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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실천교육교사모임 Aug 11. 2021

두 번째 주제: 여름밤 3

선명한 새벽빛 씀

  “옥상에 가자. 지금 가야 돼!”     


  며칠 전, 남편이 서두르는 모습에 얼떨결에 따라나섰던 기억이 난다. 


  “와아-!”     


  옥상 문을 열자마자 황홀할 정도로 아름다운 붉은빛 하늘이 나를 맞이했다. 탄성이 저절로 나왔다. 빛깔이 온전하게 담기도 않는데 그 순간을 좀 오래 남겨보겠다고 카메라로 몇 번을 찍어댔지만 정말 잠시뿐이었다. 점점 빛이 옅어졌다. 그리고 시원한 바람이 불어왔다.     


  신혼집 옥상에서 처음 만났던 여름밤.


  새삼스럽게, 태양이 사라짐과 동시에 찾아온 어둠과 찬 공기가 낯설게 느껴졌다. 낮 동안 그렇게 피하고 싶었던 태양인데.     


  또 한편으로는 그 시원함이 너무 반갑고 좋았다. 물론 밤낮없이 찌는 더위에 잠을 설치기도 하지만, 밤이 찾아와 더위를 식혀주니 다행이다.     


  어느 여름밤에는, 지인들을 초대해 옥상에서 고기를 구워 먹으면 좋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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