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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The ship

1. 약방엔 감초, 보험은 실손

치료/진단/입원/수술/장해/간병/사망

by 이종범

chapter 1_치료_실손


이종범의 쿡 화법 중에서


“인생을 살면서 보험은 필요한 것일까요?”


다수의 사람들은 보험은 필요하다고 답하더군요.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나요? 만약 다수의 답변에 동의한다면 이 질문에 대한 당신의 선택이 궁금해집니다.


“수많은 보험 중에 당신이 선택할 수 있는 보험은 단 4가지뿐이라고 가정합시다. 그렇다면 당신의 인생에 꼭 필요한 네 개의 보험은 무엇인가요?”


선택하셨나요? 이 질문에 답한 사람들의 표정을 살펴보면 공통점이 발견됩니다. 네 개의 보험 중 한, 두 가지는 쉽게 선택하지만 나머지 보험은 고민하는 모습이 역력합니다. 그도 그럴 것이 이런 질문을 받아 본 적도 없지만, 특정 보험을 자신의 인생과 결부시켜 생각해 본 적이 없으니까요.


당신의 인생에 없어서는 안 될 네 개의 보험을 선택했다면, 이제 세 번째 질문에 답할 차례입니다. 질문에 앞서 저와 함께 시간 여행을 떠나보겠습니다. 우리는 지금 20년 후의 세상을 살고 있습니다. 20년이 지난 현재 당신은 몇 살인가요? 제 나이는 팔십을 목전에 두고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은퇴할 나이에 이르렀겠죠. 20년 전 사회 초년병들은 지금 40대 중 후반으로 사회적으론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할 나이입니다. 어떤 나이가 되었든 상관없습니다. 20년 전에 꼭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선택한 4개의 보험을 20년이 지난 지금도 유지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여기서 또 하나의 질문을 드리겠습니다. 난데없이 가계 경제가 어려워집니다. 예측하지 못한 일이 발생한 거죠. 어쩔 수 없이 지난 20년간 유지했던 4개의 보험 중 하나의 보험을 해지해야 하는 상황에 몰립니다. 해지환급금으로 생활비를 보태야 할 만큼 가계 경제 상황이 좋지 않아서죠. 이런 상황에서 어떤 보험을 해지해야 할까요? 할 수 있다면 가족이나 배우자의 의견을 참작하는 것도 좋습니다. 진지하게 고민해 보고 하나의 보험만 해지해 보세요.

해지하셨나요? 좋습니다. 이제 3개의 보험이 유지되는 상황입니다. 그렇게 몇 년이 지났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목 돈이 필요한 상황이 벌어집니다. 가진 돈을 끌어 모으고 주변 사람들의 도움을 받았지만 아직도 부족합니다. 어쩔 수 없이 또 하나의 보험을 해지하기로 결정합니다. 남아 있는 3개의 보험 중에서 또 하나의 보험을 해지해 보세요. 물론 심사숙고해야겠죠. 실제 상황이라 생각하면서 말이죠. 앞서 실험했던 4개의 보험 중 하나를 해지하는 것과, 현재까지 유지 중인 3개의 보험 중 하나를 해지하는 것 중에서 심리적 압박감은 어느 쪽이 더 클까요? 그렇죠? 후자의 선택에서 심리적 압박감이 크다는 사람이 훨씬 많았습니다. 그렇게 또 하나의 보험을 해지했다면 이제 당신이 유지해야 할 보험은 단 2개뿐입니다. 그 보험은 두 차례 해지할 상황에 몰렸을 때도 남겨 둘 만큼 당신에겐 매우 중요한 보험입니다.


이제 여러분의 나이는 80세입니다.

나이에 비해 건강한 편이지만 그렇다고 병원에 다니지 않아도 될 만큼은 아닙니다. 월 소득도 줄어서 국민연금과 출가한 아이들이 보내주는 용돈이 소득의 전부입니다. 그동안 버겁게 유지했던 두 개의 보험을 더 유지하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할 수 없이 하나의 보험을 더 해지하기로 결정합니다. 아직 하나의 보험이 유지될 수 있는 것을 안도하면서 말이죠. 이제 여러분이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 아시겠죠? 남은 두 개의 보험 중 하나를 해지해 보세요?


-다음 글에 이어 갈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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