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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olumnlist Oct 04. 2023

[뉴진스] New Wear, New Jeans

뉴진스 2집 EP 리뷰

뉴진스는 현재 많은 사랑을 받는 아이돌 중 한 팀이 되었다. 미국의 거대 기업 중 하나인 코카콜라의 광고모델이 되었고 콜라보 음원까지 발매했던 뉴진스는, 이번엔 애플의 광고모델이 되었다. 그들은 현재 가장 트렌디한 기업들과 협업을 하며 그들의 브랜드를 더욱 고급스럽게 만들고 있다. 8월 3일엔 북미 지역에서 열리는 종합 장르 뮤직 페스티벌인 룰라 팔루자에서 성황리에 공연을 마치기도 했다.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까지 그 영향력을 끼치는 뉴진스. 그들의 두 번째 앨범에 대해 알아보자.

뉴진스의 데뷔 앨범인 ‘New jeans’보다 2곡이 늘었다. 하지만 앨범 재생 시간은 29초가 줄었다(1집 ep : 12분 45초, 2집 ep : 12분 16초). 뉴진스는 이번 앨범 ‘Get Up’을 정식 발매하기 전, [New Jeans]와 [Super Shy] 두 곡을 선공개했다. 내 귀를 사로잡은 건, [New Jeans]였다.

1. New Jeans

1번 트랙인 [New Jeans]는 UK garage장르의 마이너 댄스곡이다. 00:07초부터 시작되는 UK garage 특유의 2 step 리듬은 내 가슴을 뛰게 만들었다. MJ Cole과 Disclosure, UK garage리듬을 차용한 시부야 케이 장르를 좋아하는 청자로서, [New Jeans]는 친근했던 옛 친구를 만나는 느낌이었다.

가사 역시 자신감이 넘친다. 전과는 다른,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돌아왔다고 노래한다. 한편으로는, 새로워진 게 뉴진스가 아닌 뉴진스의 노래를 듣는 우리라고 말하는 것처럼 들린다. 후렴구, ‘New hair, New tee, Newjeans, do you see?’라는 가사는 아티스트 본인이 새롭게 바뀐 자신들의 모습에 대해 말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지만, 뉴진스가 바꾼 새로운 트렌드를 얘기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근거 있는 자신감으로 새 앨범의 포문을 연 뉴진스, 1분 49초가 지나고 다음 노래가 시작되었다.

2.Super shy

Break beat 기반의 댄스곡인 [Super shy]는 주축 프로듀서가 아닌 외국 작곡가가 만든 노래이다. 그래서인지 앞서 들어왔던 250과 Jinsu park(frnk)의 감성과는 다른 느낌이 느껴진다. 빠른 템포, 보컬 라인의 다채로운 변화, 보컬 라인의 변화가 없는 후렴구에서 나타나는 비트의 변화까지. 그럼에도 뉴진스의 미니멀함과 트렌디함은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또 다른 특징은, 이 곡 역시 [New Jeans]처럼 리듬과 악기의 대비가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드럼 라인의 단단함과 대비되는 악기 라인의 부드러움이 있다. 그리고 Pad 사운드나 Bell 사운드 모두 Release(소리의 입력값이 사라진 후, 음량이 0으로 도달하는 시간)가 긴 편이다. Release가 길수록 소리는 잔향을 남기고 그 잔향은 몽환스러운 분위기나 소리의 부드러움, 커다란 공간감을 만든다. [Super shy]가 왠지 모르게 구름 위를 떠다니는 몽롱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이유는 Release와 속삭이듯 노래하는 창법에 있을 것이다. 아무래도 새로운 작곡가가 생각하는 뉴진스의 매력은 ‘몽환’이 아니었을까 추측해 본다.

3.ETA

타이틀곡인 [ETA]는 앞서 느꼈던 몽환적인 분위기를 반전시킨다. 약간은 무겁게 가라앉아있던 믹싱의 텐션이 올라가 있고, 한 음으로만 이뤄진 선명한 브라스 사운드는 사이렌 같은 묘한 긴장감을 유발한다. 따뜻함과 차가움을 모두 보유한 코드 진행(비슷한 코드 진행을 가진 곡으로는 [Honne – Warm on a cold night], [Daft Punk – Something about us] 등이 있다.) 언급한 노래 모두 차가운 느낌과 따뜻한 느낌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은 곡을 더욱 미스테리하게 만든다. 곡 중간중간 나오는 ‘Yeah!’ chant와 00:20~00:22, 01:17~01:18, 02:14~02:15에 나오는 드럼 필 인에서는 프로듀서 250이 추구하는 이른바 ‘뽕끼’가 느껴진다.

