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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olumnlist Dec 27. 2023

마, 니 깔롱지기네? (2)

왠지 힙하고 싶은 날 듣는 음악 [밤 버전]

저번엔 힙하고 싶은 '낮'에 듣는 음악을 소개해드렸었죠. 이번엔 '밤'에 들으면 힙해지는 음악을 준비해 봤습니다. 고고! (이번 추천 역시 글이 짧고 노래가 많습니다!)




1. Medasin - Always Afternoon (ft. Kathleen)

2016년, Masego와 함께한 'The Pink Polo EP'로 정식 데뷔한 메다신. 몇 살인가 봤더니 2001년생이래요. 그럼 뭐야... 중 3 때 활동을 시작한 거네? 대단하네...

메다신의 시작은 리믹스입니다. 포스트 말론이나 DJ칼리드의 음악을 리믹스하던 메다신은 Masego와 만나 2016년에 협업 EP를 발매하고, 2018년 정규 'Irene'을 발매하면서 자신만의 독특한 음악 스타일을 보여줬죠.

메다신의 음악은 몽환적입니다. 마치 얕은 잠에 빠진 듯한 몽롱함을 가지고 있죠. 지금은 사운드가 어느 정도 정리된 음악을 발매하지만, 그의 초기 작품을 들으면 정제되지 않은 날 것의 몽롱함이 돋보입니다.



Medasin - Daydream (feat. Joba)

제가 처음 메다신을 접하게 된 곡이기도 하죠.

2023년엔 앰비언트 스타일의 정규 앨범을 발매한 메다신. 어떠신가요? 밤에 듣기 좋으신가요?




2. Duñe x Crayon - I Can't

낮버전에 소개해드렸던 'Roche musiq'에 소속된 아티스트인 듄과 크레용. 특히 로체 뮤직은 소속된 뮤지션 간의 협업이 꽤나 자유롭게 이뤄지는데요. 그중 저는 듄과 크레용의 케미스트리가 꽤 좋더라고요. 만약 [I can't] 같은 스타일이 마음에 드신다면, 앨범에 수록된 나머지 3곡도 듣기를 추천드립니다.



Duñe x Crayon - Blue Window

개인적으론 이 노래가 더 좋습니다.




3. Faye Webster - Flowers (Feat. Father)

2013년에 자가 발매한 앨범 'Run and Tell'로 데뷔한 페이 웹스터는 현재 아틀랜타에서 가수 활동과 사진가 활동을 병행한다고 해요. [Flowers]가 수록된 3집 앨범 'Atlanta Millionaires Club'의 타이틀 곡인 [Room Temperature]는 미국의 저명한 음악 잡지인 롤링스톤에 실렸고, 버락 오바마가 2020년 가장 좋아하는 노래 중 하나로도 꼽았죠. 저는 [Room Temperature]보다는 [Flowers]가 더 좋습니다.




4. (NIIA) - Hurt You First

2017년에 발매된 [Hurt you First]. 이 노래로 '니아'라는 뮤지션 처음 알게 되었는데, 알고 보니 2007년에 데뷔한 잔뼈가 굵은 뮤지션이었더라고요. 어머니의 영향 때문인지(어머니는 오페라 가수 출신) 어렸을 때부터 음악을 시작했고, 2005년에 이미 미국 국립 예술 진흥 재단에서 선정한 미국 최고의 가수 100인 중 한 명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참, 세상은 넓고 훌륭한 뮤지션은 많은데 찾아서 들을 시간이 없네요. 




5. Men I Trust - Numb

유튜브의 세계화로 인해 예전 같았으면 듣지도 못했을 나라의 뮤지션들을 방에서 쉽게 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멘아이트러스트도 유튜브의 수혜를 받은 밴드 중 한 팀인데요. 본국인 캐나다는 물론이거니와 남미와 동남아에서 그렇게 인기가 많다고 합니다. 몽환적이고 조용한 음악임에도 남미와 동남아에서 유행한다니, 좀 아이러니하긴 하죠? 뭔가 정열적이고 파이팅 넘치는 음악을 소비할 것 같은데요. 한편으로는, Chill한 분위기의 몽환적인 음악을 하는 뮤지션이 남미나 동남아엔 거의 없다시피 해서 유행하는 게 아닐까요? 희소성의 가치처럼요. 몽환적인 음악을 찾는 사람들의 니즈를 완벽히 충족해 주는 밴드, 'Men I trust'. [Numb]가 마음에 드신다면 아래의 곡도 들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Men I Trust - Show Me How




