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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olumnlist Nov 22. 2023

여전히 가슴 벅차오르는 드라마 OST

드라마 OST 추천

요즘은 드라마를 예전만큼 챙겨보지 않아. 아마 다양한 콘텐츠를 다양한 방식으로 즐길 수 있어서겠지?

내가 초등학교 때 할머니가 이런 말을 한 적 있어. “요새 드라마는 무슨 내용인지 모르겠다. 옛날 드라마가 더 재밌었는데.”

난 되게 재밌게 보고 있는데 말이야. 그때 할머니가 해주셨던 말이 지금에 와서야 이해가 되는 거 있지? 신기한 건, 그때 재밌게 봤던 드라마의 내용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거? 그런데도 재밌게 봤던 그 감정은 고스란히 남아있어. 특히 OST를 들으면 마치 내가 그때로 돌아간 것 같은 기분이 들어.

그래서 준비했다! 지금 들어도 가슴 뛰는 드라마 OST     


1. 올인 – 처음 그날처럼     


올인이 방영됐을 때 내가 초등학교 2학년이었어. 초등학교 2학년이 도박이 뭔지, 사랑이 뭔지 어떻게 알겠어. 근데도 진짜 재밌게 봤었던 기억이 나. 특히 [처음 그날처럼]은 내가 참 좋아했던 노래였지. 아직도 노래를 들으면 이병헌이 포커를 치는 장면이 떠올라. 솔직히 드라마 내용은 잘 기억이 안 나. 근데 왜 그 쓸쓸하고 슬픈 감정은 여전히 남아있을까.     


2. 천국의 계단 – 보고 싶다     


이것도 같은 시기에 같은 방송국에서 방영했던 드라마야. 천국의 계단은 내용이 어렴풋이 기억나. 난 아직도 김태희의 표독스러운 연기 때문에 ‘악역’하면 김태희밖에 안 떠올라. 최지우는 너무 안쓰럽고. 지금 보면 살짝 유치한 내용인데, 그때는 진짜 너무 슬펐어. 그 어린 나이에 봤는데도 눈물을 뚝뚝 흘리면서 봤으니 말이야.

천국의 계단은 [보고싶다] 보다 더 유명한 OST가 있는데, Rebecca Luker가 부른 [Ave maria]야.

[보고싶다]는 천국의 계단 OST라는 것보다 김범수의 노래라는 인식이 강한데, [Ave maria]는 드라마를 위해 만들어진 노래가 아닌데도 드라마랑 너무 찰떡이었어.      


3. 풀하우스 – Sha La La La     


풀하우스도 재밌게 봤던 드라마였어. 원작이 순정 만화여서 그런지 약간은 만화적인 전개가 인상적이지. 요새는 웹툰 원작의 영화/드라마가 많이 나오는데, 예전엔 순정 만화나 인터넷 소설 원작의 영화/드라마가 많이 나왔어.

이때 이 드라마 재밌게 봤었는데 아쉽게도 내용이 잘 기억나지 않아. 그런데도 마지막에 기자들 앞에서 정지훈과 송혜교가 키스하는 장면은 아직도 머릿속에 남아있어.   


4. 추노 – 낙인     


추노는 액션드라마라고 하기엔 서정적이고 로맨스 드라마라고 하기엔 너무 화려했던 드라마였지. 어쩌면 지금의 장혁을 만든 게 추노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인상적이었지. 장혁의 절권도 기반의 액션씬보다 더 인상 깊은 장면은, 바로 오열씬이 아닐까 싶어.

이 장면 보고 많이 울었었는데.

사실 난 [낙인]보다 [비익련리]를 더 좋아했어.

아무래도 추노를 더 잘 설명하는 곡은 [비익련리]가 아닐까 싶어. 정말 애환이 담긴 노래인 거 같아.     


5. 그 겨울 바람이 분다 – 겨울사랑     


이러고 보니까 송혜교 주연의 드라마가 3개나 되네. 그 겨울, 바람이 분다는 내용보다는 캐릭터와 때깔이 너무 좋았던 거 같아. 이것도 왜인지 내용이 잘 기억이 안 나. 근데 그냥 되게 슬펐던 드라마였던 거 같아. 이 노래 덕분에 더원이라는 가수를 좋아하게 된 거 같아.     


