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은 쉽게 하는 것 같은데, 막상 해보면 돌아오는 건 실망뿐이다. 예상했던 일이지만 안돼도 너무 안된다. 유튜브 이야기다.
늦은 나이에 무슨 유튜브를 하느냐고 나무라는 사람들이 없지 않지만, 박말례 할머니는 젊어서 유튜브를 하느냐고 반박하며 꾸역꾸역 지나왔다.
2022년 은퇴를 염두에 두고 시작한 일인 만큼 이쯤에서 멈추고 싶진 않다.세상에서 가장 쉬운 게그만두는 일이기 때문이다.
처음엔 사내 스튜디오에서 업무에 방해되지 않는 선에서 촬영했다. 하지만 편집이 문제였다. 그렇다고 pd들에게 맡길 순 없었다. 지극히 개인적인 일로 힘들게 하고 싶지 않아서다.
할 수 없이 핸드폰으로 촬영하고 편집하는 방법을 배우기 시작했다. 유튜브 덕분에 배우는 일은 어렵지 않았다. 혼자 힘으로 영상을 업로드하려면 적어도 5가지 앱은 다룰 수 있어야 했다
1. vllo
촬영한 영상을 원하는 길이 만큼 자르고 붙이는 작업
2. 멸치
오프닝및 엔딩 영상 작업
3. 모비즌
카메라 대신 핸드폰으로 PPT 영상 녹화
4. 오켐
PC 로 PPT영상 녹화
5. vrew
촬영된 영상에 자막 입히기
PD 손을 빌리지 않고 내 손으로 촬영, 편집, 자막 그리고 유튜브 업로드까지 해결하다 보니, 퀄리티가 많이 떨어지는 걸 느낀다. 창피하지만 조회수도 한 자리에서, 많아야 500을 넘지 않는다.
"주제가 노년이라 일반인의 관심이 없는 걸까?"
"아니면 정말 소질이 없는 걸까?"
"그도 아니면 내용이 맘에 들지 않아서일까?"
도무지 모르겠다. 물론 여기저기 영상을 공유하고 알리는 일은 하지 않았다. 기껏해야 내 블로그에 공유하는 게 전부다.적극적 공유를 해야 하지만 성격상 쉽지 않다.혼자의 힘으로 해보고싶은데 마음만 앞선다.피드백도 받고 싶은데 공유하지 않으니 그것도 어렵다. 내 마음에 단단하게 쌓아 올린 자존심의 벽을 허무는 게 너무 어렵다. 그렇다고 하늘만 쳐다보고 있을 순 없는 일, 그래도 익숙한 브런치 독자에게 보여주면 어떨까 싶은 마음에 용기를 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