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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olumnlist Dec 18. 2023

개소리를 정성스레 써봤습니다

내가 믿는 카르마와 내가 생각하는 카르마의 작동원리


영혼은 존재합니다.

영혼은 회귀합니다.

그것을 '윤회'라고 합니다.

전생의 업장(업보)이 현생으로 이어집니다.

그것을 '카르마'라고 합니다.

[본문에 들어가기 전에, 불교는 종교가 아님을 밝힙니다.]



1. 우리는 이미 윤회 시스템을 알고 있다?



우리는 이런 질문에 익숙합니다.


"다음 생에 태어나도 지금의 남편(부인)과 결혼하실 건가요?" "다시 태어나면 뭐가 되고 싶으세요?"


이런 말들도 익숙하죠.


"전생에 죄를 많이 지어서 그래." "그게 다 네 업보다." "자업자득이지."


우리는 이미 '윤회'라는 시스템을 내재하고 있습니다. 불교 문화권인 아시아인들에겐 전생(前生), 현생(現生), 내생(來生)이 익숙하죠. 그리고 이 업보, 즉 카르마라는 단어가 수상하리만큼 익숙합니다.


여담 : 침략의 역사가 깊은 나라일수록, 윤회라는 개념이 생소합니다.

내가 뺏은 돈, 땅, 목숨이 업장이 되어 돌아온다는 사상을 그들이 쉽게 믿을 수는 없었을 거라 생각합니다.

(원죄를 사하기 위해 내려온 예수님은 서양인들의 업장을 사하기 위해 내려온 것이 아닐까?)]



2. 카르마(업보)란 무엇인가?



업보는 일반적으로 나쁜 짓을 하면 벌을 받고, 착한 짓을 하면 상을 받는다 라고 알고 있습니다. 이 말은 틀린 말이 아닙니다. 단지 이해를 위해 너무 단순화한 말일뿐입니다. 카르마는 무한히 연결된 원인과 결과입니다.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한 남자가 있습니다(김종국 아닙니다). 길을 걷던 도중, 스쳐 지나가는 여성에게서 익숙한 향기(전 여자친구의 향수 냄새 혹은 부모님의 냄새 혹은 그와 비슷한 추억을 자극하는 어떤 냄새)를 맡습니다. 그는 걸음을 돌려 그녀에게로 다가가 말을 겁니다. 그녀도 그가 싫지는 않았는지 얘기를 나눕니다. 둘은 번호를 주고받고 연락을 이어갑니다. 그 후, 연인이 되고 결혼을 하게 됩니다. 가정을 꾸리고 아이를 낳습니다. 아이는 커서 그들의 부모처럼 우연히(혹은 필연적으로) 인연을 만납니다.


원인은 [익숙한 향기]입니다. 행위는 [말을 걺]입니다. 결과는 [결혼]입니다. 이렇게 원인에서 행위로, 행위에서 결과로, 또 그 결과[아이]가 다시 원인이 되어 행위를 하고 결과를 낳습니다. 쇠사슬처럼 얽힌 인과관계가 카르마입니다.


그럼 이 카르마는 어떻게 작동할까요?



2-1. 카르마(업보)는 어떻게 작동하는가?



카르마는 기본적으로 선악의 개념이 없습니다. 원인과 행위, 결과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연결될 뿐입니다. 여기서 [결과]가 중요합니다. 카르마는 결과를 보고 다시 원인을 낳습니다.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나는 불행한 사람이야'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 사람이 있습니다 [원인]. 그는 실제로 어떤 불행을 겪습니다 [행위]. 그 후 그는 생각합니다, '난 역시 불행한 사람이야'[결과].


카르마는 생각합니다(물론 실재하는 생명체는 아닙니다, 비유적으로). '아, 이 사람은 불행을 원하는구나.'


그렇게 카르마는 연쇄 작용을 일으킵니다. 왜냐? 그 사람이 원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내 삶은 왜 이렇게 불행하지?'라는 의문 역시 [원인]으로 작동합니다. 불행한 '이유'를 찾으니 카르마는 결괏값을 내놓을 수밖에 없는 것이죠.


집에 쓰레기를 쌓아두고 사는 것과 같습니다. 카르마를 비우지 않으니(연쇄 작용을 끊어내지 않으니) 쌓이게 되는 겁니다.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겠죠?


카르마가 변형(변질 x)되어 끌어당김의 법칙으로 소개되고 있는 영상들을 심심찮게 마주합니다. 영상들을 보면 결국 카르마 시스템에 관한 얘기더군요.


어쨌든, 카르마는 우리 영혼 시스템에 기록됩니다.


기록된 내용은 내세에 연결됩니다.



2-2. 카르마(업보)는 어떻게 후생에 영향을 끼치는가?



카르마는 영혼에 새겨진 문신입니다. 단지 어떤 행위의 결과만을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보다 더 거대한, 영원의 굴레라고 생각하는 게 좋겠군요. 프랙탈 구조처럼, 미시적일 때도, 거시적일 때도 같은 모습을 지니고 있다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지금 현생에도 카르마가 존재하고, 전생 현생 내세라는 윤회의 굴레에도 카르마가 존재합니다.