6. 도깨비 – Hush     


아……. 만약 한국 100대 음반처럼 한국 100대 드라마를 뽑는다면, 무조건 순위에 들 드라마가 아닐까 싶어. 16화 통틀어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공유가 캐나다에서 시를 읊는 이 장면이 아닐까 싶어. 물론 모든 화가 재밌었지만, 숨 멎을 듯 울림을 줬던 장면은 4화의 엔딩 장면이 아닐까. 드라마의 파급효과가 얼마나 컸냐면 공유가 읊었던 ‘사랑의 물리학’이 담긴 시집의 판매량이 10배가 올랐다는 거야. 정말 시와 잘 맞는 장면이 아니었나 싶어.     


7. 나의 해방일지 – 푹     


나의 해방일지는 여기 소개된 드라마 중 제일 최근 드라마야. 이 드라마는 호불호가 꽤 갈렸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개인적으로는 꽤 재밌게 봤었어. 장면이 있는 책을 읽는 느낌이 들었거든. 아직도 [푹]을 들으면 이 드라마의 몇몇 장면이 잔향처럼 남아. 직장인들의 비애, 주류에 섞이지 못한 사람들의 비애, 실패한 사람들의 비애가 너무 아프게 표현돼서 다시 보기는 좀 힘들지만, 그래도 가끔 장면 장면이 떠올라서 클립으로 다시 찾아보기도 하지.

지금까지 소개한 드라마를 쭉 보니까 내가 봤던 드라마는 대개 슬픈 거 같네. 풀하우스랑 도깨비 빼고는 죄다 슬픈 내용이야. 도깨비도 따지고 보면 슬픈 내용이긴 하지.     

드라마를 보지 않았는데 OST 때문에 보고 싶은 드라마도 있어.     


8. 궁 – 사랑인가요     


트랙 구성 자체는 전형적이라고 해도 될 만큼 특별하진 않아. 근데 이 풋풋하고 설레는 감성은 대체 어디서 오는 걸까? 처음 E.P의 선율과 그걸 뒷받침해 주는 기타 사운드, 그리고 초장부터 묵직하게 들어오는 베이스와 드럼. 그리고 나오는 패드 코러스와 커튼을 걷듯 장면을 전환시키는 하프까지. 곡 중간중간 적재적소에 등장하는 오케스트레이션 악기들이 곡을 더욱 벅차오르게 만드는 거 같아. 기술적으로 기술하라면 할 수 있지만, 이 감성을 설명하긴 너무 어렵네. 이래서 예술은 설명할 수 없는 분야에 있는 거 같아.

세상에 많은 듀엣곡이 있지만, 내 마음속 1등 듀엣곡은 [사랑인가요]가 아닐까 싶어. 아, 그리고 궁도 순정 만화 원작 작품이야. 궁을 봤던 독자가 있다면, OST를 들을 때 어떤 기분인지 말해줘. 나도 느껴보고 싶어.    

아, 그리고 궁이 리메이크 된다는 소식이 있더라고? 내년 공개가 목표라는, 그때 봐야겠어. [사랑인가요]는 그대로 수록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네.


9. 내 이름은 김삼순 – She is     


이 드라마도 본 적 없어. 근데 OST는 너무 유명하지. 이제는 브로맨스 장면에 쓰이는 곡으로도 더 유명해진 [She is]는 내가 정말 좋아하는 클래지콰이가 불렀어. 곡은 러브홀릭의 강현민이 작곡했지.

이 곡하면 강호동이 그의 특유의 발음으로 ‘내 사랑 김상숭?’하던 장면이 떠올라. 아마 드라마를 봤다면 드라마의 한 장면이 떠올랐을 텐데 말이야.

내 이름은 김삼순에는 또 다른 명곡이 수록되었는데. 이승열이 부른 [Be my love]야. 이승열은 내가 전에 영화음악 OST에서 소개했던 ‘유앤미블루’의 멤버이었기도 하지. 얼마 전에 새로운 싱글을 발매하셨던데, 이승열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 들어보는 걸 추천할게.     


이번 글은 좀 가볍게 써봤어. 음악 얘기보다는 영상 얘기를 더 많이 한 거 같네. 글에 적힌 드라마 말고 재밌게 본 드라마가 있으면 댓글로 적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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