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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실천교육교사모임 Aug 03. 2021

첫 번째 주제: 나의 철학 4

선명한 새벽빛 씀

 When life gives you lemons, make lemonade

  “삶이 당신에게 레몬을 준다면 그것으로 레몬에이드를 만들어라.”


  나의 철학에 대해 쓰려니 이 문장이 먼저 떠올랐다. 며칠 전 유튜브 알고리즘이 지나영 교수의 세바시 강연을 추천했는데, 지 교수가 강연을 시작하면서 언급했던 영어 속담이다. 삶의 고통을 바라보는 나의 시선과도 닮아 있어서 내 마음에 새겨졌던 모양이다. 


  나 또한 삶이 주는 쓰고 신 레몬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새콤달콤한 레모네이드로 바꾸기로 ‘선택’하는 것이 내 삶의 철학이라 하고 싶다. 지 교수는 건강했던 자신이 난치병을 얻으면서 병과 함께 살아가게 된 사연을 들려주었다. 자율신경계 장애로 마치 에너지 총량이 100에서 10이 된 것 같았다고. 하지만 지 교수는 이 레몬으로 레모네이드를 만들기 위해 누워만 있어야 하는 시간 동안 글쓰기를 시작해 책도 한 권 썼다.


  일상이 무너져 걷기도 힘들었다는 이야기도, 글쓰기라도 해냈다는 이야기도 아프게 공감이 되었다. 내가 글쓰기와 친해진 계기도 비슷했기 때문이다. 여기저기가 아파서 병원에 가면 아무 이상이 없고, 한의원에서 자율신경계 문제라는 이야기는 들은 적이 있었다. 원인 모를 전신 통증으로 2년 가까이 휴직을 했었다. 그 시간 동안 글을 가장 많이 썼다. 가만히 누워서도 할 수 있는 일이 바로 글쓰기였다.


  나의 아픔도, 상처도 인정하기가 쉽지 않았다. 애써 외면하고 덮어놓느라 병이 왔는지도 모르겠다. 용기 내어 드러내고 스스로 마주하며 끌어안았던 덕분에 지금은 많이 좋아지기는 했지만, 그래도 여전히 안 아픈 날이 없는 나는, 나에게 쏟아지는 신 레몬이 참 싫다. 그래도... 레몬이 많다는 건 그만큼 레모네이드도 많이 만들 수 있다는 뜻이겠지? 며칠 전의 강연 덕분에 내 마음이 조금 더 여유로워졌다. 삶의 모든 것이 선물이라 여기며 기꺼이 즐길 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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