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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종범 Nov 23. 2020

연(緣)이란?

"오늘은 어떤 연(緣_인연 연)이 만들어질까?"


쌀쌀한 새벽 공기를 가르며 출근길을 서두르는 사람들의 뒷모습을 보면서 떠 오른 생각이다. 철학자도 아닌데, 연(緣)이란 글자가 새삼스럽게 다가왔다. 잠실 전철역을 나와  타워 730 사무실까지 약 1,000보를 걷는 동안 떠 오른 생각을 적어본다.



따지고 보면 혼자가 아닌 게 없다.

생명 있는 것과 없는 것을 가리지 않고, 모든 사물은 혼자다. 다만 곁을 함께 하는 대상이 다를 뿐이다.


사람의 연(緣)도 마찬가지다.

연(緣)이 닿으면 같이 있는 것이고, 연(緣)이 끊어지면 자신이 가야 할 길을 재촉하는 것이 삶이다. 저마다 주어진 삶이 다르기 때문에, 늘 곁에 있는다고 같은 삶을 사는 것처럼 착각해선 안된다.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존중하면서 주어진 시, 공간의 연(緣)을 이어갈 뿐이다. 이런 이치를 깨닫지 못하고 자신의 삶에, 타인의 삶을 끼워 맞추려 들면, 연(緣)은 헐거워지고, 정도가 심해지면 연(緣)이 끊어진다. 그러므로 연(緣)이란, 이어지고 끊어짐을 반복하며 주어진 삶을 충실히 살아야 하는 연결 고리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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