예술적인 재능을 타고난 사람들이 있습니다. 색감에 재능을 가진 사람이라든지, 절대음감을 가진 사람이라든지. 그런 능력은 전생에 내가 쌓은 업보와 관련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조선 중기에 양반 가의 솔거 노비인 쪼깐이(足間伊)이가 있었습니다. 그는 봄이면 씨를 뿌리고 가을이면 추수를 하며 틈틈이 벌목을 했습니다. 그는 밭일을 하면서 노래를 불렀습니다. 벌목을 하면서도 노래를 불렀습니다. 외거 노비인 개똥이와 꺽쇠는 쪼깐이의 노래를 듣고 노동의 고생을 이겨냈습니다. 쪼깐이의 노래 실력은 마을에 소문이 났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쪼깐이는 병을 얻어 드러눕게 됩니다. 쪼깐이의 부모님과 개똥이, 꺽쇠, 주인어른이 그의 주위에 앉아있었습니다. 쪼깐이는 자신의 삶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걸 느끼고 있었습니다. 그는 말합니다.


"다음 생에 태어나면 이런 밭일이나 벌목 말고 노래나 실컷 부르고 싶습니다. 내 노래가 한양까지 소문이 나서 왕께서도 구경 왔으면 좋겠습니다."


주인어른은 그의 말이 무례하다고 느꼈지만(왕을 알현하기는커녕 왕한테 오라니요!), 내심 그도 쪼깐이가 다음 생에는 그렇게 살았으면 바랐습니다. 죽기 전인데 무슨 말인들 못하겠습니까. 그렇게 쪼깐이는 스무 살이 채 되기 전에 생을 마감했습니다.


쪼깐이의 영혼에는 강한 카르마가 새겨졌습니다. 쪼깐이는 다음 생에 무엇이 되었을까요? 쪼깐이는 분명 가수가 되었을 겁니다. 그의 카르마에는 '노래'에 대한 갈망이 새겨졌으니까요.


그렇다면 쪼깐이는 '어떤' 가수가 되었을까요?

그것은 그가 쌓은 업보에 따라 달라집니다.


쪼깐이가 삶을 '비관'했다면? ->


쪼깐이가 삶을 '낙관'했다면? ->


쪼깐이가 선택한 카르마가 그대로 현생에 이어졌답니다.


어떤 사람은 정치에 재능이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셈에 재능이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00에 재능이 있습니다(초등학생이 고등수학을 푼다든지, 음악과 관련 없는 직종인 사람이 절대음감을 가지고 있다든지, 남들보다 언어 습득 능력이 빠르다든지, 어떤 분야의 천재적인 재능을 가진 이들) . 그 재능은 어떻게 타고났을까요? 그것은 분명 내가 전생에 노력 혹은 갈망했던 '카르마'가 현생에서 발현되고 있는 겁니다. 그러니 재능에 너무 목매달지 마세요. 쪼깐이는 그 재능을 얻기 위해 전생 내내 고생했으니까요. 현생에 못다 이룬 꿈은 내세에 분명 이뤄집니다.



2-3. 전생의 카르마(업보)는 끊을 수 없는 것일까?



저는 사주를 믿습니다. 저의 아버지가 철학관을 운영하시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제 인생은 너무 감사하게도, 사주 대로 흘러가고 있습니다. 제가 감사하다고 말한 이유는, 운명을 믿기 때문입니다. 저는 윤회 1-2회차 밖에 되지 않아서 아직 삶을 개척해 나갈 용기가 없기에 운명적으로 흘러가는 삶이 마음에 드는가 봅니다. 스스로 개척해 나가는 운명보다는, 물의 흐름에 내 몸을 맡기듯 흘러가는 삶을 지향하기 때문이죠. 사주는 나의 카르마를 확인할 수 있는 가장 간단한 방법입니다(사주는 신점과 다릅니다).


여담 : 아버지 말로는 사주는 본인 사주와 부모님의 사주, 동업자(혹은 애인, 주변인 등등)의 사주를 함께 봐야 정확하다고 말씀하십니다. 세상은 혼자 사는 게 아니기 때문일까요? 어쨌든.


사주대로 살지 않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꽤 많죠. 그런 사람은 카르마의 굴레를 끊어낸 사람입니다. 비유하자면 이렇습니다.


영화 필름이 있습니다(필름은 운명입니다) . 영사 기사가 영화를 틉니다(영사 기사는 당신입니다). 필름이 돌아가면서 영화가 상영됩니다. 영사 기사는 재생을 멈추고 필름 릴을 잘라냅니다. 자른 릴에 다른 필름 릴을 붙여 재생합니다. 짠! 새로운 영화가 시작됐습니다(즉, 원래 본인이 가졌던 카르마의 굴레를 끊어냈습니다).


