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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태균 Nov 24. 2017

스위스 여행

나의 유럽여행 이야기

2017년 11월 15일 오후 5시.

이제 프랑스 여행을 마치고 스위스로 넘어가는 TGV 안이다. 창밖은 이미 보이질 않는다. 밖의 불빛이라도 볼 수 있으면 좋으련만 그런 것도 없다. 우린 스위스 Basel(바젤)을 거처 Bern(베른)으로 이동후 Interlaken(인터라켄)으로 가는 일정이다.


TGV Lyria 열차는 사전에 일찍 예매하면 비용을 꽤나 절약할 수 있다는 걸 알았기에 사전에 인터넷으로 예약을 했었다. 그리고 이메일로 예약 확인 정보를 받아볼 수 있었다.


안내서 에는 자동발권이라 결재 시 사용한 신용카드를 지참하여 확인을 하라는 내용이 함께 표시되어 있다. 그런데 자동발권? 해보지 않은 일이라 혹시나 하는 마음에 Lyon(리옹) 역에 조금 일찍 도착해서 점검해 볼 필요가 있었다. 



그런데 한국의 경우 이미 지불을 완료하였고, 탑승을 하거나 하지 않거나 이미 지불이 완료된 일이기에 굳이 자동발권을 할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우선 호텔 스태프에게 물어볼 요랑으로 결제 완료한 내역서를 보여주고 내가 자동발권 티켓 창구에서 발권을 받아야 하는가 라고 물었더니 그럴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이것저것 적어주는 것이었다. 여전히 신뢰가 되진 않았다.


어쨌든 호텔 스태프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내가 읽은 매뉴얼에는 티켓을 자동발권창구에서 발권을 받으라고 안내되어 있으니 난 역에 와서 다시 한번 확인을 해볼 생각이었고 2시간 전에 도착하여 자동발권창구에서 내 에약번호를 넣으니 티켓이 발권되는 것이었다. 결국 티켓을 발권하는 것이 맞았다. 안도의 숨을 내쉰 것도 잠시 리옹역은 Hall 1, Hall 2, Hall 3 까지 약간 복잡했다. 우선 인포메이션 센터에다 '스위스로 가는 TGV Lycia'는 일반적으로 몇 번홀에서 타나요?라고 물었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신통치 않았다.



열차 출발 20분 전에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 가족은 어쩔 수 없이 대기할 수밖에 없었고 30분 전 Hall 3이라는 정보와 17분 전 플랫폼 번호를 간신히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리고 신나게 뛰어갔다. 출처를 알 수 없는 블로그에 사람들이 빨리 가는 이유가 자신의 캐리어를 출입구 쪽 케리어에 놓으려고 간다는 것이다.


이미 뇌리에 박힌 정보라 우리 역시 서둘러 타 케리어를 화물 쪽 놓는 곳에 놓으려고 부지런히 움직였다. 다행히 아무도 그 자리에 캐리어를 놓지 않았고 난 가지런히 짐을 정렬하여 그 자리에 우리 짐을 차곡히 다 싣을 수 있었다. 짐을 다 올린 후 이젠 편하게 갈 일만 남았다 라고 안도의 한숨을 쉬었는데 우리 자리에 두 명의 승객이 앉아있는 것이 아닌가?


나는 프랑스 승객에게

"이 자리는 저희 자리인데요"라고 했더니 "무슨 소리냐?

혹시 당신이 잘못 탄 것은 아니냐? 이 열차가 181 열차이고 나의 티켓을 보더니 당신의 열차는 건너편 열차라는 것이다." 아니 이런 일이... 이미 출발시간은 1,2분 밖에 남아있지 않은 상황에서 이게 도대체 무슨 말인가?


 그 아저씨는 빨리 내려서 역무원에게 말하고 조치를 받으라는 것이었다. 더욱 중요한 건 그 아저씨의 발음이 너무 빨라서 제대로 알아들을 순 없었지만 중요한 건 당신이 잘못 탔다는 것이다. 난 순간 아찔했고 자리에 앉아 버렸다. 사람들은 여전히 계속 타고 있었고 난 정신이 없었다.