6. Giveon - Like I Want You

제가 기비온을 처음 접했을 땐 이렇게까지 유명하진 않았었는데, 지금은 유튜브 구독자가 무려 292만 명이나 되네요. 그도 그럴 것이, 기비온의 목소리 톤은 한 번 들으면 여간 잊기 쉽지 않죠. 묵직하면서도 섹시한, 가창을 위해 만들어진 목소리. 활동명인 기비온은 본명이기도 한데요, 기비온의 어머니께서 'give on'이란 뜻으로 지어주셨다고 합니다. 이름처럼 많은 사람들에게 좋은 노래를 선사하는 뮤지션, 기비온이었습니다.





7. Sunset Rollercoaster - My Jinji

2009년 대만에서 결성된 밴드 '선셋 롤러코스터'. 재즈 / 펑키에 기반을 두고 있는 만큼, 밴드 멤버에 색소포니스트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60-70년대 팝밴드의 느낌도 나고 재즈 밴드 느낌도 납니다. 개인적으로 [My Jinji]라는 곡을 제외한 다른 곡들은 즐겨 듣지 않습니다. [My Jinji]가 귀에 가장 잘 맞는 것 같습니다.




8. edbl - The Way Things Were

2019년에 데뷔한 영국 출신 기타리스트 겸 싱어송라이터인 에드블(이렇게 부르는 게 맞는지는 모르겠습니다). 본명인 edbl은 본명인 Ad black의 별칭이라고 하네요. 싱어송라이터 활동보다는 작곡가 활동을 주로 하는 것 같습니다. 구글이나 네이버에 검색해도 많은 정보가 나오진 않습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edbl의 음악을 소비하고 있고, 이런 플레이리스트까지 나왔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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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는 현재 가장 모던한 블루 아이드 소울을 하는 뮤지션이라 생각합니다. 취향이 맞는다면, 처음 듣자마자 edbl의 팬이 되실 거라 확신합니다.




9. Miles Davis - 'Round Midnight

충격발언 하겠습니다. 학교 다닐 때 마일스 데이비스 음악 안 들었습니다. 이건 마치, '저는 국문학과인데요. 주시경 선생님과 이극로 선생님 이름만 들어봤습니다' 같은 거랄까요. 근데, ['Round Midnight]은 진짜 생각날 때마다 들었습니다. 왠지 모르게 너무 우울한 날 들으면서 담배를 많이 태웠던 거 같네요. 멜랑콜리아한 느낌이 들 때마다 자주 들었던 ['Round midnight]. 




10. Chet Faker - Gold

2012년 데뷔한 호주 출신 뮤지션 쳇 페이커. 트럼펫 연주자인 쳇 베이커를 존경해 활동명을 'chet faker'로 지었다고 합니다. 2016년부터 '닉 머피'로 활동하다가, 2020년 이후로는 다시 '쳇 페이커'로 활동 중입니다.

제가 처음 코드쿤스트의 음악을 들었을 때, '아 쳇 페이커에게 영향을 많이 받았구나'라고 생각했었습니다. 쳇 페이커의 초창기 작업물을 들으면(정규앨범 [built on glass]) 코드 쿤스트의 바이브와 흡사하다는 걸 느끼실 겁니다. 현재는 무척 밝은 음악을 발매하는 '쳇 페이커.' 멜랑콜리아함을 느끼고 싶으시다면 초창기 작업물을 추천합니다.




11. Daft Punk - Something About Us

이제는 더 이상 만날 수 없는 다프트펑크(해체). [Something About Us]는 현재 다프트펑크의 명성을 만들어준 2집 'Discovery'에 수록된 곡입니다. 2집에 수록된 곡들은 전부 원곡이 있습니다. 'Discovery'라는 앨범 제목이 보여주듯, 원곡의 소스들을 추출해 컷앤페이스트하여 새로운 음악을 만들어냈습니다. 다프트펑크는 'Remake'라는 단어 대신 'Discovery'라는 단어를 사용했습니다. 곡 안에 새로운 곡을 발견했다는, 크게 보면 결국 하늘 아래 새로운 음악은 없다는 소신을 담은 앨범이라고 생각합니다.


