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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종범 Jul 03. 2019

#89. 아베는 위험한 버튼을 눌렀다

소탐대실 "아베"

政(다스릴 정) = 正(바를 정) + 攵(매질할 복)


다스릴 정(政)에서 때린다는 의미의 매질할 복(攵)을 떼어내면 바를 정(正)이 된다.


‘다스리다’는 국가나 사회, 단체, 가정의 일을 목적과 방침에 따라서 보살피며, 때에 따라서는 다른 사람의 행위를 제한한다는 의미로 통용된다. 즉 정해진 룰에 입각하여 보살피되 룰에 어긋나는 행위가 있을 땐 어떤 수단을 사용하여 통제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정(政)은 ‘매질하다’와 ‘바로잡다’의 의미를 동시에 수용하는 것으로 궁극적으론 ‘바르게 하다’는 뜻을 갖는다.


흔히 다스릴 정(政)의 의미를 떠 올리다 보면 권력자의 이미지와 그 맥이 닿아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크게는 국가를 통치하는 대통령으로부터 사회, 단체를 이끄는 리더, 그리고 작게는 한 가정을 이끄는 가장에 이르기까지 크고 작은 집단을 이끌고 다스리는 리더에게 더없이 중요한 화두가 政이다


정(政)에서 눈여겨볼 글자는 매질을 뜻하는 복(攵)이다.

바르게 다스리기 위해서는 매질 같은 강제성도 인정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문제는 명분이다. 매질에 합당한 명분을 가지고 다스릴 땐 문제가 없지만 명분 없는 매질은 죽음도 불사하는 극단적 저항을 부르기 때문에 매질은 함부로 사용할 수 없는 강제성이다.


일본은 과거사 문제를 빌미로 한.일간 무역 전쟁이 발생할 수 있는 위험한 버튼 하나를 눌렀다. 대한민국을 상대로 반도체 소재 3개 품목의 한국 수출을 규제한다는 비열한 매질이 그것이다. G20 의장국임에도 미국의 눈치를 보느라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한 아베는 지구촌을 대상으로 자유무역을 외쳤으면서, 합의문 잉크도 마르지 않은 상태에서 한국의 뒤통수를 때리는 비열한 리더십을 선보였다.


그것이 무엇이든 매질(攵)엔 명분이 필요하다.

명분 없는 매질은 결국 부메랑을 맞는다. 무역 강국 일본은 미국과 중국 간 벌어진 무역전쟁을 보면서 일본이 미국에 배운 방법을 쓰고 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이번 결정이 중, 장기적으로 한국의 탈 일본을 가속화시키는 단초가 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인지 일본 내에서도 잘못된 결정이라는 비판이 지 않다.


매질은 강자가 상대적 약자를 대상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국민감정을 떠나 일본은 한국보다 경제 강국임은 분명한 사실이다. 선거를 의식한 아베는 자신의 정치적 이익을 유지하기 위해 기회가 될 때마다 한국 때리기를 서슴지 않았다. 자신의 정치적 위상을 강화하기 위해 일본의 미래까지 위험으로 몰고 가는 아베의 이런 행동은 마치 철부지 어린이가 투정하는 것 같은 이미지와 닮아있다. 예로부터 명분 없는 매질엔 저항이 뒤 따랐고, 그에 대한 책임도 무거웠다. 한국을 겨냥한 어리석은 매질이 결국엔 자국을 때리는 몽둥이로 변할지 모른다.


어른 같지 않은 어른, 리더 같지 않은 리더는 결국 사단을 만든다. 아베는 어려움에 처할 때마다 놀라운 응집력으로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한국의 저력을 또 한 번 보고 싶은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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