아.. 하는 탄성이 목구멍에서 치고 올라오는 느낌이었다.


순간 정신을 차리고 우선 잘못된 열차라도 우선 타고 가자. 그리고 일단 스위스로 넘어가자 넘어가는 동안 역무원에게 비용을 다시 지불하고 갈 수 있는 곳까지는 가서 해결해보자.


이렇게 마음속으로 정리를 했다. 그런데 옆에서 우리가 당황하는 모습을 본 여러 승객들이 내가 틀린 것이 아니고 그 아저씨가 틀렸다고 프랑스어로 말을 하는 것이다. 그리고 지나가는 중국인이 8번 객실 맞다고 한 술 거든다. 그 아저씨는 황급히 짐을 챙겨서 나가버렸다. 얼마나 안심이 되는지. 도무지 말로 형언할 수가 없었다. 그리고 나를 계속 지켜보던 또 다른 한 승객은 내가 우왕좌왕하는 것을 알고  도움을 줄려고 나에게 말을 건넨다.


난 이 프랑스 사람에게 텍스 리펀을 받으려고 한다. 세관 역무원에게 도장을 받고 싶다 어떻게 해야 되나?라고 물었더니 그 프랑스인은 기다렸다는 듯 장황한 말로 나에게 설명한다. 그의 이야기를 다 알 아든진 못했지만  베른에 내려 그곳 사무실에 들러 받으라는 것이다.


우린 중간에 갈아타는 시간이 18분밖에 없는 상황에서 어떻게 그렇게 하냐고 생각이 들었지만 그렇게 말하진 않았다. 우선 알겠다고 말을 하고 우린 각자의 자리에 앉았다. 그러나 그 승객은 계속해서 자신의 연락처와 여러 가지 알려주려고 계속해서 나를 쳐다본다. 참으로 불편했다. 그리고 알고 봤더니 그 사람은 역무원이 아닌 것이었다. 어쩐지 느낌이 조금 이상했다 싶었는데. 그런데 앞서 우리를 도와준 4명의 건장한 프랑스인중 한 명이 그에게 의심스러운 얼굴 표정을 지으며 한 마디 건넨다.


그런데 무슨 말인지는 모르겠지만 그 사람에게 말하는 느낌이 마치

'당신 왜 이렇게 이 동양인들에게 친철하냐? 사기꾼 아니냐?'

그 사람에게 그렇게 말을 하는 것 같았고 그 아저씨는 '아니다(Non)'라는 말을 하는 것 같았다.


그리고 나에게 이것저것 알려준 그 사람은 자신의 노트북에서 한국인 친척이 있다는 말과 더불어 노트북의 사진을  나에게 보여준다. 난 알겠다고 했지만 여전히 불편했다. 그렇게 TGV와의 만남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11월 16일 새벽 12시 20분을 조금 넘어서 스위스 인터라켄에 도착했다. 잘 정렬된 침대, 깨끗한 시설 그리고 12시가 넘게 기다려준 스태프가 있었다. 숙소로 들어와 보니 침대 네 곳 모두 쉬트를 씌워야 했다. 그래야만 잠을 잘 수 있었고 끼우는 시간만 족히 30분이 걸릴 듯하다. 시계는 벌써 오전 1시를 향해 가고 있었고 우린 그렇게 스위스에서 첫 날밤을 보냈다. 

다음날 아침 인터라켄의 하늘은 세상 모든 걱정을 하는 듯 잔뜩 인상을 찌푸린 채로 우리를 맞이하였고 가족의 컨디션을 고려해 봤을 때  오전에 융프라우에 올라가는 건 무리인 듯했다.


오전에 피곤하기도 했지만 날씨까지 좋지 않았다. 숙소에서 인터라켄 패러글라이딩이라는 웹사이트에 접속하여 패러글라이딩이 가능한지 체크했고 오늘 가능하다는 연락을 받고 오전에 예약을 했다. 단 최대한 이른 시간에 도착해서 예약을 해야지만 가능하다는 것이다. 하는 수 없이 예정시간보다 1시간이나 일찍 가서 예약을 하고 넘어왔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날씨가 좋지 않아 비행이 힘들다는 피드백을 받았다.


