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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실천교육교사모임 Aug 03. 2021

첫 번째 주제: 나의 철학 1

레고랜드 씀

  가장 먼저 철학이라는 주제를 받았을 때, 무척 난감했었다. 철학이라……     


  철학의 범위가 너무나도 넓어서 이것이 동양 철학인지, 서양 철학인지, 동양 철학이라면 이 가운데에서도 중국 철학인지, 일본 철학인지, 아니면 한국 철학인지, 무척 난감했었다. 철학은... 그렇다. 철학은 너무나도 어렵고 형이상학적이기 때문이다. 그 무수한 이름들...이 학창 시절에는 의미가 있을지언정 생활인으로서의 나에게는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었기 때문이다. 다행히도 진행자분께서 ‘나만의 인생철학’이라는 한정된 주제를 내려주셨길래 이 글에 대한 부담감을 내려놓을 수 있었다.


  나만의 인생철학이라면, 좌우명이란 것도 나의 인생철학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지금 내가 가르치는 아이들만 한, 나의 꼬꼬마 시절에 도덕 선생님께서 “이제 너희들도 청소년기이니, 아이가 아니니 너희들만의 좌우명을 세우라.”라고 말씀해 주셨던 것 같다. 그래서 그때 좌우명을 정했다. ‘잘 먹고 잘 살자.’     


  이 좌우명을 만든 의미는 다음과 같다. 우선 글을 쓰고 있는 나는 먹는 것을 아주 좋아한다. ‘살아살아, 내 살들아…….’ 이 살들이 그냥 오는 것이 아닌 것이다. 그래서 잘 먹!고! 잘 사는 것이다. 잘 먹는다는 것은 맛있는 것을 많이 먹을 수 있다는 뜻이었고, 그러면 잘 사는 것이었다.


  그런데, 이 꿈이 너무나도 어렵다는 것을 깨달았다. 잘 먹고 잘 산다는 것은 여러 가지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는데, 한때 불었던 웰빙이라는 것과도 연결이 되며, 웰 다잉과도 연결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즉, 이 꿈은 너무나도 원대한 꿈인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나만 잘 먹고 잘 살면 안 되기에 인류애에 이바지해야 하나? 이런 생각도 드는데, 나란 사람은 그다지 성인군자가 아니어서 이 좌우명이 어느 순간 휘청거리기 시작했다. 세월이 흐르는 동안 때를 묻어, 중학교 시절의 그런 순수했던 꼬꼬마는 더 이상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러면 과연 잘 먹고 잘 사는 건 뭔가? 다시 정의를 내릴 필요가 있었다.


  그래서 두 번째 원칙을 정했다. 잘 먹고 잘 사는 것은 재미나게 사는 것이다. 즉, 남에게 물질적, 정신적 피해를 주지 않는 범위 내에서- 살인, 강도, 절도, 사기 등등의 강력범죄를 저지르지 않음- 내가 재미나게 살 수 있는 것을 찾으면 된다. 뭐 시각적으로 어떤 사람이 나를 보기 싫다면 그 사람은 어쩔 수 없다. 왜냐하면 그 사람이 나를 싫어하면, 나도 그 사람을 싫어할 것이기 때문이다. 사람은 상대적이기 때문이다. 또한 1:7:2 법칙과 돌아이 질량 보존 법칙이 있어서 일정 비율의 사람들은 나를 싫어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것이다.


  여담으로 1:7:2 법칙을 말하자면, 1:7:2 법칙은 어느 집단이든지 나의 팬은 1이다. 그리고 2는 무조건적인 나의 적이고, 7은 그저 그런 사람인 것이다. 문제는 이 7이 2에 붙으면 그 집단에서 살기가 아주 어려워진다.


  돌+I 질량 보존의 법칙에 대해 설명하자면, 질량 보존의 법칙의 사회 버전인 것이다. 질량 보존의 법칙은 과학 시간에 배워서 알 것이다. 어떤 물체는 아무리 형태가 변해도 즉, 그 물체가 액체 상태이든, 고체 상태이든, 기체 상태이든 간에, 그 물체의 질량은 일정하다는 것이다. 이것을 응용한 것이 돌+I 질량 보존의 법칙인데, 이는 다음과 같다. 첫째, 어느 집단이든 돌+I가 존재한다. 둘째, 그 집단에서 돌+I가 있다고 해서 내가 돌+I가 아닌 것은 아니다. 셋째, 그 집단에서 돌+I가 떠나면 더 센 돌+I가 온다. 넷째, 그 집단에서 돌+I가 보이지 않는다면 내가 돌+I이다.


  여담이 길었군. 그래서 나의 인생철학은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범위 내에서 재미있게 살자’가 나의 인생철학이며, 그래서 나의 현재 꿈은 교사이지만, 나의 부캐-부캐릭터의 준말-는 재미탐험가이며, 오늘도 재미를 찾아서 길을 떠나고자 한다.


  코로나로 인해 직장 생활 이외에는 집콕 생활로 이어가고 있는데, 코로나가 잠잠해지면 다시 재미있는 것을 찾아서 떠날 것이다. 왜냐하면 나는 재미탐험가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금도 나름 소소한 재미를 찾고 있다. 책을 보고 글을 쓰고, 이것이 가끔은 나에게 어려움도 안겨 주지만 나만의 소소한 재미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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