다프트 펑크가 어떻게 작업했는지 시뮬레이션해 보는 영상
컷앤페이스트 기법을 이해하기 가장 적합한 영상

[Something About Us]는 여전히 이슈가 되는 곡입니다. discovery에 수록된 곡 중, 아직까지 원곡이 뭔지 모르는 곡들 중 하나거든요(수록된 14곡 중, 원곡이 뭔지 모르는 곡은 4곡입니다). 해체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우리에게 궁금증을 유발하는 다프트 펑크. 다른 건 몰라도 2집은 정말 추천드립니다.




12. d4vd - Here With Me

미국의 싱어송라이터인 데이비드. 그의 데뷔 과정이 참 재밌는데요. 프로게이머 활동과 인터넷 게임 방송을 겸했던 데이비드는, 유튜브와 트위치에 자신이 플레이한 게임의 하이라이트 영상을 업로드하곤 했습니다. 영상에 삽입되는 음악의 저작권 침해를 막기 위해 본인이 직접 음악을 만드는 걸로 음악을 시작했다고 합니다. 그렇게 시작한 음악인데, 현재 구독자가 112만에 [Here With Me]의 조회수는 약 9000만에 가깝습니다. 요새는 직업의 경계가 많이 허물어진 것 같습니다. 부업으로 음악을 하거나, 부업으로 작가를 하는 경우가 많죠. 예술의 부업화,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저는 별생각 없습니다. 데이비드처럼 재능이 있다면야 부업을 하든 본업을 하든 별 상관없을 것 같습니다.




13. HYBS - Dancing with my phone

2021년에 데뷔한 태국 출신 인디팝 듀오 '하입스'. 특유의 서정적인 분위기가 참 매력적이죠. 그들의 데뷔 싱글인 [Ride] 역시 추천합니다.


HYBS - Ride




14. 선우정아 - 동거

다들 아시죠? 선우정아. 긴 말이 필요 없다는 걸 압니다. 실용음악과 입시를 준비하면서 선우정아의 2집을 처음 접했습니다. 듣자마자 '와... 이런 천재가 있다니. 사람들이 왜 모를까' 했었는데, 지금은 많은 사람들이 사랑해 줘서 제 기분이 다 좋습니다.




정식 뮤직비디오는 아닌 것 같습니다.

15. KIRINJI (키린지) - サイレン の歌 (사이렌의 노래)

전에 디스클로저를 소개하면서 형제 밴드라고 했던 거 기억하시나요? 키린지 역시 형제 밴드입니다. 아, 오아시스 역시 형제 밴드로 유명하죠. 1996년 결성된 키린지는 현재 형인 호리고메 타카키 혼자서 팀을 이끌어나가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호리고메 야스유키의 말랑말랑하고 여린 목소리를 좋아해서 그런지 야스유키가 탈퇴한 이후의 음악은 잘 듣지 않습니다.

키린지는 특유의 벅차오름이 있는 것 같습니다. 키린지의 음악이 가슴 깊숙이 침투해 제 아픈 상처를 어루만져 주는 기분이랄까요. 슬프지만 기쁜, 가슴 아프지만 후련한 이중적인 감정이 들게 만드는 뮤지션입니다. 키린지의 다른 곡들도 추천해드릴게요.


kirinji - Aliens


KIRINJI (키린지) - 愛のCoda (사랑의 Coda)


KIRINJI (키린지) - Sweet Soul (스위트 소울)


KIRINJI - killer tune kills me feat. YonYon (거의 유일하게 즐겨들은 최신 키린지 음악)

키린지... 참 좋습니다. 들어보세요. 마치 맛있는 토속 음식을 권하는 현지인 같네요. 그렇다고 제가 일본인은 아니지만요. 아, 음악에 국가가 어딨겠습니까. 멜로디는 만국 공통어인걸요.




이번 글은 꽤 짧았습니다. 새로 발매하는 음반을 리뷰하는 건 어려움이 덜한데, 제가 좋아하는 곡에 의견을 붙이는 건 쉽지 않네요. 이번에 추천해드린 곡중, 마음에 쏙 드는 곡이 있길 바라면서 글을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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