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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종범 Apr 17. 2020

#111. 지금은 입 다물고 잘 들어야 할 때

21대 총선이 끝났다.

이제는 여, 야 모두 날카로운 칼 끝에 올라섰다는 인식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지금은 '입은 다물고 귀는 열어야 하는 상황'이다. 이겼다는 생각에 도취된 순간 야당으로 향했던 국민의 칼끝이, 여당 쪽으로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야당도 마찬가지다. 졌다는 패배감에 함몰되어 꼴사나운 흙탕물 싸움을 하느라 야당 본연의 몫을 외면한다면, 국민의 칼은 그나마 21대에서 남겨둔 하반신마저 잘라 버질 지도 모를 일이다.


세상엔 영원한 것이 없다.

하물며 국민의 마음이겠는가. 경상도는 통합당, 호남은 민주당 텃밭이라는 공식도 세상의 시간으로 보면 찰나에 지나지 않는 일시적 현상일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고 생각해야 한다. 지역에 기반한 정치가 목적이 아니라면 대승적 차원에서 타 지역을 끌어안는 지난한 시도가 필요하다. 선거 때만 이해하는 것처럼 다가서는 것은 올바른 처방이 아니다. 그렇다면 여당이 더 낮은 자세로 다가가야 한다. 잘 나갈 때 조심하라는 단순함을 망각하는 순간, 생각지도 못한 시련의 문이 열릴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 여당이 할 일은 입은 다물고, 귀는 활짝 열어놓은 가운데 국민의 소리를 듣는 일이다. 

180석이 무엇에 대한 요구인지 자의적으로 해석하지 말고,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해석이 필요하다. 특히 정치 파트너인 야당의 소리를 들을 땐  편견이나 선입견을 걷어내고 들어야 한다.  부잣집이 쪼그라들어 영향력을 상실했다는 생각에, 야당을 쉽게 보고 대한다면 제도권 야당을 대신한 국민이, 야당의 칼을 대신 휘두를 수 있기 때문이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국민이 대한민국의 실질적 주인이기 때문이다. 이를 망각하고 어깨에 힘을 주는 순간 주인인 국민의 마음이 어디로 향할지 가늠할 수 있어야 한다. 이번 총선을 통해 국민이 얼마나 무서운지 확인했다면 어떤 정치를 해야 하는지 알았을 것이다. 이를 외면한다면 국민의 칼에 찔릴 다음 대상이 된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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