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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olumnlist Oct 22. 2023

[Cosmic chips]익숙한 목소리. 혹시...?

Cosmic chips 정규 1집 리뷰

최신 앨범을 쭉 듣고 있었어. 새로운 글을 써야 해서. 이것저것 듣다가 딱 끌리는 음악이 나왔어. ‘Cosmic chips’라는 밴드의 [Feel Your Lips]라는 곡인데, 인트로를 듣자마자 ‘아, 이 그룹의 리뷰를 써야겠다.’라는 생각이 들더라고. 사실 조회수 때문에 아이돌 위주로 리뷰하려 했었는데, AOR 장르는 또 못 참지…….

노래를 쭉 듣는데, 목소리가 너무 익숙한 거야. 그래서 검색을 해보니 웬걸, 정엽이 결성한 밴드인 거야. 역시, 사운드가 다르더라. 여기서 잠시 ‘Cosmic chips’를 소개할게.

‘Cosmic chips’는 브라운 아이드 소울의 보컬 정엽이 결성한 밴드야. 건반에 유니크노트, 기타의 김동현, 드럼의 동현(기타리스트와 이름이 같아), 베이스의 고대승, 으로 이뤄진 5인 밴드야. 멤버들의 음악 경력은 평균 10년이 넘는다고 하지. 그래서인지 인트로 리듬부터가 아주 쫄깃하더라고. 난 이런 찰진 리듬이 좋아. 오겹살처럼 풍미가 넘치고 쫄깃한 ‘Cosmic chips’. 들으러 가볼까?

(나는 앨범 수록곡 중 몇 곡만 추천해 주려고 해)     

2. [Feel your Lips]

타이틀곡인 [Feel your Lips]은 Funky 리듬 기반의 필리 소울 음악이야. 시티팝 애청자라면 분명 좋아할 거야. 시티팝의 원류 중 하나가 필리 소울 음악이거든. 난 ‘The Stylistics’를 좋아하는데, 실제로 소울 음악을 하는 사람이라면 ‘The Stylistics’의 영향을 받지 않은 사람이 없을 정도이지.

또 이 필리 소울 하면 스트링 사운드가 특징이야. [Feel your Lips] 후렴구에도 단음 스트링 사운드가 따뜻한 느낌을 배가시키지. 노래를 들어서 알겠지만, 되게 따뜻하지 않아? 난 필리 소울을 들으면 겨울날 벽난로 앞에서 핫초코를 먹는 장면이 떠올라. 생전 벽난로를 실제로 본 적도 없는데 말이야. 필리 소울은 따뜻함 + 미국을 연상시켜서 그런가 봐. 장르의 이름도 필라델피아(줄여서 필리) 소울이잖아.

난 앞으로 이렇게 따뜻한 노래가 더 많이 나왔으면 좋겠어. 붕어빵의 계절이잖아. 어제, 오늘 이틀 동안 야외에서 행사했었는데, 너무 춥더라.      

4. [Spring Again]

이 노래는 정말 핫팩이야. [Feel your Lips]는 약간의 Funky 스타일이 가미됐다면, [Spring Again]은 진짜 오리지널 필리 소울이야. 뭔가 끈적하지 않아? 목으로 계속 리듬을 타게 되잖아. 8비트 피아노가 정박으로 딱딱 떨어지는 게 아니라, 아주 미세하게 약간씩 뒤로 밀리는 저 레이백이 곡의 텐션감을 유지해. 베이스는 말할 것도 없고. Pre-Chorus부터 후렴까지 나오는 촉촉하고 부드러운, 마치 슈크림 같은 브라스 사운드. 그리고, 아까 말했던 단음 스트링 사운드. 거기에 버터 느낌 제대로 나는 정엽의 보컬까지. 이번 겨울을 보낼 따뜻한 노래를 찾았다고 볼 수 있지.     

5. [Interlude : Let’s hit the Floor]

이 앨범엔 총 3개의 연주곡이 삽입되어 있어. ‘Intro’ ‘Interlude’ ‘Outro’. 연주곡이 삽입된 이유는, 이 밴드가 단순히 ‘정엽’만을 위해 결성된 밴드가 아니기 때문이야. 연주자들도 돋보이는, 다시 말해 그만큼 실력이 있다는 걸 보여주는 거지. 3개의 연주곡 중 [Interlude : Let’s hit the Floor]가 가장 내 스타일이야. 난 페이드 아웃(소리가 점점 줄어들며 끝내는 음악 기법)을 좋아하거든.     

6. [paradise]

[paradise]는 Funky 음악이야. [paradise]와 같은 음악이 공연장에서 들으면 가장 신나는 Funky 음악이야. 연주자들도, 보컬도, 관객들도 신나게 뛰어놀 수 있는 스타일의 음악이거든. 그리고 2절이 끝나고 나오는 Break 파트. 여기서 놓았던 정신줄을 잠시 잡아줬다가 8마디가 끝나면 다시 미치는 거지. 어떻게 보면 약간 락적인 느낌이 포함된 음악이기도 해.

난 곡 길이가 짧아서 마음에 들었어. 내 생각엔 앞으로 대중가요의 평균 길이는 3분 이하라고 예상해. 짧으면 2분 길면 3분 10초? 3분 30초 이상은 뮤지션의 영역이 될 거야. 개인적으로 이런 세상이 안 왔으면 좋겠지만.     

난 개인적으로 정엽의 솔로 앨범도 좋아해. [First Time] 같은 음악은 진짜 해외 R&B 음악 같거든. [아무 일도 없었다]를 듣고 정엽이란 가수의 스펙트럼이 넓다는 것도 알게 됐고. 9곡 중 4곡만 소개했지만, 개인적인 바람으로는 전체 앨범을 듣길 바라. 개인적으로, 정말 즐겁게 작업한 느낌을 받았어. 밝은 바이브가 느껴지거든(물론 녹음은 죽을 맛이었겠지만). 

벽난로처럼 따뜻한 앨범 ‘Groove circuit’. 크리스마스 때 [Feel your Lips]와 [Spring Again]을 사랑하는 사람과 같이 듣길 추천할게. 농담이 아니라, 진짜 따뜻해질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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