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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실천교육교사모임 Apr 23. 2021

선량한 차별주의자

김지혜 著 창비출판사 - 차승민 씀

책을 읽는다는 건 저자의 생각을 독자가 받아들이는 과정입니다.


책을 읽을 것이라 선택한 것은 저자의 생각이 무엇인지 궁금하기 때문이고, 저자의 생각을 줄기를 따라가면서 몰랐던 사실을 알기 위한 이유가 큽니다.


몰랐던 사실을 아는 것만큼 짜릿한 경험도 없습니다.


새로운 것을 발견하면서 견문을 넓히고 독자의 사고에도 변화가 생겨 지평이 넓어지기 때문입니다.


책을 읽는 것의 장점을 이렇게 장황하게 적는 이유는 이 책이 주는 시선의 방향이 편안하고 즐겁게만 느껴지지 않았기 때문이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읽었습니다.


인권과 차별에 관한 책을 볼 때 묵직하게 다가오는 불편함이 있습니다. 


무슨 말인지는 알겠지만 책에 담긴 문장이 날카롭게 다가오기 때문입니다.


이전까지는 그랬습니다.


김지혜 님이 쓴 선량한 차별주의자는 주제가 주는 날카로움을 찌르면서 들어오는 불편함을 최소화하면서 끝까지 읽을 수 있어 큰 매력이 있습니다.


이 책은 수많은 각주와 참고문헌이 있음을 기록해두고 있습니다. 


각주와 참고문헌은 글의 객관성을 담보하는 큰 지지대 역할도 하지만 자칫, 견조한 글이 되거나 주장을 하기 위한 도구로 쓰일 땐 읽기 어려운 장벽이 되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 책은 그런 우려는 접어둬도 됩니다. 각주와 참고문헌은 글의 내용에 녹아 결국 저자의 이야기로 풀어 나옵니다. 


전문성과 객관성을 담보하면서도 물 흐르듯 펼쳐지는 저자의 읽기 쉬운 글쓰기에 감탄을 합니다.


먼저 목차를 살펴보겠습니다.


----------------------------------

프롤로그 당신은 차별이 보이나요? 


1부 선량한 차별주의자의 탄생 

    1장 서는 곳이 바뀌면 풍경도 달라진다 

    2장 우리는 한 곳에만 서 있는 게 아니다 

    3장 새는 새장을 보지 못한다 


2부 차별은 어떻게 지워지는가  

    4장 웃자고 한 말에 죽자고 덤비는 이유 

    5장 어떤 차별은 공정하다는 생각 

    6장 쫓겨나는 사람들 

    7장 “내 눈에는 안 보였으면 좋겠어” 


3부 차별에 대응하는 우리들의 자세  

    8장 평등은 변화의 두려움을 딛고 온다 

    9장 모두를 위한 평등 

  10장 차별금지법에 대하여 


에필로그 우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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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량한 차별주의자란 제목에서 유추할 수 있듯, 차별이 일어나는 상황에서 차별을 하는, 주는 쪽의 사람들이 특별한 차별주의자가 아님을 기술하고 있습니다.


1부 선량한 차별주의자의 탄생은 그 과정과 상황을 그리고 있습니다.


특히 3장. 새는 새장을 보지 못한다는 1부의 가장 압권의 내용입니다. 철장에 갇혀 있으면서도 새장 속 철장을 보지 못하는 새의 비유는 차별이란 철장을 보지 못하는 차별에 대한 고정관념을 잘 풀어 설명하고 있습니다.


3부 10장 ‘차별금지법에 대하여’에 나타난 구절은 저자가 이 책을 통해 하고 싶은 가장 강렬한 내용이 담겨있습니다.


[모두가 평등을 바라지만, 선량한 마음 만으로 평등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불평등한 세상에서 ‘선량한 차별주의자’가 되지 않기 위해 우리에게 익숙한 질서 너머의 세상을 상상해야 한다]


이 문장이 울림은 마지막까지 가지고 있던 ‘선량한 차별주의자’가 아니라고 생각하던 저의 생각을 다시 하도록 했습니다. 


맞습니다.


저도 무의식 중으로 선량한 차별주의자가 될 수 있다는 자각.


이 책을 읽으며 가장 큰 소득이었습니다.


그럼 무엇을 해야 하는가?


책에서도 그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하진 않습니다.


그건 독자가 해야 할 몫입니다.


우선 저부터 주변을 살피며 제 스스로를 돌아보는 기회가 되었다는 점에서 큰 의의를 가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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