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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olumnlist Oct 06. 2023

[아이브]U mak'me feel like eleven

아이브 싱글 1집 리뷰


2021년 12월 1일, 겨울의 시작과 함께 IVE의 첫 싱글이 발매되었다. IVE는 스타쉽엔터테인먼트의 6인조 다국적 걸그룹이다. 그룹명인 IVE는 ‘I HAVE’의 축약형인 ‘I’VE’에서 유래되었으며, ‘우리가 가진 것들을 모두 당당히 보여 드리겠다.’는 포부를 담고 있다. 그룹 멤버인 장원영과 안유진은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 48의 데뷔조로 발탁되어 활동한 이력이 있다.

아이브, 들어보러 가보아이브

1. ELEVEN

싱글 'ELEVEN'의 첫 번째 트랙이자 타이틀곡인 [ELEVEN]은 퍼커시브(퍼커션 : 물체를 타격하고, 흔들거나, 문지르고, 긁어서 물체가 진동하도록 하여 짧은소리를 내는 악기이다. 주로 리듬을 표현한다)한 악기들이 도드라지는 댄스팝 트랙이다. 인트로에 나오는 기타 사운드부터 팜뮤트 주법(손바닥을 뜻하는 palm과 mute의 합성어이다. 기타 줄을 손바닥에 대고 연주하는 주법. 음의 길이가 짧다)으로 시작되고, 그 뒤에 나오는 베이스나 드럼도 듀레이션(지속되는 기간. 음악에선 음의 길이를 말한다)이 매우 짧다. 첫 번째 벌스를 넘어가면 마림바가 추가되는데, 이 역시 듀레이션이 매우 짧다. 이렇게 모든 악기의 듀레이션이 짧으면 트랙이 통통 튀는 효과가 난다. 하지만, 반대로 음악이 좀 가볍게 느껴지는데, [ELEVEN]은 음악이 가볍게 느껴지지 않는다. 그 이유는 바로 보컬에 있다. 보컬의 멜로디를 유심히 들어보면, 음들이 길다. 한 음씩 툭툭 부르는 첫 번째 벌스 파트도 음을 길게 늘어뜨리며 부른다. [ELEVEN]을 노래방에서 혼자 불러본 사람이라면, 숨 쉴 파트가 많이 없다고 느낄 것이다(물론 [ELEVEN]은 6명이 파트를 나눠 부른다). [ELEVEN]은 악기와 보컬의 대비를 이루고 있다. 듀레이션이 짧은 악기들과, 듀레이션이 긴 보컬의 조합 덕분에 노래의 밸런스가 잡힌다. 38초부터 리타르단도(점점 느리게)가 되었다가 후렴에서 다시 원래의 템포로 돌아오는 곡 구성도 신선하다. 전체적으로 굉장히 잘 만들어진 노래라는 느낌이 강하게 온다.

이번엔 곡의 분위기에 대해 알아보자. 00:05~00:10에 들리는 멜로디(마치 타잔의 외침 같은)는 곡의 분위기를 정글로 만든다(이 외침은 01:58~02:02에 더욱 선명하게 나온다). 후렴이 나올 때의 드럼은 마치 아마존에 사는 어느 부족의 축제를 연상시킨다. 눈을 감고 곡을 들어보면, 아이브의 여섯 멤버가 아마존의 여전사가 되어 사랑을 찾아 정글 숲을 헤매는 장면이 그려진다. 훅 파트에 나오는 시타르(인도 악기로 크고, 프렛이 있으며, 류트의 목을 길게 늘인 듯한 형태이다)는 정글로 국한되었던 공간을 동양으로 확장시킨다. 창과 칼을 든 여섯 명의 아마조네스, 곡의 분위기와 너무 잘 어울리지 않은가?

후렴구 가사의 라임이 좋다.

‘긴 꿈을 꾸게 해 이 방은 작은 헤븐’

‘춤을 추게 해 실컷 어지러울 만큼’

‘잘 봐 원, 투, 쓰리, 포, 파이브, 식스, 세븐’

‘you make me feel like eleven’

참고로 [ELEVEN]의 멜로디를 작곡한 작곡가의 말에 따르면, 일레븐의 의미는 10점 만점의 11점이라는 의미로 썼다고 한다.  

https://x.com/squib_bie/status/1506854580080242688?s=20

개인적으로는 영어 가이드의 라임을 맞추려다 보니 일레븐을 그대로 쓰게 되었고, 그 의미가 나쁘지 않아 타이틀 제목까지 간 것으로 보인다.

2. Take it

2번 트랙인 [Take it]은 흥겨운 라틴 리듬을 기반으로 한 Trap장르의 곡이다. 라틴 트랩이라 해도 무방하다. 한국에서는 좀 생소하지만, 이미 여러 아티스트들이 라틴 트랩 장르를 시도했었다(nct127–regular, 방탄소년단-Airplane pt.2, 소유-까만밤 등등). 그중 Kehlani의 [Undercover]를 가장 좋아하는데, [Take it]에서 [Undercover]의 바이브가 느껴졌다. 라티노스러운 메인 테마와 통통 튀는 플럭 신스 사운드, Hard Trap Brass Stab(찌르는 듯이 파워풀한 브라스 사운드)와 808bass(Roland사에서 출시한 TR-808이란 드럼머신에서 파생된 베이스. TR-808의 킥 사운드 중 Long Kick이 베이스처럼 들리는데, 이 사운드를 길게 늘이고 음높이를 조정한 것이 808 베이스의 기원이다) 조합은 사운드를 더욱 깊이 있게 한다.

아마조네스를 연상시켰던 [ELEVEN]과는 다르게, [Take it]은 스파이 영화를 연상시킨다. 때로는 매혹적으로, 때로는 장난스럽게, 때로는 귀엽게 타깃을 유혹하는 스파이가 되는 아이브가 연상된다. 쫙 붙는 라텍스 재질의 옷을 입고 목적지로 가기 위해 오토바이를 타고 대교를 질주하는 장면이 머릿속에 그려지기도 한다.

앨범 설명에 따르면, 가사를 고양이 시점에서 풀어냈다고 한다. 설명을 보고 들으니 가사가 이해가 가기 시작했다.

‘모두가 날 원한대도 쉽게 다가올 수 없어.’

‘갑자기 삐뚤어지면 또 뿔나 너를 할퀼걸.’

설명을 보고 내가 연상했던 장면을 다시 떠올리니, 아이브 멤버들이 고양이 분장을 하고 오토바이에 올라타 질주하는 장면이 떠올랐다. 




아이브는 단 두 곡으로 (다양한 상상을 할 수 있게끔) 그들의 다채로운 매력을 뽐내었다. 다음 앨범은 어떤 느낌으로 우리에게 다가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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