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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서평 2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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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실천교육교사모임 Apr 03. 2022

신발 멀리 차기

정원미 씀

서형오 / 창비교육 / 2021.09.

  코로나19에, 봄날에, 마음도 싱숭생숭하고 해서 마음도 말랑말랑하게 할 겸 시집을 읽었다.


  예전에는 동시집 아니면 성인 시집뿐이었는데, 요즈음에는 청소년 시집도 참 잘 나오는 것 같다. 그리고 예전에는 아이들의 문제에만 집중했거나 아니면 억지로 어른들의 입장에서 아이들에게 주입시켰다면, 요즈음에는 아이들의 문제는 결국 우리 사회문제가 반영된 것이다. 즉, 어른의 문제가 아이의 괴리되지 않은 것임을 발견했다.  예컨대, 뉴스에 나오는 실업률 뉴스, 이혼기사 등의 이면을 시에서 볼 수 있는 것이다. 즉, 부모의 실직, 이혼, 그리고 남겨짐, 이것이 시에도 반영되었다.  예를 들면, 시, “신발 멀리 차기”에서 “아빠의 마음도 /별거 중인 엄마한테 /깨끔발로 뛰어갔으면 좋겠다/”에서 아이는 지금 신발을 차고 있으며, 현재 아버지와만 살고 있는 상태임을 알 수 있다. 그래도 어쩌면 이 아이는 엄마와 만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가지는 것일지도 모른다.


  세계 10위권의 교통사고 국가라는 오명은 교통사고가 많이 일어나고 있음을 이야기한다. 그렇지만, 우리는 그 교통사고가 개인의 삶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단지 뉴스에서 단편적인 이야기 혹은 몇 건, 사망 몇 건, 부상 몇 건 등의 숫자로만 기록되지 이것이 개인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는 알 수 없다.


  시, “신발”에서 “승합차에 부딪혀 /트럭 안에서 세상을 떠난 /엄마와 아빠 /나동그라진 신발 네 짝 //그때부터 /나와 동생을 /마음속에 태우고 살아가는 /할머니와 할아버지 /낡은 신발 네 짝//”에서 아이의 부모는 생계를 위해 트럭에서 물건을 판매하는 일을 했고, 어느 날도 트럭에서 물건을 판매하다가 승합차와 충돌하여 세상을 떠났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남겨진 아이 둘은 할머니 할아버지가 양육하고 있음을 우리는 짐작할 수 있다.


  그렇지만 이 시집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의 밝고 순수한 마음이 잘 반영되었다.  예를 들면... “우리들의 착한 식단”에서 “1학년부터 3학년까지/인기 메뉴에 마음이 파닥거린다/1교시 끝나 점심시간은 아직 까마득한데/닭 한 마리 꼬르륵꼬르륵 배 속에서 울어쌓는다.//”에서 “우리들의 착한 식단”은 결국 “1인 1닭”이고, “울어쌓는다”라는 사투리 표현을 씀으로써 강조 표현을 하였다.


  어쩌면, 어두운 세상에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순수한 아이들이 있기에 우리 세상은 살 만한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에서 어설픈 서평을 마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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