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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태균 Jul 02. 2018

중년 메뉴얼

위기의 중년이란 없다.

1. 중년에 대한 오해와 진실.


중년기는 스쳐 지나지는 비행 구역이라기보다는 홍콩이나 제네바공항 같은 허브공항이라고 할 수 있다. 지금 내리는 결정이 남은 평생을 좌우하게 되는 그런 곳 말이다. 이 놀랍고도 행복한 깨달음 덕분에 나는 전과는 다른 마음가짐으로 하루하루를 맞게 되었다.중년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은 대개 부정적이다.


중년이라고 하면 ‘위기’ 라는 단어가 으레 뒤따르기 때문이다.


위기인가?

삶의 고난이 중년을 위기로 몰아넣을 수는 있지만 선택권은 언제나 당신에게 있다.


- "인생의 재발견" 중에서.


중년의 위기라는 장벽은 오즈의 마법사에서 나오는 실체 없는 마녀와 같은 존재일 뿐이다.

인생 중간지대를 점령해가면서 청년의 특성을 능수능란하게 연장하고 여기에 농익은 인생 그루브까지 버무려 예전엔 없었던 독특한 물결을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성장’ 이라는 청년의 특성과 ‘성숙’ 이라는 중년의 특성을 알차게 버무리지만, 쇠퇴만을 앞둔 전통적 중년의 범주와는 한 참 거리가 멀다.


따라서 중년이라기보다는 ‘후기청년’ 범주로 새로 조정되어야 한다. 결과적으로 100세 시대의 40,50대는 그저 길어진 인생을 보내는 것이 아니라 확장된 청년기를 완성해가는 시기다. 젊음이라는 단어를 수식하던 열정,자신감,에너지가 여전히 팽팽하고 나아가 네 번의 인생 10주기를 거치면서 얻은 지헤로움과 여유까지 더해진 것이 우리 시대 중년, 아니 후기청년이다

- "40,50 후기청년" 중에서


무엇을 논하든 삶을 더 넗고 깊게 보는 눈이 트인, 그러면서 여전히 열정을 간직한, 또 그간 쌓아온 삶의 노하우와 인맥들로 인생의 성숙기를 이전 세대들과는 다르게 보내고 싶어하는 마음과 열정이 있다.


그리고 그런 실력도 겸비하였다.

우리의 변화는 끝이 났는가?

그렇지 않으면 세컨드 찬스를 가졌는가?

당신의 생각은?


2. 고미숙작가가 전하는 중년


'어른’ 으로 늙어갈 용기 를 가지자.

청춘을 흉내내다 노년을 맞이 하게 되면 정말로 참담합니다. 

절대 청춘을 모방하시면 안되요. 그건 내가 살아온 시간들을 스스로 부정하는 거애요.


봄은 아직 여름을 모르고 여름을 지나야 수확을 하는 가을을 맞이 하게 되는거에요. 

그런데 지금 우리는 청춘을 부러워하면서 흉내 내요.성형을 하고 더 많은 소비를 통해 젊어질려고 애를 쓰죠


사실 근거도 별로 없어요. 저는 절대로 다시 돌아가고 싶지 않은 시절1순위가 20대 입니다. 

차라리 학창시절은 모르니 행복했어요. 청춘이 정말 우리가 부러워야 할 시기인가요?


지금 청년들 보면 부럽습니까?


우리가 청춘을 멋지다고 하는 이유는 많은 가능성을 실험하고 모색할 수 있다는데 있습니다. 여행을 하고 시행착오도 할 수 있다는 거에요. 돈은 어차피 많이 못법니다.


20,30대가 자기 힘으로 얼마나 많은 돈을 벌수 있겠어요. 그리고 더 중요한 건 바로 얼마나 많이 실패를 경험했는가?


이게 핵심이죠.

내가 그동안 일이 술술 잘 풀렸다면 그 시간 동안 얻은게 없지 않습니까? 우리는 이것을 트라우마라고 말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아요. 나를 힘들게 했던 그 실패들이 나의 탐욕,분노,어리석음을 덜어줍니다. 그래서 실패가 자랑스러운 겁니다.

