 거라고 생각도 못했기 때문이다. 의사는 내가 먹는 음식, 평소 운동량, 가족력 여부……등 많은 것을 물었다. 내 말을 다 듣고 난 의사는 차분하게 이런 말을 한다.

“몸은 거짓말하지 않아요. 입으로 들어오는 음식의 종류와 섭취량에 따라 민감하게 반응하죠. 콜레스테롤의 80%는 간에서 합성하고 20%만 식품에서 얻어지는데, 특히 육류의 지방, 버터, 마요네즈, 과자, 비스킷 등에 포화지방이 많아요. 포화지방이 많은 음식은 LDL 콜레스테롤이 간으로 들어와 분해되는 것을 막기 때문에, 분해되지 못한 LDL 콜레스테롤이 체내에 떠돌면서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여 혈관에 못 된 짓을 하게 만들어요. 뭐든지 과하면 문제가 되잖아요. 콜레스테롤도 마찬가지예요. 필요한 것이지만 과하기 때문에 문제인 거죠. 선생님의 경우는 혈관 건강을 악화시키기 좋은 피가 돌고 있는 거예요.

결과 차트를 보여주는데 할 말이 없었다

2018.12.27일 차트

상담이 끝날 즈음 의사가 요구한 주문은 크게섯 가지였다.

1. 고지혈 치료제 먹기

2. 주당 150분 이상 운동하기

3. 자극적인 음 멀리하기
4. 삼식(폭식, 과식, 편식) 근절하기

5. 육식 줄이고 채소류 섭취량 늘리기

6. 스트레스 관리하기


처방받은 그날부터 의사의 처방을 따랐다. 매일 저녁 한 바퀴에 410보 정도 되는 운동장 걷기 운동을 다시 시작했다. 적게는 10바퀴, 많게는 15바퀴를 돌면서 1시간 남짓 이런저런 생각 정리의 시간을 가졌다(주당 4회 이상 ×1h 걷기 운동)

식탁을 마주하는 자세도 바꿨다. 특히 저녁 식탁이 나의 의지를 무너트리기 때문에 조금은 독하게 마음을 먹었다. 먼저 평소 저녁 식사량의 70~80% 수준으로 양을 조절했다. 좋아하는 김치도 평소 섭취량의 30% 수준으로 줄였다. 대신 오이, 양파, 당근, 비트, 피망 등의 채소류를 의식적으로 더 먹었다. 물론 처방받은 고지혈 치료제와 오메가-3을 매일 저녁 거르지 않고 먹으면서 1개월의 시간을 보냈다.

지난 토요일(2019.1.26일) 다시 의사와 마주 앉았다.

“와우, 정말 좋아졌네요, 약이 잘 듣는데요”

“그래요, 얼마나 좋아졌길래, 좀 보여줄 수 있나요?”

그럼요, 보시죠(PC 화면을 돌리며)?”

내 눈을 의심할 만큼 확연한 변화가 있었다.

“세상에”

“이렇게만 하시면 뭐 걱정할 필요가 없겠는데요”

2019.1.26일 차트

추가 3개월 분량의 약 처방전을 받아 들고 병원을 나서는데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는 우리말 속담 하나가 떠 올랐다. 나 같은 사람 때문에 만들어진 말이겠지 싶었다. 그동안 내 몸에 무슨을 한 건지 모르겠다. “금을 넣으면 금이 나오고(Gold in, Gold out), 쓰레기를 넣으면 쓰레기가 나온다(Garbage in Garbage out)”는데 기가 찰 노릇이다. 그동안 맛있게 먹었던 음식을 쓰레기로 전락시켰으니 말이다.

1개월 후 콜레스테롤 변화

"누구나 병을 앓으면 철학자가 된다. 실연의 아픔이 정신의 성찰을 가져다주듯, 질병의 고통은 육체에 대한 자성을 안겨준다. 인간이 자기 몸에 한 짓을 생각하면 천당 가기 어려운 법이다. 인간이 자신의 몸에'저지른'행동을 따지면, 죄목은 한둘이 아니다" - 김철중 의학전문기자, 『내망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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