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에 대한 인식을 재정의하라
"자신이 언젠가 죽을 운명임을 아는 것은, 삶과 화해하게 하고, 삶의 우선순위를 다시 조정하게 하고, 자아실현에 전념하게 한다"
神은 인생의 끝 점을 숨겨 두었다.
때가 되면 자연스럽게 끝 점을 직감할 수 있기 때문에 굳이 생애 끝 점을 미리 알게 할 필요가 없었던 것은 아닐까?
나이 들수록 죽음이라는 단어와 익숙해진다. 한 사람씩 하늘로 돌아가는 사람들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상갓집 조문을 가면 알고 지냈던 지인의 얼굴이 하나, 둘 씩 보이지 않는 걸 경험한다. 근황을 물으면 그중 일부는 사망했다는 소식을 접하곤 한다.
"아니 아직 60도 안 됐는데 벌써"
"무슨 소리야, 지난번 미팅 때 만났는데, 무슨 일 이래"
"심근 경색이 왔데"
심심치 않게 들을 수 있는 이야기 중 하나다. 그래서 옛말에 오는 순서는 있어도 가는 순서는 정해져 있지 않다고 한 것일 게다.
어떻게 죽음을 맞을 것인가?
다소 철학적 질문이지만 한 번쯤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굳이 구분한다면 준비된 죽음을 맞을 것인가? 준비되지 않은 갑작스러운 죽음을 맞을 것인가?로 나눌 수 있을 것이다.
『핫 에이지, 마흔 이후 30년』"죽음에 대한 인식"의 재정의에서는 죽을 운명을 아는 사람들의 행동을 이렇게 표현했다.
① 삶과 화해하는 시간을 갖는다
② 삶의 우선순위를 다시 조정한다
③ 자아실현에 전념한다
- 자신의 삶을 돌아보며 화해해야 할 것들을 고민한다.
화해의 대상은 자신은 물론 자신과의 관계 속에 함께 했던 사람들이다. 고마웠던 것, 미안했던 것, 사과해야 할 것, 갚아야 할 것, 그리고 넘겨주어야 할 것들을 하나씩 정리하기 시작한다. 더 늦으면 죽어서도 후회하는 일이 발생할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일 게다. 그 날이 오면 미련 없이 갈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멈춰 서서 내 삶의 우선순위를 다시 조정하는 시간을 갖는다.
한창 앞 만 보고 나갈 때는 주변을 잘 보지 못한다. 자신의 욕망이 요구하는 것을 실현하기 위해 전력투구 하다 보면, 정작 먼저 해야 할 것이 뒤로 밀리거나, 하지 말아야 할 것을 먼저 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한다. 하지만 생애 끝점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생각되면 반드시 해야 할 것들을 먼저 추려내기 시작한다.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인 것은 과감히 쳐내고 반드시 매듭을 지어야 하는 것들이 실행의 우선순위 항목으로 바뀐다.
- 자아실현을 위해 집중하는 시간을 갖는다.
이는 철학자들만의 고민은 아니다. 특히 중년기에 접어들면 자기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이 많아진다. 점점 더 성숙해진다고 할까. 시간의 소중함을 깨닫기 시작한다. 자신의 내면을 탐색하고, 본연의 내가 누구인지, 무엇을 원하는지 알아내고 그것을 구현하기 위한 방법들을 고민한다.
준비되지 않은 죽음을 맞는다고 해서 위와 같은 것들을 외면한다고 보는 것은 아니다. 다만 생애 끝 점이 다가오고 있음에 대한 심도 깊은 고민이 많아지고, 그에 따른 파급 위험을 최소화 하면서 죽음에 도달할 것인가, 아니면 굳이 외면하면서 주어진 현실에 함몰되어 정신없이 생애 끝 점에 도달할 것인가의 차이를 말하고 싶은 것이다.
"만약"이라는 뜻으로 사용되는데 이 뜻의 이면에는 기대와 불안이 섞여 있다. 만약에 내가 부자가 된다면, 만약에 내가 공부를 잘하면... 과 같은 기대는 즐거운 상상을 자극한다. 하지만 만약에 내가 오늘 죽는다면.... 과 같은 가정은 불안을 자극한다.
죽음은 예고되지 않지만 그 날은 반드시 도래한다.
神의 선택을 받는 그 날이 도래하기 전에 해야 할 것들이 무엇인지, 정리할 것은 무엇인지, 고민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특히 중년기에 있다면 더욱 그렇다. 평균 수명이 길어지면서 덤처럼 주어진 추가 30년을 살고 있다는 것을 직시하자. 조금은 더 진지하게 죽음이라는 생애 끝점을 고민하자. 한 번은 겪을 일이니까.....
"그렇죠. 우주적 호흡으로 보면, 인간의 시간 따윈 불면 날아가는 먼지 같잖아요. ‘어느 날'은 ‘어느 날 할아버지가 돌아가셨대요’로 시작해요. 끝날 때면 아이가 노인이 되어 별을 보고, 그걸 손주가 또 같이 봐요. 죽음을 이야기할 때 ‘돌아가셨다’고들 하잖아요. 아! 할아버지는 우주에서 왔나 보구나. 존재가 사라지는 게 아니라, 있던 곳으로 돌아간다고 생각하면… 두려움도 덜하지 않겠나 싶었어요."
[김지수의 인터스텔라] 이적의 나날들 "허송세월 쌓여 어느 날 문득 좋은 이야기 나온다"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