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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olumnlist Jan 15. 2024

[NIMXX] JYP 스타일을 되찾을 희망

엔믹스 2집 EP 리뷰


2022년 2월 22일 데뷔한 엔믹스. 엔믹스, 엔믹스 이름은 많이 들어봤지만 그들의 음악을 제대로 들은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스트레이 키즈를 기점으로 JYP 스타일이 점점 흐려지는 듯합니다(그들의 음악성이 낮다는 얘기가 아닙니다). SM 하면 떠오르는 음악적 이미지가 있고 YG 하면 떠오르는 음악적 이미지가 있습니다. 과거에 JYP(비, 2AM, 2PM, MissA, TWICE)는 확실한 스타일이 있었던 것 같은데, 지금은 잘 모르겠습니다. 데뷔 초 확실한 스타일이 있었지만 현재 갈피를 못 잡는 것 같은 ITZY를 보면 알 수 있죠. 그러나 이번 NIMXX 앨범을 듣고는 'JYP의 새로운 스타일, 뭔지 감이 오는데?'라고 느꼈습니다. 그럼, 엔믹스 노래 들으러 가볼까요?


1. DASH

JYP 특유의 구르는 듯한 블랙 뮤직 그루브가 느껴지는 타이틀곡 [DASH]. 인트로의 보컬 코러스를 듣고 '오...' 했습니다. 그리고 트랙을 쭉 듣는데... '만약 Eric B. & Rakim [Don't Sweat The Technique]을 아이돌 비트로 만든 느낌이 이럴까?'라고 생각이 들더라고요. 적절한 올드스쿨 샘플들과 묵직한 베이스 사운드, 그럼에도 트렌디한 곡 구성, 어딘가에서 느껴지는 G-Funk의 향기까지. 브릿지에서 살짝 락 스타일로 변하는 느낌도 좋았습니다. 긴 설명(아웃트로) 없이 끝나는 것도요. [DASH] 스타일이 앞으로 JYP의 먹거리다,라는 느낌이 어렴풋 왔습니다.


2. Soñar (Breaker)

JYP도 아는 것 같습니다. 'ITZY'의 초기 스타일이 그들의 색이라는 것을. 이 노래는 [ICY]를 NMIXX 스타일로 재해석한 느낌입니다. 정글이 연상되는 묵직한 드럼과 Pre-chorus 멜로디 라인, 전체적으로 깔려있는 라틴 풍 멜로디가 [ICY]와는 다른 새로움을 줍니다. 

1번 트랙에서 느꼈던 강렬함이 2번 트랙에까지 이어집니다.  [DASH]가 어두운 멋을 표현했다면, [Soñar (Breaker)]에선 밝은 멋을 보여주며 대비를 이룹니다. 

전혀 다른 두 개의 테마가 한 곡에 있는 건 조금 아쉬웠습니다. 나쁘진 않지만 그 간극이 너무 큰 느낌입니다. 다리가 끊어진 절벽 사이를 '점프'로만 넘어가는 기분이랄까요. 이 곡은 그 간극을 어떻게든 억지로 좁히는 선택 대신, 아예 뻔뻔하게 '이거 원래 한 곡인데?'라고 말하는 느낌입니다. 뭐, 나쁘지는 않습니다. 다만 너무 맥락이 없어 놀랐습니다. 그래도 오랜만에 'ITZY'의 초기 스타일을 들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3. Run For Roses

밴조와 바이올린 덕분에 카우보이 뮤직 느낌이 물씬 나는 [Run For Roses]. 거기에 강렬한 블루스 기타 리프까지. 다만 아쉬운 점은, 뭔가 기억에 남는 멜로디가 없다는 것? 곡 안에 장르가 너무 많아서 외려 기억해야 할 요소가 불분명합니다. 특이함에 초점을 맞춰 노래의 본질을 놓친 느낌이랄까요. 1,2번 트랙 이후로 잠깐 쉬어가는 느낌으로는 좋습니다. 만약 의도가 그랬다면, 굉장히 적절한 트랙이라고 생각합니다.


