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OP Remix & mashUP 추천
나는 콜라보를 좋아해. 전혀 맞지 않는 두 가지 색이 섞이면 정말 놀라운 콘텐츠가 생성되기도 하니까. 그래서인지 내가 좋아하는 곡의 리믹스나 매쉬업 버전을 유튜브에서 찾아보지.
여기서 잠깐! 매쉬업과 리믹스의 차이에 대해 짚고 넘어가자면.
매쉬업은 다른 두 곡을 섞는 걸 말해. 디제이가 보통 스테이지에서 하는 게 매쉬업이야.
리믹스는 원곡을 내 스타일 혹은 새로운 장르로 재탄생시키는 거야. 그래서 가끔은 원곡보다 리믹스 버전이 더 유명해질 때도 있지. Disclosure의 You&me를 리믹스한 Flume의 You&me가 대표적인 예야.
오늘은 내가 좋아하는 리믹스 & 매쉬업을 소개해보려고 해.
1. TAK – K-POP Culture
2011년에 유튜브에 미친 매쉬업이 등장했었지. Madeon의 Pop culture 매쉬업이었는데, 이 영상이 엄청나게 유행했었어. 그리고 2년 후인 2013년, 지금은 프로듀서로 활동하는 TAK이 K-pop Culture라는 영상을 업로드했지. 한때 이 영상의 음원을 추출해서 매일 듣고 다녔던 기억이 나. TAK이 손을 움직일 때마다 필터링되는 게 신기해서 저 기계를 사고 싶다는 욕구가 솟아오르기도 했었지.
지금은 nct127의 [Superhuman] 프로듀서로 더 알려진 TAK. 매쉬업이라는 새로운 세계를 알게 해 준 TAK의 영상을 처음으로 소개해주고 싶었어.
2. 뉴진스 – Hype Boy (City pop mash up)
이 곡은 유키카의 [좋아하고 있어요]의 Inst 트랙과 뉴진스의 [Hype boy]의 보컬 트랙을 매쉬업한 노래야. [Hype boy]의 많은 리믹스&매쉬업 버전을 들어봤지만, 난 이 곡이 단연 1등이라고 생각해. 크림소스와 토마토소스가 섞이니 로제 소스라는 새로운 소스가 나왔듯, 좋은 곡에 좋은 곡을 섞으니 새로운 느낌의 곡이 완성되었어. 새삼 [Hype boy]의 멜로디가 얼마나 잘 만들어졌는지 느낄 수 있는 곡이었어. 플랫한 멜로디여서인지 어느 장르에 붙여도 찰떡이거든. 역시 좋은 멜로디는 기억에 남는 멜로디이고, 기억에 남는 멜로디는 자극적이지 않은 플랫한 멜로디라는 걸 다시금 깨달았어.
3. nct127 – cherry bomb & 생율밤 Mash up
매쉬업 분야에서 빼놓을 수 없는 미친 인물, Johann Electric Bach야.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두 곡을 한 곡처럼 만드는 재능을 가진 J.E.B는 지금 소개하는 [생율 Bomb] 매쉬업 말고도 다양한 곡을 매쉬업 했어. 특히 Fitz And The Tantrums의 [Handclap]과 전국 노래자랑 오프닝 음악을 매쉬업한 버전이 가장 유명하지.
가끔 이렇게 생각지도 못한 아이디어를 가진 사람들이 부러워. 앞으로는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사람이 살아남는 시대가 될 거라고 예상하거든. 남들이 생각하지 못한 걸 만들거나, 이미 만들어진 콘텐츠의 틀을 깨는 사람 말이야.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사람들의 머릿속에는 무엇이 들어있을까? 아마 그건 순수한 재미일 것 같아. 여러 가지 생각을 하다 보면 나도 모르게 제약을 걸게 되고, 그 제약은 내 발목을 잡거든. 근데 순수하게 재미만을 추구하면 걸릴 제약이 없지. 가끔은 사회적 규정을 깨버리는 상상, 다시 말해 위험한 상상을 하는 것도 콘텐츠를 개발하는 데에 있어서는 되게 좋은 행위인 거 같아.
4. 펜타곤 – 빛나리 (But I Can’t Do anything)
1인 크리에이터의 능력은 있지만 기술은 아직 습득하지 못했다면? 그냥 밀어 붙어야지. 이 리믹스는 앨범 커버부터 음악, 가창력 모두 B급이라 이 자체로 완벽하게 느껴져. 여기서 어느 하나가 완벽했다면 재미없었을 거야. 분명 조악한데도 왠지 모르게 계속 듣게 되는 마력을 가지고 있어.
이런 콘텐츠의 선구자인지는 모르겠는데, 이 분야의 일인자라고 생각하는 크리에이터가 있어.
‘shonkywonkydonkey’라는 크리에이터인데, 이 사람은 진짜 제대로 하더라고. 라디오헤드의 OK Computer 앨범 전곡을 목소리로만 커버한 것도 신기한데, 각 악기의 사운드를 정확히 묘사하는 기술이 더 신기해. 원곡과 비교해서 들어보면, 이 사람이 얼마나 심혈을 기울였는지 느껴질 거야.
어떤 아이디어가 떠올랐는데 그걸 실행할 기술력이 없다고 느껴질 때가 있지. 그럴 땐 그냥 하면 돼. 나에겐 조악하게 느껴질지라도, 남이 봤을 땐 예술이 될 수도 있거든.
5. 뉴진스 – ETA (R&B Remix)
공교롭게도 이 곡 역시 뉴진스 곡이야. 다양한 아티스트, 다양한 곡을 소개하는 게 내 목적인데 또 뉴진스를 들고 왔어. 그럴 수밖에 없는 게, 이 리믹스는 경외감이 드는 곡이라서 그래. ‘LYREMusicGroup’이라는 유명한 해외 프로듀서 팀에서 R&B 스타일로 [ETA]를 리믹스했는데, 그 리믹스 버전에 레드벨벳 AI Cover를 입힌 곡이야.
처음 듣자마자 ‘레드벨벳이 왜 [ETA]를 리믹스했지?’라는 생각이 들었어. 초반에는 어색했던 AI Cover가 이제는 가수가 불렀다고 해도 손색없을 정도로 정교해지고 있어.
리믹스 자체도 너무 잘 만들었는데, 익숙한 레드벨벳의 목소리가 입혀지니 진짜 레드벨벳의 새로운 싱글 같아. AI Cover가 더 발전하게 되면 어떨까? 미래엔 각 소속사가 소속 가수의 목소리를 상업적 용도로 사용할 수 있게 판매할 거 같아. 배우의 얼굴 역시 상업적 용도로 사용할 수 있게 판매할 거고. 그때는 정말 1인 크리에이터 시대가 도래하는 거지. 노래와 춤, 연기를 혼자서 하고, 편집과 제작 역시 혼자서 하게 되는. 1인 크리에이터 시대가 되면 세상은 얼마만큼 어떻게 달라질까?
레드벨벳의 목소리를 들으니 이번 달 13일에 발매되는 정규 3집이 더욱 기대돼. 아쉽게도 월요일 발매더라고? 매주 일요일 K-POP Review를 업데이트하는데, 이번엔 다음 날인 월요일에 업로드할 예정이야. 레드벨벳은 못 참지. 내가 애정하는 그룹인 만큼, 제대로 리뷰할 예정이니 기대해 줘.
이렇게 내가 좋아하는 리믹스 & 매쉬업 트랙을 소개해봤어. 네가 좋아하는 리믹스 버전은 뭐가 있는지 댓글로 알려줄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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