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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olumnlist Jan 17. 2024

'P'unk가 아니라 'F'unk죠

펑크 음악 추천

"펑크 음악 좋아하세요?"

"그럼요! 전 펑크 음악만 듣는걸요."

"아 정말요? 누구 좋아하시는데요?"

"R.E.M나 섹스 피스톨즈 좋아해요. 그린데이나 M.C.R 같은 팝펑크도요. 너바나도 펑크로..."

"아니, 그 펑크 말고요. 훵크요 훵크."

"아, Pㅓ엉크 말고 Fㅓ엉크요?"


펑크가 아니라 훵크죠. 배철수 아저씨의 목소리가 생각납니다. 여러분들도 funk 음악 좋아하세요? 저도 참 좋아하는데요. 오랜만에 투톤슈 음악을 들었더니, 예전에 즐겨 듣던 훵크 음악들이 생각나더라고요.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훵크훵크 훵크음악! chic이나 earth wind & fire 같은 레전드 밴드들은 다들 아실 테니, 그 이후 밴드들로만 들고 왔습니다. 그럼, 들어가기 전에 훵크의 아버지인 제임스 브라운 옹의 음악 먼저 즐겨볼까요?




two tone shoe - medicine

일렉기타 좀 만져봤다 하는 사람들은 한 번쯤 들어봤을 밴드, 투 톤 슈.

 저는 운전할 때 라디오를 듣습니다. 주파수를 막 돌리다 보면 제가 좋아하는 음악이 '탁'하고 걸릴 때가 있거든요. 저번 주였나, 이번 주였나, 주파수를 돌리고 있었는데 투 톤 슈 음악이 딱! 나오는 거 아니겠습니까? 마치 학교 동창을 길가에서 마주친 듯한 반가움이었습니다.

 너무나 완벽한 훵크 앨범을 발매했던 밴드. 그래서 한계점이 명확했던 밴드입니다. 훵크의 에센셜을 한 앨범에 꽉꽉 눌러 담으니 퀄리티 높은 앨범이 완성됐습니다. 그래서 외려 다음 스텝이 사라졌습니다. 1,2 집을 섞어 발매한 스페셜 에디션 앨범 이후로는 딱 꽂히는 곡은 없었습니다(개인적으로). 더 이상 진화할 수 없을 정도로 탄탄한 앨범을 발매했던 밴드여서 아쉽습니다. 2008년 이후로는 따로 소식이 없습니다(그런 의미에서 술탄 오브 더 디스코가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훵크/디스코의 색을 꾸준히 유지하면서 다양한 음반을 발매하니까요).

어쨌거나 저쨌거나, 훵크 마니아라면 좋아서 미치는 밴드입니다. 특히 [Medicine] - [Troopy's blues] - [believe]를 이어서 듣게 되면, '아, 나도 악기 하나 배워서 훵크 밴드 하고 싶다.'라는 생각이 절로 들죠.

저를 일명 '쨉쨉이 기타'의 길로 인도했던 투톤슈. 여전히 바래지 않은 음악. 저에겐 추억의 음악입니다.


Red Hot Chili Peppers - aeroplane

 투톤슈와는 다르게 여전히 꾸준한 활동을 이어가는 펑크메탈 밴드 RHCP(속칭 매운 밴드). 어? 데뷔 40주년이 작년이었네요? 대단합니다.

 제가 처음 그들의 음악을 접했던 건 초 6때였습니다(제 잼민이 시절이 벌써 20주년을 맞을 준비를 하다니, 세월 참 빠르네요). 그때 다녔던 기타 학원 선생님이 가끔 RHCP의 음악을 연주하곤 했었죠. 제가 다녔던 실용음악학원은 참 열악했었습니다. 4평 남짓 되는 방 안, 양 끝에는 의자와 앰프가 4개씩 있었고 학생들은 한 자리씩 앉아 기타를 연주했죠. 남의 기타 소리를 들어가면서요. 선생님은 어디 있었냐고요? 음... 마치 조정에서의 왕과 신하처럼 선생님이 벽 쪽에, 학생들은 신하처럼 양옆으로 있었죠. 선생님은 갑자기, 정말 뜬금없이 학생들 중 한 명을 가리켜 '연주하는 거 들어보자'하고는 연주를 시켰습니다. 학생은 연습한 노래를 연주하고, 같은 방에서 기타를 치던 다른 학생들은 연주를 구경했죠. 좋게 말하면 낭만이 있었고, 나쁘게 말하면 근본이 없었습니다. 근데 전 그때가 참 좋았습니다. 기타 참 열심히 쳤거든요. 그 조막만 한 손으로.

 어쨌든, 그 연습실에서 처음 들었던 음악이었습니다. 그때만 해도 제 주변 사람 중 RHCP를 아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는데 말이죠. 뭐, 주변 애들이 다 잼민이었으니 알 턱이 없었겠죠. 음악을 찾아 듣지 않는 잼민이들에게도 RHCP가 알려진 계기는 아무래도 영화 데스노트의 OST로 삽입되었기 때문일 겁니다. 그때 데스노트 실사 영화는 잼민이들과 중고딩들한텐 선풍적인 인기였거든요.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밴드 얘기는 안 하고 개인적인 얘기만 늘어놓았네요. 밴드 소개를 하지 않고 곡과 얽힌 추억을 털어놓는 이유는 단순합니다. 따로 설명을 붙이지 않아도 RHCP는 이미 유명하니까요. 이제는 정말 모르는 사람이 없는 것 같습니다. 외려 제가 타인에게 RHCP의 추천곡을 물을 정도니까요.

