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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종범 Jun 20. 2017

#33. 자살 공화국

돈, 건강, 외로움은 노인을 죽이는 독(毒)이다

노인 자살률 , OECD 상대적 빈곤율,저출산율, 이혼율, 물가 상승률, 국가채무 증가율...

세계 상위 랭킹을 차지하는 지표들이 수두룩하다.


이 땅에 살고 있는 65세 이상의 노인들은 대한민국 산업화의 1등 주역들이다. 잘 살아 보자는 구호 아래 청춘을 받쳐 경제 부국 대한민국의 초석을 닦아 놓은 이 시대의 어른들이다.

지구 상에 있는 그 어떤 나라도 대한민국의 노인처럼 나라와 국민을 위해 몸과 마음을 다해 희생한 예가 드물다. 최 빈국 수준의 국민으로 태어나서 경제 강국의 국민이 되기까지 몸 받쳐 희생한 그들은 이 시대의 보물이자 후대의 자손들에게 더없이 훌륭한 본보기로서 추앙을 받을만하다.

하지만 오늘의 현실은 추앙은 커녕 제 한 목숨도 부지하기 힘든 삶을 살아야 하는 노인이 적지 않다.  

잘 살아보자고 몸부림친 결과가 자살이고, 열심히 일한 대가가 빈곤이라면, 자손 된 입장에서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 아닌가?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일까?

신체적으로 건강하지 못하니 일 할 수 없고, 설령 일 자리가 주어져도 노후 생활에 필요한 기본 이상의 소득은 꿈도 꿀 수 없는 실정이다.

노후 생활비의 약 40%는 식비다. 더하여 의료비는 대략 19% 수준에 이른다. 두 가지의 필수 비용만 계산해도 60% 에 이른다. 살아야 하기에 안 먹을 수 없고, 약해진 몸을 추스르려면 의료 혜택도 받아야 한다.

아프지 않고 건강하다면 노년기의 삶도 그럭저럭 살 수는 있다. 하지만 아무리 건강해도 일자리가 뒷받침되지 못하면 이래 저래 힘들기는 마찬가지다.

이 시대 노인들의 빈곤한 삶은 그렇게 시작된다.


안타깝지만 노인빈곤율의 경우 OECD 국가들에 비해 평균의 3배가 넘는 수준이다. 가난과 외로움만으로도 쉽지 않은 삶인데 오랜 기간 몸까지 아프게 되면 우울감이 느껴지기 마련이고 이는 결국 자살을 선택하는 경로를 제공한다.

유럽의 선진국 노인 1명이 자살할 때 대한민국의 노인들은 5명이나 자살하는 실정이 현실이다.

 日本 산케이 ‘한국의 자살, 왜 제동이 걸리지 않을까(2014.8.17)의 보도 내용을 보면. OECD 회원 34개국 중 2012년까지 10년 연속 자살률이 1위 국가. 10만 명당 자살자는 29.1명으로 OECD 평균의 2.4배인 나라. 초등학교 고학년 5명 중에 1명이 자살 욕구를 갖고 있는 나라. 고령자도 아이들도…
자살 욕구가 도사리는 '자살 공화국’을 묘사하고 있다.

자살은 다양한 이유에 기인한다.

돈과 연관된 경제적인 문제, 외로움을 해소시키는 관계 능력과 사회적인 포용력, 행복한 생애 2막을 설계 할 수 있는  사회적 구조, 그리고 가정은 물론 사회적으로 존재의 가치를 있는 그대로 인정해 주는 국민적 인식 등과 관련이 깊은 만큼, 국민도 국가도 소외감을 느끼는 이들을 어르만질 수 있어야 한다.


사방팔방 은밀함을 엿보는 몰래카메라, 개인의 사생활을 침범하는 CC카메라 만 잔뜩 설치할게 아니라  '빛이 들지 않는 외딴 귀퉁이까지 서민의 아픔을 살필 수 있는 특별한 몰래카메라'가 넘쳐나는 세상을 기대한다면 무리일까?

자살예방! 짧은생각이지만  따듯한 배려와 지속적인 관심이 답은 아닐지, 말로만 생색내면서 서민의 가면을 쓰고 표를 구걸하는 정치보다 한강 다(마포대교)난간에 쓰인 따듯한 질문 한 구절 자살이 예방되는 현실을 부끄러워하는 정치인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마포대교 난간에 쓰여진 문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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