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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실천교육교사모임 Aug 15. 2021

세 번째 주제: 내가 교육부 장관이라면? 4

선명한 새벽빛 씀

  ‘세상 사람들이 행복했으면 좋겠다.’     


  무언가를 할 때, 그것을 왜 하고 싶고 그것이 나에게 어떤 의미인지 생각하는 버릇이 있다. 그동안 방황하며 살아왔지만, 크고 작은 선택의 순간에서 나의 꿈이 나에게 동기를 부여한다. 교육부 장관이 되어서도 이 방향성에는 변함이 없다. 교사로 근무했던 것도, 지금이라는 이 순간도 나에겐 그저 꿈을 향해 가는 과정이며,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란 그저 내가 놓인 곳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이다.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고 했던가. 속도에 집착하지 않고 살아왔던 내가 이 자리에 있는 것을 보면, 지금 사람들의 생각이 많이 바뀐 걸까? 빠르게 앞서 나가서 끌어주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천천히 발맞춰 걸을 수 있는 사람도 있는 법이다. 이런저런 사람들 모두가 자신의 장점을 빛내며 조화롭게 살아가는 세상을 꿈꾼다.      


  어린 시절 나는 행복이 무엇인지 몰랐다. 하지만, 마음이 행복한 사람이 다른 사람을 위한 행동을 더 많이 한다는 것을 어렴풋이 알았다. 스스로 여유가 있으면 다른 사람이 보이게 되고,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하며 자신의 세상을 아름답게 가꾼다. 세상에 행복한 사람들이 많아지기를 꿈꾸는 일이, 결국은 어떤 식으로든 그들과 연결될지도 모르는 나 자신을 위한 일이었다. 그러면 나도 행복한 순간들이 조금 더 많아질 것 같아서.     


  행복은 ‘나’로서 살아갈 때 느낄 수 있는 것이었다. 학생일 때나 어른일 때나 경쟁 속에서 긴장하고, 비교하거나 비교당하며 열등감을 느끼느라 ‘나’로서 살아온 적이 별로 없었다. 지금을 살아가는 아이들에게는 자기 삶의 주인이 되어 행복하게 자신의 삶을 가꿀 수 있도록 돕고 싶다. 그러려면 어른들이 행복해야 한다. 선생님을 지원하고 부모교육을 확대하며, 마을 안에서 아이들이 그들의 주변 어른을 보고 배울 수 있는 안전한 교육환경을 만들어주고 싶다. 이미 오래전부터 각자의 위치에서 노력하고 계신 존경하는 분들을 알고 있다. 물론 삶의 방향성이 같다고 해서 같은 길을 걷지는 않는다. 같은 길을 걷는 사람과도 생각과 의견이 달라 충돌하기도 한다. 그래서 우리는 연결되어야 한다.     


  알아야 할 것을 모르는 채로, 직면해야 할 것을 외면한 채로 누리는 즐거움, 혹은 상대를 울리면서 나 혼자 행복한 것을 행복이라고 부르고 싶지는 않다. 조금은 불편해도 알아야 할 것을 알고, 엄청 두려워도 직면할 것은 직면하면서 함께 한 걸음씩 나아가면 되지 않을까. 늘 주변에 걱정을 끼치는 사람이었지만 손을 잡아주는 사람들이 있어서 지금의 내가 존재하는 것처럼, 여전히 나를 격려하는 일을 잊지 말고, 나 또한 진심으로 누군가의 손을 잡아주는 사람이 되자. 내일도 그런 하루를 만들어 보자.     


  좀처럼 상상이 안 되는 일이 일어났다고 가정하려니 참 어렵다. 나는 교육부 장관이 되어도 이런 고민이나 하느라 과연 일은 잘할지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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