오후 일정을 다시 잡을 수밖에 없었다.  하는 수 없이 다시 숙소로 와서 점심을 먹었다. 그런데 또다시 날씨 때문에 페러글라이딩이  캔슬되었고 우린 아쉬움을 뒤로한 채 숙소로 왔다. 오늘 하루 종일 아무것도 하지 못한 것이다. 하는 수 없이 저녁에 1층 TV 룸에서 저녁을 먹던 중 컵라면을 들고 오는 반가운 한국인들과 마주쳤다.


모두 혼자 여행하는 여행객들이었으며 여자 2명과 남자 1명은 매우 젊은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유럽 전역을 여행하고 있었다. 회사를 그만두고 온 이십 대 후반의 여자, 아직 학생인 여학생 그리고 갓 제대한 청년 그리고 수능을 치른다는 딸을 둔 아저씨 우린 그렇게 2시간가량 저녁을 먹고 숙소에서 잠을 청했다. 취기에 다시 잠이 들었고 다음날 이른 새벽에 눈이 떠졌다. 


11월 18일 토요일

우린 오전 7시 산악열차를 타고 융프라우에 올라가서 투어를 마친 후 오후에는 아이들 소원을 들어주기로 맘을 굳혔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스위스 플랙스 트레블 카드는 4일 간만 사용할 수 있었으며 우리가 보내야 할 전체 6일간의 일정 중 융프라우에서는 열차를 이용할 일이 없기 때문에 4일짜리만 있으면 충분했다.


준비해 간  동신항운의 쿠폰으로 당일 이용권을 인터라켄 동역에서 구매하였다. 그렇게 우린 융프라우에 올라가서 이곳저곳을 둘러본 후 오후 1시 즈음 숙소로 복귀했다. 중간에 뱅엔 이라는 곳에 멋진 폭포들이 떨어지고 있었고 중국 단체관광객들은 그쪽으로 구경을 가는 듯했다. 비수기라 그런지 우린 제법 조용한 융프라우를 구경할 수 있었고 내려온 후에는 날씨마저 좋았다.


작은아이의 바람이었을까?


우린 3시 30분 패러글라이딩 예약을 할 수 있었고 점심 후 우린 비행을 시작했다. 잊지 못할 광경, 잊지 못할 느낌, 그리고 하늘을 난다는 건 바로 그런 느낌이다. 인간이 하늘을 난다는 건 아 이런 느낌이구나. 그렇게 인터라켄에서 우린 이틀을 보내고 있었다. 

11월 19일 일요일 아침.

모처름 늦게 일어났다. 전날 저녁 스위스 전 지역 일기예보를 보니 체르마트 루체른 인터라켄 모두 비 소식이거나 구름이 많은 날씨였다. 어디를 갈까? 3000미터가 넘는 산은 이미 인터라켄 융프라우에서 경험을 해서 아 이런 느낌이구나 하는 걸 느꼈고 산의 여왕이라는 Rigi(리기산)에서의 하이킹은 구름 위를 걷는 산책 경험이라 또 다른 감흥과 감동을 나에게 주었다. 


Lucern(루체른)의 필라투스, Zermartt(체르마트)의 고르너그라트, 아니면 2시간가량의 온천 여러 가지 고민을 하다 그냥 잠이 들었다. 이번 여행 내내 만난 사람들 중 한국인 여행객은 남자 보단 여자가 그리고 친구보단 혼자 배낭여행을 온 사람들이 꽤나 많다는 것이다.


대부분 직장을 그만두고 한 달가량의 일정은 잡아서 영국을 시작으로 프랑스 파리 스위스 이탈리아로 넘어가는 코스를 잡은 것 같다. 어제 둘러본 루체른의 리기산은 그야말로 절경 중의 절경이라 칭해도 과언이 아니다. 구름 위를 걷는 느낌이 어떤 느낌인지 그리고 깨끗하기 그지없는 날씨 속에 하이킹을 한다는 건 또 어떤 느낌인지 직접 해보지 않으면 그 감동을 느낄 수가 없다.


