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화_생존 수칙 6
흘러가는 인생을 붙잡는 가장 쉬운 방법
은퇴 후의 시간은 참 이상합니다.
어제와 똑같은 오늘이 이어지는데,
그 시간이 묘하게 무겁고,
때로는 두렵기도 하니까요
바쁘게 살던 시절에는
하루하루를 돌아볼 틈이 없었습니다.
그저 앞만 보고 달리기에 바빴고,
목표에 쫓기듯 살아야 했으니 말입니다
하지만 은퇴 후에는 많이 달랐습니다
멈춰 선 시간 앞에서
"나는 누구였나?"
"나는 지금 무엇을 해야 하나?"
끊임없이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야 했죠
이 질문의 답을 얻지 못하면
마음은 텅 빈 듯 허전하고,
삶은 무의미하게 느껴지더군요
방법을 찾아야 했습니다
나를 붙잡을 수 있는 방법,
하루를 의미 있게 잡아두는
나만의 기술
제겐 '글쓰기'였습니다
삶을 기록하는 것은 자신을 존중하는 일이다
글쓰기는 거창한 것도
책을 내겠다는 것도
멋진 문장을 쓰겠다는 것도 아닙니다.
그저 매일, 지나가는 하루를 붙잡아보는 일입니다.
• 지금 느낀 것,
• 오늘 한 순간 의미 있게 머물렀던 생각
• 오늘 하루, 마음에 남았던 한 장면.
삶의 순간들을 짧게라도 기록하는 것.
그것이 바로 내 삶을 존중하는 시작점입니다.
글로 기록된 하루는 그냥 사라지지 않습니다.
한 줄이라도,
한 문단이라도 적힌 순간,
그날의 나를 확인할 수 있으니까요
"내가 오늘도 살아냈구나."
"내가 이런 생각을 했구나."
삶의 순간들을 그냥 흘려보내지 않고,
내 손으로 붙잡아 두는 일.
그게 바로 글쓰기입니다.
글쓰기는 마음을 다듬는 시간이다
은퇴 후 무너지지 않으려면
무엇보다도 마음을 잘 다스려야 합니다.
그런데 마음은 눈에 보이지 않죠.
보이지 않으니 통제도 쉽지 않습니다.
이럴 때 가장 좋은 방법이 바로 글쓰기입니다.
• 마음속을 들여다보고,
• 복잡한 감정을 꺼내어 정리하고,
• 스스로를 이해하는 시간.
글을 쓰다 보면
답답하고
억울하고
서운하고
외로운 감정들이
마구마구 쏟아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계속 쓰다 보면 어느 순간
그 감정들이 조금씩 다듬어지기 시작하죠
"아, 나는 이런 이유로 힘들었구나."
"아, 나는 이런 기대를 가지고 있었구나."
보이지 않던 내 마음이 보이는 순간,
마음은 한결 가벼워집니다.
글쓰기에는 실력이 필요 없다
많은 사람들이 글쓰기를 망설입니다.
"나는 글재주가 없어."
"문장이 엉망이야."
"틀리면 어쩌지?"
하지만 은퇴 후 시작하는 늦깎이 글쓰기는
누구를 위한 것도,
보여주기 위한 것도 아닙니다.
오직 나를 위한 글쓰기입니다.
• 맞춤법이 틀려도 괜찮고,
• 문장이 어색해도 괜찮고,
• 주제가 엉켜도 괜찮습니다.
중요한 것은
'쓴다'는 그 행위 자체입니다.
펜으로 쓰든, 컴퓨터로 쓰든,
내 마음속 이야기를 밖으로 꺼내보는 것.
그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글쓰기에는 등수가 없습니다.
속도가 빠른 것도, 느린 것도 중요하지 않습니다.
비교하지 않고,
그냥 있는 그대로의 나를 표현하는 것.
그 자체가 이미 의미 있는 일입니다.
글을 쓰면 삶이 명료해진다
은퇴 후 삶이 막연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생각이 정리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생각이 머릿속에서만 맴돌 때는
모든 게 두루뭉술합니다.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고,
무엇이 중요한지도 헷갈립니다.
그런데 글로 써보면 달라집니다.
• 하고 싶은 일,
• 하고 싶지 않은 일,
•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
• 버려야 할 것.
이런 것들이 또렷하게 드러납니다.
삶이 명료해지면, 에너지도 달라집니다.
"나는 지금 이걸 하고 싶다."
"나는 이런 방향으로 가야겠다."
목표가 생기고,
그 목표를 향해 한 걸음씩 나아갈 힘이 생깁니다.
글쓰기 루틴을 만들어보자
처음부터 길게 쓸 필요는 없습니다.
오히려 짧게, 가볍게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 하루 한 줄,
• 하루 세 문장,
• 하루 한 가지 느낀 점.
이 정도면 충분합니다.
시간도 길게 잡을 필요 없습니다.
5분
길어야 10분이면 됩니다
중요한 것은
'매일' 꾸준히 하는 것입니다.
글쓰기를 생활의 일부로 만들면
자연스럽게 삶에도 리듬이 생깁니다.
아침에 일어나 글을 쓰는 루틴,
저녁에 하루를 정리하는 글쓰기
이 작은 습관이
은퇴 후 흔들리기 쉬운 일상에 든든한 기둥이 되어줍니다.
나만의 이야기를 쌓아가라
글쓰기는 나의 기록이자 자산입니다.
살아온 시간을
말이 아니라 글로 남기는 것.
누군가는 나를 기억해 줄 수도 있습니다.
누구에게 보여주지 않더라도,
언젠가 내가 지나온 길을 돌아볼 때,
그 기록들은 소중한 지도가 되어줄 것입니다.
"내가 이런 날들을 살아냈구나."
"이런 생각을 품었구나."
"이런 감정들을 지나왔구나."
그렇게 삶의 흔적들이 쌓이다 보면
'나만의 인생철학'이 뚜렷해집니다.
삶은 생각보다 빨리 흘러갑니다.
특히 은퇴 후의 시간은
더더욱 빠르게, 그리고 조용히 지나갑니다.
그 시간을 그냥 흘려보내지 말고,
손으로 붙잡아야 합니다.
글쓰기는
그 방법 중 가장 쉽고, 가장 강력한 수단입니다.
• 특별한 기술도 필요 없고,
• 거창한 목표도 필요 없습니다.
오직
오늘의 나를 기록하고,
오늘의 나를 이해하고,
오늘의 나를 응원하는 일.
하루 한 줄이라도 괜찮습니다.
그 한 줄이 쌓여,
당신의 삶을 단단하게 만들어줄 것입니다.
오늘,
작은 노트를 펼쳐
당신의 마음을 한 줄 써보세요.
그것이 은퇴 후 무너지지 않고 살아남는
가장 쉬운, 그러나 가장 깊은 생존 수칙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