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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종범 Dec 22. 2020

대 국민 사과문이 향하는 진실, 국민인가? 표인가?

사리사욕을 지닌 사람이 정치를 하면 정치 현장은 ‘정경유착’, ‘부정부패’, ‘대립 갈등’이 끊이질 않는다. 결국엔 국민의 신뢰를 잃게 되고, 서슬 퍼런 심판의 칼을 받고 만다.



12월 15일 11시, 국민의 힘, 김종인 비상대책 위원장은 자당이 배출한 두 명의 전직 대통령 시절 발생했던 일을 사과하는 발표가 있었다.


"저희가 역사와 국민 앞에 큰 죄를 저질렀습니다. 용서를 구합니다."


“통치 권력의 문제를 미리 발견하고 제어하지 못한 무거운 잘못이 있습니다”


“두 전직 대통령의 과오에는 정경유착의 어두운 그림자가 짙게 깔려 있습니다. 특정한 기업과 결탁하여 부당한 이익을 취하거나 경영승계 과정의 편의를 봐준 혐의 등이 있습니다.”


“자리에 연연하며 야합했고, 역사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지혜가 없었으며, 무엇보다 위기 앞에 하나 되지 못하고 분열을 했었습니다”


역대 정권중 비리가 없는 정권은 없었다.

이명박 정권을 떠 올리면 '4대 강 비리'와 'BBK 주가조작 사건", 박근혜 정권은 최순실로 대표되는 '국정 농단'과 '세월호'가 떠오를 만큼,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벌어졌다. 결국엔 감옥을 갔지만 역사의 기록에서 지울 수 없는 사건인 것은 분명하다. 그래서일까,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짧은 사과문을 발표하면서 <사과>, <사죄>, <용서>, <반성>이라는 단어를 10여 차례나 언급했다.


문제는 진실성이다.

사람의 속내를 알 순 없지만 사과문에서 언급된 사과, 사죄, 용서, 반성이 중도 층의 표를 얻기 위한 어쩔 수 없는 반성이 아니길 기대한다 두 전직 대통령 임기 동안 벌이진 일들은 어떤 것으로도 용서받기 힘든 일이다. 그렇다면 국민에게 용서받는 것도 힘들어야 이치에 맞는다. 그런데 당장 코 앞으로 닥친 선거용으로 반성문을 쓴 것이라면,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절대 용서하고 싶지 않다.


물론 김 대표의 속내는 알 길이 없다. 다만 김 대표의 마음은 진정이라고 믿고 싶을 뿐이다. 하지만 국민의 힘 소속 전, 현직 의원들 모두가 김 대표의 마음과 같을 거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아니 그렇게 믿어지지 않는다. 이유는 간단하다. 두 대통령 재임 중에 함께 했던 책임 있는 측근들 중 누구도, 국민에게 진심으로 반성하는 액션을 취하고 있지 않아서다. 오히려 일부 정치인들은 벌써부터 뒷말이 많다. 친박계와 비박계, 초선 의원 그룹에서 대국민 사과에 반발하는 목소리가 잇달아 분출되고 있는 것이 그중 하나다. 어쩌면 시간이 지나면 두 정권에서 벌어진 수많은 비리들이 덮어지고 끝내는 잊힐 거라고 생각하는 것일까? 제대로 보좌하지 못한 책임을 자신에게 돌리고 자숙하며 반성하기보다는 월권 운운하며 공 넘기기에 급급한 것을 보면, 아직도 정신 차리지 못했다는 생각이 떠나질 않는다.


물론 두 정권을 이끈 대통령과 관련해서 잘못 알려진 것이 없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 때문에 일부는 억울한 면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역사는 두고두고 진실을 밝히려는 사람들에 의해 수정될 것이다. 그것이 작게는 수년에서 길게는 수천 년에 걸쳐 바로잡히는 과정을 보지 않았는가? 그렇다면 지금은 공정한 역사의 손을 믿어야 할 때다. 당대의 눈으로 당대의 잘잘못을 정확히 판결할 수는 없다. 정치권력의 힘이 전혀 작동하지 않았다고 볼 수 없어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당의 일을 잘못으로 인정하고 반성하는 일은 분명 용기 있는 행동이다. 두 정권의 핵심 인사들도 하지 못한 일을, 밖에서 들어온 김 대표가 대신 짊어진 모양새가 아쉽지만, 이제라도 대 국민 사과문이 나온 것을 환영한다.


바람이 있다면 이것저것 따지지 말고, 이번 김 대표의 사과문을 계기로. 현 정권을 이끄는 민주당이나, 차기 정권을 노리는 국민의 힘이나, 자신들의 정치가 누굴 향해야 하는지 바로 아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정치인들의 모든 사단은 국민을 위해 사용해야 할 직위를, 자신은 물론 자당의 이익을 위해 사용할 때 발생한다. 국민은 절대 바보가 아니다. 정치인들이 잊지 말 것은, 자신들의 역할이 국민의 충복 노릇이라는 사실이다. 그러므로 재임 기간 중 언제 어느 때고 국민 앞에 겸손해야 한다. 일부 정치인들처럼, 국민위에 군림하듯 안하무인처럼 막말을 일삼는가 하면, 일부 지지 세력을 등에 업고, 다수 국민들의 눈살을 찌푸리는 소인배 정치는, 국민의 위한 충복이 해야 할 일은 절대 아니다.


국민의 안위와 행복을 이루는 일엔 여, 야가 따로 없다. 그렇다면 치고받고, 고성 지르고 우기는 하류 정치 그만하고, 어떻게 하면 국민 행복을 위해 최적의 합의안을 도출할까 고심하는 상류 정치를 보고 싶다. 가뜩이나 힘겹고 버거웠던 2020년이다. 제발 새해에는 국민을 위한 정치 좀 부탁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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