햇볕에 가만히 앉아 10분 이상을 쉬지 못했다. 마음이 급해서 내려와서 취리히에 있는 애플스토어를 가야 한다는 얄팍한 마음에 난 계속 서두르고 있었다. 하이킹을 마치고 리기 칼트바트 에 있는 호텔 스파를 할 생각도 있었다. 47 CHF 하는 비용이 만만치 않았다. 


여하튼 오늘은 Zermatt(체르마트)의 Gornergrat(고르너그라트)를 갈려고 나섰다. 인터라켄에서 체르마트 에 도착하기 전 열차 점검구간으로 중간에 환승하는 곳에서 열차를 갈아타지 않고 버스로 이동을 하였다. 안내하는 역무원들이 친절하고 재빠르게 안내해 주었으며 우린 별 탈 없이 체르마트로 들어갈 수 있었다.


체르마트에서 고르너그라트로 올라가는 시간은 편도 30분가량 소요되며 중간에 정차하는 역은 Riffelalp(리펠 랄프) → Riffelberg(리펠 베르그) →  Rotenboden(로튼 보든) →  Gornergrat 에 도착한다. 오전 11시 즈음 도착할 무렵 그곳은 이미 눈보라 심하게 쳤기에 올라갈 수 있을지도 불투명한 상황이었다. 하나 리기산을 봤을 때 산 정상으로 갈수록 날씨가 맑아질 것 같아 일련의 기대감을 가지고 그냥 올라가기로 맘을 먹고 산악열차 티켓을 구매 후 열차에 몸을 실었다.


산악열차 티켓은 47 chf으로 아이들 요금은 받지 않지만 1인당 왕복 비용이다. 참으로 물가가 하늘을 찌른다. 여하튼 10만 원의 비용을 지불하고 30분가량의 열차를 왕복 탑승하는 것이다. 고르느그라트에 도착할 무렵 눈보라는 거치질 않았고 밖의 전경은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어두웠다. 오늘은 운이 따라주지 않은듯하다. 


내려오는 길에 그냥 가기가 아쉬워 계획을 변경하여 Bern 에 들렀다. 베른은 스위스의 수도이자 옛 건물이 많은 도시로 한두 시간가량 둘러볼 요량으로 들렀지만 도착시간이 오후 4시 무렵이라 1시간 정도 시간이 없다. 해가 저문 후에는 돌아다니기가 참으로 불편했다. 다행히 시계탑이며 연방의사당 건물은 볼 수 있었고 사진 몇 장은 찍을 수 있었다. 일요일인데 오후 5시 30분이 되니 모든 백화점 및 상점들이 문을 닫는다. 거리는 행인들이 있긴 하지만 대부분 일찍 들어가는 듯  보였고, 주말 오후 이렇게 한산해도 되는 건가 하는 생각도 든다. 한국과 너무나 비교가 된다. 내일은 마지막 날 인터라켄 서역을 둘러볼 예정이다. 


11월 20일 

아침에 어김없이 호스텔에서 준비해준 조식을 먹고 우린 인터라켄 서역을 둘러보려고 나섰다. 바로 Migros(미그로스)를 찾아 나선 것이다. 여태껏 동역에서 COOP 만 사용하다 보니 좋구나 라고 생각했지만 막상 미그로스를 이용해 보면 이곳이 훨씬 낫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집사람은 미그로스에서 꼭 사야 하는 물품이 있다고 SIGG 물병을 이야기했다. 우린 물병을 3개나 샀고 서역에서 동역으로 이어지는 거리를 구경하며 걸었다. 그리고 오후에는 인터라켄중에서 못 가본 곳이 어디 있나.. 점검하였고 하더쿨륨이라는 비교적 가깝게 갈 수 있는 곳으로 이동하였다. 하마터면 안 온 것을 후회할 뻔한 장소이다. 사진과 전망 어느 것 하나 빼놓을 수 없는 장소다. 그곳에서 아래로 바라볼 때의 전망이란 패러글라이딩을 하면서 바라보는 전망과 다르 바 없었다.



그렇게 우린 모든 일정을 마쳤다. 무엇보다 가족들 중 아픈 사람이 하나도 없었으며, 아무런 사건이 일어나지 않았음을 감사하게 여기며 우린 집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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