나는 이런걸 경험했어’ 하는 스토리가 있어야 합니다


어른의 역활은 지헤의 스승, 맨토가 되는 거에요.

맨토가 되려면 인생전체에 비전이 있어야 해요. 맨토라는게 청년들에게 ‘이렇게 하면 성공해, 저렇게 하면 예뻐져’ 이런 자기개발비법이나 전수하라는 게 아닙니다. 청년의 얘기를 들어줄 수있는 귀가 있어야 해요. 그냥 자기 얘기를 주로 해주면 되는데 재미가 없는게 문제죠.


그래서 어른은 해학과풍자가 있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중년에 접어들었다는건 혈연적 관계망에서 벗어난 거에요. 부모님은 이미 돌아가셨고 아니면 많이 노후하셨고, 자식은 다 커서 자기 길을 가고, 나는 그 책임으로부터 벗어나 세상에 뚜벅뚜벅 나온 거에요. 온전히 세상과 만나는 일만 남은거죠. 그런 존재들의 결합이 우정이에요.


우리는 남성.여성의 이분법에서 벗어나 새로운 관계의 장으로 들어가야 합니다. 

바로 우정과 철학의 장이죠. 

이젠 친구를 좀 더 많이 그리고 편하게 사귀고 할 시기입니다.

 

-고미숙의 "나이듦 수업" .. 중에서


3. 부부관계의 재정의?


부부사이도 이런 관계가 되지 않으면 황혼에 헤어질 일만 남아요.


같이 못 삽니다.

예전에는 뜨거운 열정으로 산 거에요.

성적 에너지로 산거죠. 자식 키울 때는 공동의 과업이 있었는데 자식 다 크고 나서 둘이 쳐다보면 소 닭 보듯 데면데면하죠.


요세는 애완견을 키우니깐 애완견을 쳐다보죠. 점점 대화가 안되면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여성이 나갑니다. 못있어요. 어느 순간 부터는 말도 없이 쪽지만 써놓고 나가요. 성적 욕구는 뜨겁게 타올라서 결국엔 제가 됩니다.부부 간에 좋은 관계를 유지하려면 배움의 관계로 바뀌어야 합니다.

-고미숙의 "나이듦 수업" .. 중에서


대부분 부부간의 문제 중 외도나 폭력 경제적파산 이나 시댁과처가문제 그리고 기타문제보다는  “일상생활” 속에서 주고받는 배우자의 말과 행동으로 문제를 키워간다.


일상생활이라는 네글자. 보기에는 가볍고 쉬어보이지만 어쩌면 가장 길고도 지루한 인내의 길인지도 모른다. 종일 누워 리모콘만 튕기는 남편, 옷을 여기저기 늘어놓는 아내를 견뎌온 수십년의 세월은 우리의 성격지도 마져 바꿔 놓는다. 허허 웃으며 넘어가 줄수 있다면 그건 이미 득도의 경지다.


대부분의 부부들은 배우자의 사소한 단점에 점점 더 치를 떨게 된다. 연애할땐 귀여워보이던 것도 중년의 부부는 눈을 흘긴다. 실제의 문제보다 배우자를 참고 살아온 긴 세월이 사람을 더 미치게 한다.


더 큰 문제를 안고 사는 부부들도 있겠지만 그건 그들의 문제이고 우리는 우리의 문제로 팽팽이 맞선다.


게다가 일상이라는 희한한 렌즈는 신기한 마술을 부리곤 한다. 큰 문제가 있으면 작은 문제는 보이지도 않지만 허나 큰문제가 없으면 작은 문제가 눈덩이 처름 커 보인다.

결국 스트레스의 크기는 같아진다.


우리는 지금 관념의 차이 취향의 차이를 뛰어넘는 전 세계에서 유일무이한 동지와 함께 있다

- "별별다방" 중에서


부부가 오래 행복한 결혼생활을 할지,짧고 불쾌하고 파괴적인 결혼생활을 할지 결정하는 5-10가지 요인을 찾을 수 있으리라 여겼지만 막상 드러난 것은 단 하나. “비난” 이라는 요인이었다.


