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너비초록바람씀
제 인생의 BGM 컬렉션을 만든다면, 반드시 게임음악을 넣을 것입니다. 저는 어릴 적부터 게임을 참 열심히 해 왔는데, 그동안 멋있는 게임 음악들을 많이 만났습니다.
첫째로, 대항해시대 게임 음악을 꼽고 싶네요. 대항해시대는 제게 세계지리를 처음으로 가르쳐준 고마운 게임입니다. 이곳저곳 배를 타고 누비며 특산품도 사다 팔고, 다양한 문화유적도 만나는 게임으로, 재미도 출중하고 작화도 아름답고 배경음악도 명품입니다. 항구의 시끌벅적한 노랫소리, 망망대해를 건너고 있을 때 들려오는 노랫소리, 새로운 이벤트가 펼쳐질 때 들려오는 노랫소리가 섬세하고도 웅장해 제 가슴 마디마디에 차곡차곡 쌓이는 느낌이었습니다. 모험과 딱 어울리는 노래들로 알차게 구성된 하이엔드 노래들이었습니다.
둘째로, 테일즈위버의 노래들입니다. 아마 많은 사람들이 들어 보았을 텐데, 게임은 덜 유명해도 게임음악만큼은 유명해 아직도 가끔 카페나 인터넷에서 들려오는 노래입니다. 노래의 가락들이 다른 모험 게임들과 조금 다르게 처연하고 연약한데, 그럼에도 차곡차곡 단계를 밟아 앞으로 나아갈 것 같은 힘을 주는 노래들로, 숨은 감성을 꺼내 소중한 추억을 이야기할 수 있게 해 주는 느낌입니다. 초등학생 때 처음으로 온라인 게임에서 파티원들과 같이 서로 도와주며 게임하고 뿌듯해했던 기억이 있는 즐거웠던 게임입니다.
셋째는, 해리포터 게임 노래들입니다. 해리포터는 대부분 책이나 영화로 접하고 게임은 다들 생소하겠지만, 당시 영화의 인기에 힘입어 PC 게임도 나왔고, 저는 구매해 플레이까지 했었습니다. 내가 해리포터가 되어 학교 곳곳을 다니며 미션을 해결해 나가는데, 영화의 신비한 배경음악과 실감 나는 마법 효과음들이 정말 내가 마법을 부리는 느낌을 주었습니다. 모든 미션을 깨고 엔딩을 봤을 때의 시원섭섭함은 아직도 기억에 남아 있는데, 그 엔딩을 보기 위해 동생과 서로 컴퓨터 하겠다고 싸우기도 하고, 서로 협력해 문제를 풀기도 했습니다. 즐거웠던 유년시절을 생각나게 해 주는 고마운 음악들입니다.
그 외에 좋아하는 게임 음악들도 많고 영화 음악들도 많지만, 제게 베스트를 꼽으라면 위의 세 개를 선택하겠습니다. 제가 매우 열심히 했던 게임들이었고, 음악 자체도 수준급이었기에 아직도 들으면 설레고 힘이 납니다. 인생의 BGM이라기보다는, 추억의 BGM이라고 이름 붙이는 게 더 어울리겠네요. 좋은 게임과 BGM을 만날 수 있어 감사하게 느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