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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종범 Apr 22. 2020

#112. 마음 겨울 벗기 위한 봄맞이 출구전략 C19

봄이 오면 몸도 맘도 가벼워진다.

하지만 올봄은 그렇지 못하다. C19 때문이다. 이 맘 때면 산으로 들로 꽃 맞이가 한 창 이어야 정상이다. 벚꽃, 개나리, 진달래, 산철쭉 등 봄의 전령들이 산과 도시를 물들여도 봄은 눈으로만 확인될 뿐 마음 밭엔 아직 꽃이 피지 않았다. 도심은 한산하고 아이들의 웃음으로 가득해야 할 학교엔 먼지만 날릴 뿐이다. 점포는 사람들의 발길이 충격적일 만큼 줄었고, 크고 작은 사업장엔 한 숨소리만 그득하다.


왜 이런 일이 발생한 것인가?

사회적 동물인 인간은 서로 부대끼면서 가까워지길 하지만 지금은 2m 이상 떨어지길 원한다. 대규모 집회나 종교 행사도 자제해 주길 권고받는 상황이다. 과거 같으면 큰일 날 소리다. 개인의 자유, 종교의 자유를 억제하지 말라고 한 바탕 소동이 일어나겠지만 올봄은 그렇지 않다. 당연히 그래야 한다고 인정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이런 상황도 계속 이어질 순 없다. 그렇게 되면 제일 먼저 경제적 압박감이 커지기 때문이다. 한 예로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재난 소득 지원금 지급을 들 수 있다. 단 한 번도 경험하지 못했던 일을 해야 하는 작금의 상황으로 볼 때 C19 사태는 예사롭지 않은 특별한 사건인 것이 분명하다


인간의 삶엔 서로 어울리며 해야 할 것들이 너무 많다.

제품을 만들고, 팔고, 사고, 소비하는 일련의 과정이 조화를 이루지 못하면, 어디에서 탈이 나도 이상할 것이 없는 상황에 내몰리게 된다. 이는 경제적인 측면만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 개인의 욕망도 일정 부분까지는 자제할 수 있지만, 수용 가능한 범위를 넘어선다면 응축된 화산이 터지듯 내재된 불만이 터져 나올 수밖에 없다. 미국이 좋은 예다. 봉쇄 해제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드세지고 있다. 어떤 사람은 총기까지 들고 나오는 상황이다. 아직 C19 확산에 제동이 걸린 것도 아닌데 트럼프까지 나서서 그들을 옹호하는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정치인 트럼프의 속내는 재선에 있다. C19 사태를 정확히 인지하고 있다면 누구도 섣불리 봉쇄 해제를 결정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정치적 야심을 달성하기 위한 목적이라면 C19가 기승을 부려도 경제는 살려야 한다는 생각에 초조해질 수밖에 없다. 이는 미국만의 문제는 아니다. 경제적 피해가 늘어날수록 각국 정부의 리더십은 무능력으로 비치기 때문에 적절한 시점에서 출구전략을 가동하지 않을 수 없다. 위험을 무릎 쓰고라도 경제 바퀴를 돌릴 것인가? 아니면 위험이 최소화되는 시점까지 버티면서 국가적 손해를 감수할 것인가?


아직은 무엇이 옳고 그른지 판단하기 어렵다.

백신이나 치료제가 개발되었다면 어느 정도 위험을 무릎 쓰더라도 경제를 활성화시키는 전략을 구사할 수 있다. 하지만 대안도 없이 무리해서 경제 바퀴를 돌리면 역풍에 의한 치명타를 입을 수도 있다. 그렇다면 현시점에서 취하는 각 국별 출구전략은 그야말로 양날의 검이 아닐 수 없다. 국가별 상황이 어떠하든 출구 전략을 취하려면 먼저 해결해야 할 것들이 있다.


첫 번째는 어떤 이유에서든 C19 확진 자가 획기적으로 줄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일정 기간 동안 확진 자들이 늘어나지 않는 것을 국민 모두가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


두 번째는 C19를 확실하게 통제할 수 있는 방역 프로그램과 그에 대한 국민적 지지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라 듯, 미처 예측하지 못한 C19의 불길이 다시 점화될 경우, 너무 성급하게 봉쇄조치를 해제했다는 소모적 논쟁을 피하기 어렵


세 번째는 가장 어려운 것으로 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일이다.

이는 C19가 진정되고 국가는 물론 가계 경제를 재건할 수 있는 합리적 프로그램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현 지도자들은 C19 이후, 국가 전략을 다시 짜야할 것이다.

C19는 각 나라별로 감추고 싶었던 민 낯을 가감 없이 드러내게 만들었다. 아무리 언론을 통제하고, 감추고, 속여도 C19의 급습을 막아내지 못했다. 오히려 투명하게 개방하고 대응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방식이라는 사실만 확인했을 뿐이다. 또 하나는 진정한 리더십이 무엇인지 확인할 수 있었다. C19를 자신의 정치적 야망을 실현하기 위한 수단으로 인식했는지, 아니면 그 어떤 것 보다 국민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리더십을 발휘했는지 말이다. 또 C19를 대처하는 나라별 모습을 보면서 추후 진정한 파트너는 어떤 나라여야 할지 가늠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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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쯤이면 진정한 봄이 올지 모르겠다. 눈엔 봄이 가득한데 마음은 아직도 겨울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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