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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olumnlist Dec 03. 2023

[정국] 00-10년대 아이콘을 다시 불러들이다 外

정국, 베이비 몬스터, The Deep, 정밀아 리뷰

정국이 2개의 리믹스를 발표했어.


Justin Timberlake와 함께 한 [3D]
Usher와 함께 한 [Standing next to you]

히트한 싱글을 구워 먹고 삶아 먹고 갈아먹는 미국 시장의 룰을 그대로 따랐다고 봐야 할까? 그 당시 아이콘들과 협업하며 새로운 아이콘으로 부상하기 위해서일까?

뭐가 됐든 그때의 가수들을 다시 들을 수 있어서 좋았어. 특히 Justin Timberlake와 함께 한 싱글은 엔싱크 노래처럼 느껴지더라고. 이 곡은 뭐랄까... 부드러운 실크와 거기에 박힌 금박 자수 같달까. 저스틴의 보컬은 버터 발린 듯이 부드럽고 매끈한 보컬 사운드야. 사람마다 특유의 목소리를 가지고 있잖아. 어떤 사람은 좀 거칠고 어떤 사람은 좀 느끼하고 어떤 사람은 높고. 저스틴의 보컬은 아주 부드럽게 뽑힌 실크 같아.

반면에 정국은 좀 더 거친 느낌이 강해. 이건 발음으로 인한 발성 때문이라고 봐. 

한 번은 노르웨이 사람들하고 곡작업을 했던 적이 있었는데, 내가 비트를 만들면 그분들이 탑라인을 작곡하는 형식의 송캠프를 참여했었지. 그때 느낀 건, 서양인들의 목소리는 이펙터 걸기 참 좋다? 하나의 악기처럼 느껴지더라고. 굳이 섬세하게 만지지 않아도 잘 먹히는 느낌이었어. 예를 들면, 랫풀 다운을 하는데 10의 힘으로 30-40을 드는 느낌? 이거에 대해서 형들하고도 얘기를 나눴었는데, 엔지니어 형님의 말이 아직도 기억에 남아있어.
 "유명한 아웃보드 회사들은 유럽 아니면 미국이야. 아날로그 아웃보드나 디지털 플러그인들을 개발할 때 샘플이 필요할 거 아냐. 그럼 자기 나라 사람들로 샘플을 따겠지, 찾기도 힘든 동양 사람들을 샘플로 따겠어? 그러니 자연히 외국인들의 발성이나 발음에 맞게 세팅을 하는 거지."
 그러면서 내게 외국인과 외국에서 살다 온 동양인, 일반 동양인을 녹음받을 때의 차이도 설명해 주셨어. 참 이게 흥미로운 얘기인데, 예시 없이 말하려니 재미가 반감되네. 외국인 목소리에 컴프레서를 걸어보고 이리저리 만져보면서 '이렇게 다르고 저렇게 다르네'라는 걸 느끼면 재밌을 텐데.

어쨌든!

정국의 보컬은 되게 신선하게 느껴져. 동양인의 발성인데 영어 발음이 어색하지 않거든. 그런 오묘하고도 거친 느낌과 저스틴의 부드러움이 섞여 실크 재질에 동양적인 자수가 박힌 느낌이 들더라고.

정국의 곡에 참여한 가수들은 00-10년대 슈퍼스타들이야. 저스틴은 말할 것도 없고 어셔 역시 우리에게 너무 익숙한 가수지. 이걸 보면서 또다시 느끼는 건, 정국의 앨범 'Golden'은 'back to the 2000'을 표방하고 있다는 거? 다음은 어떤 가수와 협업을 할 거 같아? 저스틴과 어셔니까... 그다음은 크리스티나 아길레라? 브리트니 스피어스? 메리 제인 블라이즈는 할 법도 한데. 정국이 군대에 가 있어도 계속해서 앨범은 나올 것 같아. 공백기를 최소화하는 게 아무래도 중요하니까. 군대에 있어도 활동하는 것처럼 보이는 게 낫겠지 아무래도.


BABYMONSTER - BATTER UP

YG에서 공들여 만든 그룹, 베이비 몬스터가 지난 11월 27일 [BATTER UP]으로 데뷔했어. 아현을 제외한 6인조로 먼저 활동을 시작한다고 해.

개인적으로 베이비몬스터가 YG의 사활이 달린 그룹이라 생각해. 빅뱅 계약 종료, 블랙핑크 재계약 이슈, 테디의 부재 등. 지금 YG의 간판이라고 불리는 가수는 (블랙핑크가 재계약을 하지 않는다는 가정 하에) 악동 뮤지션밖에 없어. 외려 배우 쪽이 더 탄탄하지. 그렇기에 YG의 활로는 베이비몬스터인 듯한데...

솔직히 데뷔 싱글은 조금 실망스러워.

멤버 개개인의 실력, 비주얼은 지금까지 YG가 선보였던 어느 그룹보다 더 탄탄해. SMP 스타일의 곡이 있다면 YG 스타일의 곡도 있잖아. [BATTER UP] 역시 YG스타일에 가장 잘 맞는 곡이라고 생각해.

근데, 근데 뭔가 부족한 느낌? 항상 내가 주장하는 지론은, 한 가수의 첫 앨범 첫 번째 트랙이 그 가수의 정체성을 드러낸다는 거야. 근데 이건... '우리는 블랙핑크를 계승할 그룹이에요'라는 메시지밖에 느껴지지 않아. 딱히 좋지도 않고 그렇다고 나쁘지도 않고. 애매한 기운이 물씬 감돌고 있는 와중에 실력들은 다 출중해. 그들의 실력 때문에 다음 앨범을 기대할 수밖에 없어. 이런 식으로 다음 앨범이 기대되긴 또 처음이네.

그나마 긍정적인 건, 역대 K-POP 그룹 데뷔 뮤직비디오 최다 조회수(24시간 기준)라는 거? 일단은 이목을 끌었다는 게 가장 긍정적인 면일 거 같아. 일단은, 일단은 다음 앨범을 기대해 보기로.


뮤지션 소개

전혀 다른 두 뮤지션 The Deep과 정밀아.

이번 주에 발매된 앨범 중 가장 귀가 집중되는 앨범들이었어.

일단 The Deep은 일렉트로닉, 그중에서도 UK 개러지 기반의 앨범이야. 요새 UK 개러지 음악이 많이 발매되고 있지? 그중 가장 UK개러지스러운 앨범을 꼽자면 바로 'Messy Room'일 거야. 영국 특유의 거칠고 Raw 한 스타일을 잘 표현한 앨범이야. 가끔 보컬과 트랙이 따로 노는 하우스 음악이 있는데, 'Messy Room'의 수록된 노래들은 그런 이질감을 느끼지 못했어. 제대로 컨셉추얼한 느낌이라 듣는 내내 귀가 즐거웠어.


그리고 정밀아. 나긋하고 조용한 게 여자 루시드폴 같은 느낌이랄까. 근데 거기에 존 메이어를 좀 섞은? 

말하듯이 노래해서 그런지 오랜 친구와 모닥불 앞에서 대화를 나누는 느낌이 들어. 노래라는 느낌보다는 음이 얹어진 대사처럼 들리는 거 있지. 이번 겨울에 잔잔하게 듣기 좋은 앨범인 거 같아.


이렇게, 4명의 뮤지션을 소개해봤어.

좋게 들었던 뮤지션이 있다면 댓글로 알려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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