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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종범 Jun 28. 2020

감 째 야아보르(gam zeh ya'avor)

베나이아 벤 에호야다(Benaiah Ben Yehoyada)
그는 솔로몬 왕 모든 것을 의지할 정도의 최측근이다. 그런데 왕의 총애를 받다 보니 점점 오만해지기 시작한다. 이를 알게 된 솔로몬은 그를 깨우치기 위해, 유대교 최대 명절날 대신들이 보는 앞에서 특별한 심부름을 시킨다

"부탁이 하나 있다. 왕인 내가 가지고 있지 않은 것이 딱 하나 있다. 이 세상에 그 어느 것과도 비교할 수 없는 마술 반지가 있다고 들었다. 그 반지는 슬픈 사람을 기쁘게 하고, 기쁜 사람을 슬프게 하는 반지다. 6개월의 시간을 줄 테니 구해오너라"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런 반지는 없다. 물론 솔로몬도 알고 있었다. 그것도 모르고 자신감에 찬 베나이아는 꼭 찾아오겠다고 말하며 길을 떠난다. 역시 그런 반지는 세상 어느 곳에도 존재하지  않았다.

솔로몬 왕이 정한 6개월 시한은 내일이다. 실의에 빠진 베나이아는 어느 시장을 지나고 있었다. 마침 카펫 위에 반지를 진열한 노인을 발견하게 되었고 그간의 사정을 말하며 솔로몬이 말한 반지가 있는지 물었다. 오랜 세월을 살면서 산전수전을 다 겪은 이 노인은 베나이아의 얼굴에서 오만함을 발견한다. 그러더니 지극히 평범한 반지 하나를 집어 들고 그 위에 무언가를 적은 후 베나이아에게 건넸다. 반지를 받은 베나이아는 문구를 는 순간 얼굴이 굳어지고 만다.


다음날 예루살렘 궁전. 공개적으로 망신을 주려는 솔로몬 왕은 대신들이 보는 앞에서 베 나이아에게 반지를 가져왔는지 물었고. 이광경을 지켜본 대신들도 베나이아를 비웃었다. 그런 상황에서 베나이아는 노인이 준 반지를 솔로몬에게 바친다. 반지를 건네받은 솔로몬 왕은 베나이아와 마찬가지로 반지의 문구를 보면서 당혹감을 감추지 못한다. 그 이유는 히브리어 '감 째 야아보르(gam zeh ya'avor)_이 또한 지나가리라'를 뜻하는 글자가 새겨져 있었기 때문이다. 순간 지혜의 왕 솔로몬은 자신이 가진 모든 것들이 언젠가는 흙으로 사라진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위 내용은 배철현 교수가 지은 <수련>에서 "배역"이라는 주제 글을 읽고 요약한 것이다.


토요일 저녁 8시경

잇몸이 아파서 그런지 머리도 하루 종일 지끈거리고, 왠지 모를 무기력감이 찾아오면서 힘든 하루를 보냈다. 그런 느낌이 싫어서 콩국수로 저녁을 해결하고, 이른 잠을 청했다.


일요일 아침,

7시 30분에 눈을 떴다. 11시간 30분 동안 잠을 잤다. 몸은 찌뿌둥하고 옆구리가 결린다. 간단히 스트레칭을 마친 후 세면장으로 직행. 세면을 마치고 주섬주섬 옷을 챙겨 입는다.


8시 30분

물병원 수간호사인 딸이 화, 금 요일이 휴가라서 오늘은 출근하는 날이다. 덕분에 딸아이를 대신한 대리 운전을 해야 한다. 평일은 자기가 하면서 주말이면 꼭 내게 운전을 부탁한다.


9시 15분

딸아이를 출근시켜주고 집에 돌아왔다.


9시 20분 즈음

배가 고프다. 냉장고를 열어보니 좋아하는 김치찌개가 남아있다. 김치찌개에 밥 한술을 말아서 대충 아침을 끝냈다. 식사 시간은 5분도 걸리지 않았다. 먹은 게 아니라 그냥 입에 털어 넣었다고 하는 편이 맞을 만큼 후루룩, 쩝쩝했다


9시 30분 즈음

테라스에 있는 소형화분 하나를 집었다. 다육이를 많이 키우는데 상태가 좋지 않은 다육이가 있어서 분갈이를 할 참이다.

분갈이를 끝낸 다육이


10시

책 하나를 집어 들었다. 배철현 교수가 지은 <수련>이다. 그리고 선풍기를 켰다. 상의는 벗고 맨몸으로 소파에 앉았다. 마침 우리 집 강아지 두 마리가 나오더니, 내 옆에 앉는다. 평소 같으면 많이 보챌 텐데, 오늘은 내 맘을 아는지 얌전하다.


10시 11분

이 글을 쓰게 한 문장을 접한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


때론 무슨 이유인지 모르게 우울해질 때가 있다. 어제가 그랬고 오늘 아침그랬다. 하지만 고맙게도 위로의 글을 다시 접한다. 고마운 일이다. 마음을 추스르려 글을 쓰다 보니 벌써 11시 40분이다. 그러고 보니 일요일 오전도 이렀게 지나가려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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