전체적인 곡의 분위기는 어떤 그림이 그려질 만큼 선명하다. 가로등이 멀찍하게 떨어져 있는 밤의 고속도로에서 위태롭게 운전하는 그림이 그려진다. 어쩌면 운전자는 술에 취했을 수도(예를 들자면이다. 실제로 음주운전을 해서는 안 된다) 있다. 뮤직비디오에도 자동차 씬이 꽤 자주 나온다. 전체적으로 곡 자체가 위태롭게 느껴진다. 그럼에도 노래는 계속해서 듣게끔 만드는 어떤 마력을 가지고 있다. 잘 쓰인 비극 극본 같은 느낌이 든다.

또 주목할 만한 점은, 작사에 빈지노가 참여했다는 점이다. 하지만, 기대와는 다르다는 의견이 종종 보인다. 빈지노 특유의 위트 있는 가사 스타일보다는, 고개를 갸웃하게 만드는 구절이 많다는 게 이유였다. 가사의 내용은 바람을 피우는 친구의 남자친구를 목격한 뒤 벌어지는 일이다. 그런데 왜 Outro에서는 ‘Need a boy on my arm. Want a boy on my arm.’이라는 가사가 나온 걸까. 개인적으로는, 화자(뉴진스)가 이간질을 해서 친구의 남자친구를 뺏으려는 내용인 것만 같다. 곡이 가진 위태로움, 가사의 모순성이 주는 느낌이 위와 같은 해석을 하게끔 만든다. 뭐, 해석은 독자와 청자의 몫이니까. 이 글을 읽는 독자님들의 해석 또한 궁금해진다.

4. Cool With You

4번 트랙인 [Cool With You]는 앞선 어떤 트랙보다 2 step 리듬이 진하게 녹여진 트랙이다. 이 곡 역시 [New jeans]를 작곡한 프로듀서 박진수(frnk)의 곡이다. 소울풀한 멜로디 라인 덕분에 Craig David의 노래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Frnk의 곡은 진지한 면이 있다. 그 덕분에 뉴진스의 보컬이 여타 다른 아이돌들보다 성숙하게 느껴진다. 가창력으로도 화제가 되는 이유는 프로듀서인 frnk의 트랙 덕분이기도 하지 않을까.

5.Get up

5번 트랙인 [Get up]은 정규 앨범 중간에 삽입되는 skit의 형식을 띠고 있다. 이 곡의 특징은 누가 뭐라 해도 코러스가 아닐까 싶다. 가지런히 쌓인 코러스는 포근하고 부드러운 이불처럼 메인보컬을 감싸준다.

개인적인 바람은, 곡이 좀 길었으면 하는 것이다. 37초밖에 안 되는 길이 때문에 감질나게 느껴진다. 혹은, 앞선 트랙인 [Cool With You]와 엮어 한 곡으로 만들었어도 좋았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6.ASAP

마지막 트랙인 [ASAP]는 미니멀한 팝 트랙이다. 찹앤페이스트(한 샘플을 자르고 붙여서 새로운 라인을 만드는 기법) 기법이 돋보이는 [ASAP]는 이상한 여운을 남기는 곡이다. 구름 위를 걷는 듯한 몽환적인 느낌을 주기도 하고, 몸이 붕 떠오르는 느낌을 주기도 한다. 눈을 감고 누워서 듣다 보면,  내가 태양과 점점 가까워지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몽환적이고 비현실적인 느낌의 [ASAP], 앨범의 마지막을 완벽하게 정리해주는 곡이라 생각한다. 




뉴진스 음악의 특징은 전체적으로 미니멀해 듣기가 편하다는 점과 곡 길이가 상당히 짧다는 점에 있다. 짧은 곡의 유행은 미국 래퍼들로부터 시작됐다고 생각한다(xxxtentacion, Lil Pump 등등). 그 시대의 흐름을 뉴진스가 캐치한 게 아닐까. 뉴진스 이전 아이돌 가수의 곡 길이는 3분 내외였으니 말이다. 앞으로 나올 아티스트들의 곡 길이는 얼마나 짧아질까. 어쩌면 [Get up]은 실험을 위한 트랙이 아니었을까. 콘텐츠의 길이는 얼마나 짧아질 수 있을까. 더욱 놀라운 점은, 지금까지 냈던 모든 곡의 뮤직비디오가 있다는 점이다. 어떤 곡에는 두세 개의 뮤직비디오가 존재하기도 한다. 각 뮤직비디오마다 숨겨진 스토리가 존재해 시청자들이 각각 다른 해석을 내놓기도 한다. MTV의 개국으로 듣는 음악에서 보는 음악으로 바뀌었다. 보는 음악, 그다음은 무엇일까. 뉴진스는 아무래도 그다음을 제시하려는 것 같다.

트랙이 늘어도 재생 시간은 줄어든 뉴진스 2집 EP. 다음 앨범은 어떤 트랙들로 청자를 놀라게 할지 벌써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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