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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실천교육교사모임 Aug 03. 2021

첫 번째 주제: 나의 철학 5

강현주 씀

작은 철학


1. 약속은 지킨다

2. 숨길지언정 거짓말은 하지 않는다


  누군가는 고통을 자초한다고 했지만, 그렇게까지 생각하지는 않는다.

  일단, 기억조차 나기 전부터 지켜 온 행동 원리이기 때문이다. 관성이라고 할 수 있겠다. 타인과의 약속을 팽개치고 오직 나의 이득만을 위해 행동하는 나, 온갖 일을 이리저리 속여가며 모든 이들을 기만하는 나. 다분히 이질적이다. 그런 모습을 선택한 이들 또한 나름의 이유가 있겠지만, 그다지 만족스러운 모습은 아니다.

  그리고 이것으로 얻은 이득이 분명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득이 되지 않는 행동을 하는 사람은 없다. 인간이 할 수 있는 가장 고귀한 행위인 희생조차 당사자의 심리적 만족 및 인명 구조를 통한 사회적 자원의 확보라는 이점이 분명히 있다. 나의 2가지 신조 또한 그렇다.


  약속을 지키는 것에는 3가지 세부 사항이 있다.

  말을 아끼는 것, 지키지 못할 약속은 하지 않는 것, 정말로 그 약속을 지키는 것.

  모든 이들은 저마다의 말을 하고 싶어 한다.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이해받고 싶은 마음은 누구나 가지는 기본적인 욕구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말을 아끼는 사람은 귀하다. 나의 말보다는 다른 사람의 말을 들어줌으로써 도움이 사람이 되는 것은 나의 보람이다.

  경청하는 시간이 반복되면 타인은 나를 신뢰하기 시작한다. 그때 자만해서 지키지 못할 말을 내세우면 안 된다. 일반적인 말과 약속은 다르다. 약속은 의무를 담은 말이기 때문이다. 약속의 무게를 인식하고 행동했을 때, 나의 모든 순간에는 가치가 부여된다.

  이제 정말 약속을 지킬 차례이다. 약속을 지키는 행위는 타인의 신뢰를 얻을 뿐만 아니라, 자신을 긍정적인 눈으로 바라보게 되는 효과가 있다. 스스로 떳떳해지는 것, 말의 무게를 견뎌낼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 이것이 삶이 원동력 아닐까.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신조에는 부연설명이 필요하다.

  누군가는 거짓말이라고 할지도 모른다. 당연하다. 거짓말을 하지 않는 인간이 존재하는가? 인간은 태어나면서부터 거짓말을 한다. 기분이 좋지 않은 신생아도 엄마를 보면 배시시 웃고, 5살짜리 꼬마도 좋아하지 않는 선물에도 고맙다고 인사하는 것처럼.

  나의 거짓말은 지극히 사소한 일에 국한된다. 친구 A는 내가 찍먹파라고 알고 있는데, 친구B는 내가 부먹파라고 한다면? 그런대로 웃긴 해프닝이다. 중요하지도 않다. 그러나 그것이 반복된다면? 어제 무엇을 했는지, 자신에 대해 무슨 이야기를 나누었는지, 다른 친구와 뒷담화를 했는지... A와 B가 모여 이야기를 하는 순간, 그들은 의심한다. ‘과연 우리가 아는 그 아이는 누구지?’ 보여주는 모든 면이 거짓인 사람을 신뢰할 수는 없는 일이다.

  반대로, 중대한 일이라 입을 열지 않는 것이 좋을 때나 나를 지켜야 할 때라면 거짓말을 할 수 있다. 그런 거짓말조차 하지 않는다면 삶에 큰 지장이 있을 테니.


  나는 이렇게 살아가고 있다. 이 글을 읽는 여러분은 어떤 생각으로 인생을 살아내고 있을까. 모든 이들이 각자의 철학을 소탈하게 나누는 날이 오길 기대해 본다. 나의 철학 역시 보다 아름답고 의미 있는 형태를 만들어나갈 것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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