4. BOOM

다시 올드스쿨로 돌아왔습니다. [DASH]보다 더 멜로디컬한 후렴구와 함께. [BOOM] 역시 곡의 변화가 거칩니다. [Soñar (Breaker)]처럼 억지로 붙이지 않고 맥락을 줬습니다. 어? 맥락이 생기니 180도 변화를 주는군요? 한 곡에서 3개의 노래를 듣는 기분입니다. 

사실 Aespa나 여타 다른 아이돌들이 이미 이렇게 강렬한 트랙들을 많이 내놓았죠. 후렴구에 나오는 조성 변화 정도로는 다른 점을 느낄 수 없죠. 그래서 엔믹스는 두 번 꼬았습니다. 오직 강렬하지만 않다는 걸 보여주듯이요. 02:26초부터 아예 새로운 장르와 새로운 리듬을 선보입니다. 일본 스타일의 퓨처하우스 느낌으로요. 전에 리뷰한 뉴진스 2집 EP 글에서 [Cool With You]와 [Get UP]을 한 곡으로 만들면 좋았을 텐데,라는 말을 했었습니다. 그때 그 아쉬움을 엔믹스가 채워줬습니다. [BOOM]이 전혀 다른 두 곡의 결합을 완벽하게 보여줬으니까. 게다가 맥락을 줘 결을 맞추기까지 했습니다. 모르긴 몰라도 [BOOM]은 챙겨 듣는 음악이 될 것 같습니다.


5. Passionfruit

[BOOM]이 급박한 변화를 한 '명분'인 5번 트랙 [PassionFruit]입니다. [BOOM]의 아웃트로 스타일과 [PassionFruit]의 스타일이 자연스럽게 맞물립니다. 숏츠와 릴스가 대세인 이 시대에 이 정도의 유기성을 보여주는 앨범을 만나다니. 게다가 [BOOM]의 급격한 변화의 명분까지 챙겼습니다.

[BOOM]은 여전히 대세에 위치한 '저지클럽' 리듬 기반의 귀여운 댄스곡입니다. 개인적으로 이렇게 귀여운 음악을 '팝핑팝'이라고 부릅니다. 팝핑캔디처럼 톡톡 튀는 듯한 상큼함이 있습니다. 시부야케이 음악도 이런 귀여움이 있죠? 요 근래 시부야케이 바이브의 음악들이 많이 나오는 추세입니다. 감히 예언하자면, '저지클럽' 이후엔 '시부야케이' 붐이 올 겁니다.


6. XOXO

여자 아이돌의 R&B 스타일 트랙을 들을 때면, 왠지 모르게 'S.E.S'가 떠오릅니다. 이 트랙 역시 'S.E.S'의 바이브가 확 느껴집니다. 엔믹스의 음악을 쭉 들으면서 놀랐던 건, 멤버들의 가창력입니다. 중간중간 놀랄 만한 가창력을 들려주다, [XOXO]에서 여과 없이 뽐내네요. 


7. Break The Wall

앨범의 마지막은 밝은 미래를 그리며 벅차오르는 트랙으로 끝내는 게 국룰이 된 것 같습니다. 벅차오르는 감정을 제일 적확하게 들려주는 건 뭐니뭐니해도 역시 신스팝이죠. [Break The Wall] 역시 밝은 미래를 그리는 바이브를 지닌 신스팝 곡입니다. 1980년, '음반삽입의무제' 라는 정책으로 인해 앨범의 마지막 곡은 건전가요를 무조건 삽입해야 했죠. 그때의 잔재가 남은 건지, 40년이 지난 지금 다시 '음반삽입의무제'가 생겨난 것 같네요.

[Break The Wall]의 노래는 좋습니다. 사실, 이렇게 팬들을 위한 노래는 저처럼 라이트한 리스너가 들을 노래는 아닙니다. [Break The Wall]은 엔믹스와 여정을 함께한 팬들을 위한 음악이니까요. 그들과 함께 발맞춰 걷지 않은 제가 감히 평할 노래는 아닌 것 같습니다.




솔직히 이번 앨범을 듣고 많이 놀랐습니다. 말로만 엔믹스, 엔믹스 들었었지, 음악을 들은 건 이번이 처음이었거든요. 저는 이 한 줄로 엔믹스의 리뷰를 마치겠습니다.

'NMIXX. JYP 스타일을 재건할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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