비난은 “친밀감을 파괴하는 원자폭탄” 이라고 부른다. 그는 배우자를 비난하지 말고 스스로를 변화시키라고 말한다. 당신이 문제점을 고쳐 나가기 시작할 때 배우자도 달라질 것이라고

- "인생의 재발견 중 6장 부부관계의 본질 중에서"


4. 친구관계의 재정의


힘들수록 빛나는 우정의 힘.

중년에게 친구를 사귀는 것은 더 이상 사치가 아니라 생명줄이다.


교회내에서 하는 소그룹이 있다.

처음 4년간은 매주 월요일 저녁에 만나 실제로 성경공부를 했다. 그러나 점차 직장문제와 실직,배우자의 외도,친척의 알코울 중독, 부모의 죽음, 오랜 세월 혼자 살아가는 외로움, 결혼생활이 가져다주는 면도날처름 예리한 고통 등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간이 더 많아졌다. 적어도 내게 있어서 이 소그룹 모임은 나약하다거나 거만하다는 비난을 듣는 일 없이 나의 불안을 고백하고 성취를 축하할 수 있는, 폭풍우 속의 피난처 같은 곳이었다. 우리의 우정은 조금씩 견고해져 갔다.


나이들수록 외로움은 적입니다.

외로움은 나이를 가리지 않고 모두를 무차별적으로 공격한다. 전국 단위로 이루어진 한 조사에 의하면 45-65살 사이가 미국에서 가장 외로운 사람들이다.점점 더 많은 중년이 게약직으로 밀려나거나 프리랜서가 된다. 그래서 동료들과 커피를 마시며 일상적인 이야기를 나누는 즐거움을 누리지 못한 채 혼자 일하는 경우가 많다.이제 친구야말로 가장 냉혹한 살인자인 고독으로부터 우리를 지켜주는 가장 든든한 버팀목이라는 점을 과학이 증명하고 있다.


이 모든 연구는 하나의 확실한 결론으로 수렴된다.건강하게 오래살고 싶으면 특히 중년에 친구에게 투자하라는 것이다.모든 진화적본능은 신뢰할 만한 동반자를 찾으며,그 동반자는 많은수록 좋다. 우리는 지금이나 앞으로나 친구가 많을수록 더 건강하고 행복하며 정신적으로 예리함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 인생의 재발견 4장 어른에게 우정이란 무엇인가


5. 생존의 기술 - 회복탄력성.

회복탄력성이라고 하는 것은 가족내에서나 사회에서 트라우마를 어떻게 극복하고 관점을 어떻게 바꿀지,어떻게 자기 내면의 힘을 믿고 타인과의 관계를 개선할지에 대해 다룬다. 


스트레스나 트라우마는 중년에만 겪는 것은 아니다.사람들은 인생의 어느 시기에든 뼈의 골절이나 암 또는 직장을 잃거나 할 수 있다. 그러나 중년에 특히 이러한 문제가 많이 발생한다.사람들이 마흔을 넘으면 부모님이나 배우자에게 문제가 생기기 쉽고, 45살이 넘으면 건강에 문제가 발생하기 쉬우며,50살이 넘으면 더 젋고 능력있는 사람에게 일자리를 빼앗기기 쉽다. 나 에게 충분히 일어날수 있는 일이다.


회복탄력성이 성격 특성과 생물학적 기능, 삶에서 얻은 경험이 어우러져 만들어진다고 볼수 있다.

회복탄력성은 두려움에 대한 반응을 조절하는 능력이다. 종교적인 믿음이든 그렇지 않으면 낙천적인 성격이나 내면의 자원, 친구들의 강한 지지,과거의 경험이나 훈련 등을 통해 산처름 거대한 두려움을 언덕 정도의 크기로 줄일 수 있는것이 바로 회복탄력성이다. 


그렇다면 회복탄력성은 나에게 있는가? 

답은 당신의 개인사에 있다. 그렇지만 당신이 생각하는 것과는 조금 다를 것이다.