카르마의 굴레를 끊어내는 건 습관을 고치는 것과 같습니다. 당장 내일부터 산스크리트어를 써야 한다면 어떨 것 같습니까? 언어를 배워본 사람은 아시겠지만, 한 언어를 머릿속에 정립시킨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닙니다. 게다가 산스크리트어라니요. 한국에 산스크리트어 학원이 존재하는지조차 모릅니다.


하지만, 사람은 신기하게도 어떻게든 해냅니다. 업보를 끊고 새로운 필름 릴로 내 삶을 재생하겠다라고 마음먹는다면, 새로운 카르마를 불러들일 수도 있습니다.


카르마를 바꿀 수 있는 방법 중 가장 잘 알려져있는 것은 감사입니다. 모든 것에 감사하는 것이죠. 어떤 무당은 육식이 업장을 쌓는 행위가 아니라고 말합니다. 다만 감사하는 마음으로 먹으라고 하죠.



아래 영상과 같은 방법도 카르마를 끊을 수 있는 방법 중 하나입니다.




카르마를 끊는 법에 대해 한 가지 더 말하자면, 덕을 쌓는 것입니다.


덕이라고 하니까 뭔가 사이비 냄새가 확 나는데요. 걱정 마세요. 저는 조상이 노했다고 말하거나 제사비를 요구하지 않습니다.


덕을 쌓는 방법은 아주 간단합니다.



위 표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오타니 쇼헤이의 목표 달성표인데요. 중앙 하단에 운에 관한 표가 있습니다. 위 표에서 보이듯 덕을 쌓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쓰레기를 줍고 물건을 소중히 쓰고 인사하고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간단해 보이지만 쉽지만은 않죠. 나만 보면 으르렁대는 김 팀장에게 웃음으로 대하기가 쉽지 않은 것처럼요. 하지만! 여기서 우리는 카르마의 작동 원리를 다시 한번 더 눈여겨봐야 합니다.


[원인]-[행위]-[결과]


좋은 기운은 또 다른 좋은 기운을 만들어 내고 그것이 쌓여 덕이 됩니다. 덕은 카르마의 굴레를 재편하는 가장 빠르고 확실한 방법입니다.



3. 확장하지 않으면 소멸한다.



영혼은 확장을 지향합니다. 의미 없는 질문은 금방 소멸됩니다. 제가 여러분께 [지금 12억 받기 vs 매달 100만 원씩 10년 동안 받기]라는 질문을 한다면, 여러분은 한 20분 정도 즐거운 고민을 하겠죠. 그러나 이 고민은 한 시간 혹은 하루 만에 잊힙니다. 확장할 수 없는 질문이기 때문이죠. 그러나 여러분께 ‘향후 10년 간 스스로의 발전을 위한 계획이 무엇이냐’ 묻는다면 여러분은 꽤 오래 고민을 할 것입니다. 이 질문은 영혼을 확장시키는 질문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우주가 생각의 창고라고 생각합니다. 우주가 팽창하는 이유도 그와 같습니다. 우리의 사유가 생명력을 얻어 우주 어딘가에 기록되는 것이죠. 만약 우리가 외적인 것, 쾌락적이고 단순한 것만 좇는다면 우주는 그런 것들로 채워지게 될 것입니다(물론 이것은 나쁘고 좋고의 판단을 내릴 수는 없습니다. 카르마는 선과 악을 모른다고 앞에서 얘기했었죠? 어떠한 생각도 옳고 그름이 있지 않습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것이 우주를 이루고, 반대로 우리의 삶에 영향을 끼치게 됩니다. 영혼은 사유에 생명력을 불어넣고, 생명력을 얻은 사유는 우주에 새겨지고, 우주에 새겨진 사유는 결국 사회를 이루는 근간이 됩니다. 한 사람의 생각이 세상을 바꾸는 이유도 이와 같습니다. 한 사람의 거대한 생각이 우주에 커다랗게 새겨져 우리의 삶을 뒤흔드는 것이죠.

우리 모두는 지금 세상이 분명 날카로워졌다는 걸 느낍니다. 왜 그럴까요? 세상이 점점 이상하게 확장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왜 말도 안 되는 분쟁이 일어날까요? 왜 단 두 개밖에 없는 성별이 서로를 미워하게 되었을까요?(분명 카르마는 옳고 그름이 없습니다. 다만 사유를 재현할 뿐입니다)



4.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모르겠습니다. 분명 영혼이 존재하고, 카르마가 존재하고, 우리의 사유는 우주에 기록됩니다. 다만 네오가 빨간약을 선택했다고 해서 세상이 변하지 않았듯이, 영혼이 있다고 믿는다고 해서 변하는 건 없습니다. 변하는 건 빨간약을 선택한 후 [행위]입니다. 저는 제 영혼을 성장시키기 위해 노력[행위]하며 살 예정입니다.


여러분은 어떤 삶을 지향하시는지, 그전에 영혼이 있다는 것을 믿으시는지, 윤회를 믿으시는지, 혹은 제 얘기가 정성스러운 개소리라고 생각 드시는지 궁금합니다. 또한 어떻게 살아가실지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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