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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종범 Sep 02. 2020

지혜가 부족하면 소리만 요란하다


"사람의 마음을 비우지 않으면 참된 마음이 나오지 않는다. 소리는 빈 곳에서 나오고, 쓰임은 쓰이지 않음에서 나온다" -장자-


소통하길 원한다면 철저히 비워야 한다

자기 확신이 강한 사람들일수록 소통이 어렵다. 타인의 주장이 들어올 수 있는 공간이 없어서다. 오로지 자기 확신이란 이름으로 다져진 고집과 아집이 가득 들어차 있기 때문이다.


진정한 소통은 자기를 비우는데서 출발한다.

피리는 지공이 8개인 관악기다. 마디수가 적은 대나무로 만드는데,  대나무 관을 막고 있는 각각의 마디를 뚫어 길을 내고, 그 길을 축으로 8개의 작은 구멍이 더해지면서(앞 7개, 뒤 1개) 다양한 소리를 낸다. 소통은 피리처럼 누구의 소리도 거침없이 드나들 수 있는 입구와 출구 그리고 타인의 소리가 자유롭게 머물 수 있는 공간이 주어질 때 비소서 온전한 소통이 가능해진다.


마음에도 길이 있다.

자기 생각을 확립하는 길은, 자신이 갈고닦아야 하지만, 샛길, 갓길, 터널, 또는 대로처럼 자신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는 길은 수도 없이 많다. 자신이 경험한 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인정하는 것부터 소통은 시작된다. 어줍지 않은 경험이 소통을 가로막는 불통의 시작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아차려야, 비로소 온전한 소통이 가능해진다.

길을 만들려면 비우고 깎고, 뚫어야 하듯. 가득 채워진 것을 덜어내야 비로소 길이 만들어진다. 마음의 길도 마찬가지다. 아집과 고집을 털어내고 다른 소리가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넉넉한 길을 만들지 못하면 쓰임은커녕 버려지는 것을 걱정해야 할지 모른다.


지혜가 부족하면 소리만 요란하다

정치와 종교를 오가며 줄타기한 모 개신교 목사는 covid 19와 관련해서 모르는 사람이 없을 만큼 이름 석자가 알려졌다. 냉정하게 말해 그렇게 알려진 유명세가 자신에게 이로운 것일까, 어쩌면 다수의 국민들은 그 이름 석자를 마음속에서 깔끔하게 지우고 싶을지도 모른다.   


 “작은 개천이나 도랑물 흐르는 소리는 사람들의 밤잠을 깨우기도 하지만, 한강처럼 큰 강물 흐르는 소리에 잠을 깨는 사람은 없다. 작은 것은 소리를 내지만 큰 것은 소리를 내지 않는다. 군자는 군소리를 하지 않는다. 말이 많은 자는 지혜가 부족하여 속이 허한 소인배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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