역경으로부터 의미를 찾기 위해서는 회복탄력성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낙천적인 성격,즉 시련이 닥친 것을 인정하되 거기에 압도장하지는 않는 현실적인 낙천주의가 필요하다.그러나 이러한 사람들 중의 대부분은 살면서 두세 가지의 시련을 겪은 사람들이 었다. 힘든일을 경험하지 않고 스스로 낙천주의가 태동할 수 없었다.

결국 살면서 몇가지 부정적인 사건은 사람들에게 시련을 이기는 법을 가르쳐 주는 것이다.사람들은 그것을 통해 자신의 강점과 약점을 알게되고 다음에는 보다 잘 대처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예방접종법.

일상적으로 받는 스트레스를 이겨 내기 위해 심리적인 건강을 증진시킴으로써 무엇을 예방할 수 있는지 보자.

레이비치는 펜실베니아 대학교 심리학 교수로 그녀는 긍정심리학의 아버지로 여겨지는 마틴 셀리그먼을 도와 "펜실베니아 회복탄력성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그녀의 5단계 접근법을 보자.

첫째, 사건을 기술하고

둘째, 최악의 상황을 떠올려 보고, 

셋째, 최선의 상황을 상상해 보고,

넷째, 가장 가능성이 높은 상황을 생각해 보고

다섯째, 계획을 세우라는 것이다. 


6. 소노 아야꼬 에세이 <약간의 거리를 둔다>


봄은 아직 여름을 모르고 여름을 지나야 수확을 하는 가을을 맞고 거둬들인 곡식으로 겨울을 맞이하는게 인생이라 생각이 든다.이제 인향이라는 말을 자신있게 쓸수 있어 좋다.


그 단어의 의미를 알기 때문이다. 매력적인 사람의 특징은 자신에게 주어진 인생의 무게를 받아들이고 수행한 너그러움 이다. 그들은 현실로 부터 도망치지도, 몸을 숨기지도 않는다.


모든 사람은 각자 자기만의 무거운 짐을 안고 살아간다. 그 무거운 짐의 차이가 개성으로 때론 성격으로 때론 향기로 나타난다.그 향이 바로 인향이다.


개성에 의해 키워진 성격과 주변의 환경 극복하고자 했던 노력들이 아니라면 참된 힘을 발휘할 수 없는게 진실이자 인생이다.



본래 학자와 작가는 사유의 대리인이다.

직접적으로 사회에 유용한 그 어떤 것도 생산해 내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학자와 작가의 존재가 무익하다고 판단되지 않는 이유는 사유의 기능이 학자라는 전문가집단에게 위임되어 있기 때문이다.


사유의 대리인으로 위임장을 받았기에 학자의 전문성과 작가들의 시각은 보편적 삶에 성찰을 대리할 수 있는 능력에 뿌리를 내리고 있어야 한다.


책은 어디까지나 우리 삶에 어떻게 기여하는가의 여부에 따라 선정되었다.일상생활이라는 평범한 네글자가 주는 중압감은 혼자만의 사유로는 살아갈수 없다.


좋은 삶은 특별한 삶이 아니다.

좋은 삶이 특별한 삶으로 귀착된다면 좋은 삶에 대한 그리움은 평범한 사람에게는 언감생심이 아니겠는가?


우리는 좋은 삶을 살기보다 소박한 방어의 삶을 살아가는 것이다.


일상의 삶에 대한 근거 없는 희망이나 ‘하면된다’와 같은 사실상 거짖말에 가까운 헛된 기대가 아니라 철저하게 삶의 리얼리티에 뿌리를 둬서 자신만의 주관을 가지고 살아야 한다.


자신의 처지를 공통감각과 연결시키지 못하는 한 자신의 삶에 대한 절실하고 치열한 생각은 팔자타령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팔자타령에서 벗어나기 위해 우리는 삶에 대한 개인의 생생한 느낌과 때로는 냉정한 사회학이 균형을 이우는 시도에 관계의 재테크가 피어나고 생존메뉴얼이라고 이름을 부여할 수 있다.




 명견만리 을 읽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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