제 추억이 깃든 두 번째 밴드, rhcp였습니다.


Dumpstaphunk - Justice

 펑크의 본고장인 미국에는 참 많은 훵크 밴드가 있습니다. 유명한 밴드 말고도 Doctorfunk, papa grows funk(아빠가 기른 훵크ㅋㅋㅋㅋ), Jurassic funk 등등 많은 밴드가 있습니다. 다들 밴드 이름에 훵크가 들어가네요. 그중 제가 요새 관심 있는 밴드인 Dumpstaphunk 음악을 들고 왔습니다.

 Dumpstaphunk의 음악을 접한 지는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모든 곡을 들어보지는 못했지만, 초창기 훵크 음악을 온전히 계승한 밴드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Justice]만 들어봐도 감이 오시죠? 제임스 브라운의 향기가 솔솔 납니다. 아, 한국에도 초창기 훵크 냄새가 나는 밴드가 있었다는 거, 알고 계세요?


아소토 유니온(Asoto Union) - We Don't Stop

 바로 아소토 유니온입니다. 아소토 유니온하면 [Think about you]를 많이 기억하실 텐데, 그 곡이 수록된 앨범은 사실 훵크 앨범이었답니다. 1집 앨범 발매 이후로 음악적 견해 차이로 인해 해체한 아쉬운 밴드. 만약 밴드활동을 지속했다면 어땠을까요. 데뷔 앨범이자 마지막 앨범인 'sound renovates a structure'는 한국 대중음악 100대 명반에 올라가기도 했죠.

 앨범을 쭉 들어보면 알겠지만, [Think about you]를 제외하고는 전부 훵크 트랙입니다(띵커바웃츄도 사실은 잔잔한 훵크 음악이라고 해도 되지만요). 멜로우하냐 안하냐의 차이만 있을 뿐, 전부 훵크 트랙입니다.

'아소토 유니온은 해체했잖아요. 활동 중인 밴드는 없어요?'

당연히 있죠.


Common Ground - Funkastik james

 현재도 활발히 활동 중인 '커먼 그라운드'입니다. 커먼 그라운드는 SNL 밴드로도 잘 알려져 있죠. 커먼 그라운드는 2004년에 데뷔한 실력과 커리어를 전부 갖춘 밴드인데요. 2004년 데뷔 당시 밴드 멤버가 무려 12명이었습니다. 어스윈드앤파이어처럼 혼 섹션이 포함된 밴드였죠. 현재는 4인조로 재편성되어 활동 중입니다.

 커먼 그라운드는 정통 훵크 음악 말고도 멜로우한 팝펑크 음악도 많이 발매했는데요.

 예를 들면

[Celebrate The Love]가 있죠. 어? 이 노래를 들으니 또 다른 노래가 떠오르신다고요?


불독맨션 - Destiny

 괜찮아 잘 될 거라고 노래하던 이한철의 근본이 되는 밴드, 불독맨션의 [Destiny]입니다. 사실 불독맨션은 아소토유니온보다 1년 먼저 데뷔했죠. 커먼 그라운드로 2004년에 결성됐네요. 2000년대 초반은 훵크의 해였나 봅니다.

 불독맨션은 2004년에 해체하고 2013년에 재결성했는데요. 해체하기엔 너무 아쉽죠. 대중성과 음악성을 동시에 거머쥔 히트곡 [Destiny] 한 곡만으로 밴드를 지속해야 할 명분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Jamiroquai - Little L

 '어? 왜 자미로콰이는 안 나오지?' 하셨던 분들 분명 있을 겁니다. 안 나오면 섭섭하죠.

 1993년, 영국에서 데뷔한 자미로콰이는 사실 '애시드재즈'를 표방한 밴드죠. 근데, 애시드 재즈의 뿌리가 결국 재즈/훵크 아니겠습니까? 물론 다르긴 하지만, 훵크의 느낌이 물씬 나는 곡들도 있으니까요.

 자미로콰이는 무슨 말이 더 필요하겠습니까. 제가 좋아하는 자미로콰이 음악 몇 개 더 추천하는 걸로 설명을 대신하겠습니다.


Jamiroquai - Cosmic Girl


Jamiroquai - Love Foolosophy
Jamiroquai - Space Cowboy
Jamiroquai - Runaway
Jamiroquai - Feels Just Like It Should
Jamiroquai - Time Won't Wait


Incognito OfficiaTalkin' Loud

 아 이건 인코그니토 곡이네요. 인코그니토도 애시드재즈 밴드였죠. 내친김에 인코그니토의 곡도 추천할게요.


Incognito - Keep Me In The Dark
Incognito - Givin' It Up
Incognito - Everyday
Incognito - Nights Over Egypt

 자미로콰이와 인코그니토의 곡을 듣다 보면, '아 오리지널 훵크와 애시드 재즈는 이렇게 다르구나'라는 느낌이 올 겁니다. 애시드재즈는 초기 시부야케이의 느낌과도 닮아있습니다. 애시드재즈와 시부야케이는 또 접점이 있거든요. 전에 소개했던 'FPM'의 초창기 작품이 애시드 재즈 장르에 가깝죠.

 여러분의 선택은 어떤가요? 훵크에 더 끌리나요, 애시드 재즈에 더 끌리나요?




오랜만에 많은 부연설명 없이 곡을 추천한 것 같습니다. 저는 락 다음으로 훵크를 좋아합니다. 여러분이 좋아하는 훵크 음악도 알려주세요. 함께 공유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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