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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책이 나오고

"아빠가 태어나는 중"입니다.

by 김똑띠 Feb 16. 2025

세 번째 책이 나온 마당에 할 이야기인가 싶기는 하지만... 솔직하게 고백하자면, 나는 내가 어쩌다 글을 쓰게 된 건지 기억나지 않는다. 전혀.



어쩌다 쓰게 된 건지 모를 글을 브런치에 적고 있었던 것이, 글쓰기에 관한 나의 첫 기억이다. 후에 이런 사정을 아내에게 말하니, 아내 자신이 나에게 글을 써 보라 권하였다고 한다. 학교나 교육에 대한 이런저런 상념(이라 쓰고 불만이라 읽는 그것)을 토로하자, 이를 글로 남겨 보라 하였던 것이다. 그것이 첫 글쓰기의 시작이었다.



이왕 고백을 시작한 김에 또 하나 털어놓자면, 나는 어쩌다 '마누스 출판사'를 찾게 되었는지도 기억나지 않는다. 무식해서 용감했던 탓이겠지만, 기억나지 않는 어떤 이유로 알게 된 #마누스출판사 가 나의 책을 좋게 보아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출판의뢰’를 먼저 하였더랬다. 감사하게도 마누스는 나를 알아봐주었다. 그렇게 아내와 마누스의 은혜로 세상에 나온 첫 책이 #선생님의목소리 였다.



기왕 여기까지 썼으니 또 하나 고백하자면, 분명 내가 썼으나 내가 썼는지 믿을 수 없는 역작 #쓸모없는수학 또한... 어떤 이유로 어떻게 쓰기 시작했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다만, 정신을 차렸을 때는 이미 교무실에서 시간이 드문드문 날 때마다 조금씩 글을 쓰고 있었다는 기억뿐이다. 이 글 또한 우여곡절이 있었으나, 결론적으로는 마누스가 알아주어 한 권의 제대로 된 책으로 세상에 나오게 되었다.





그야말로 인사불성으로 글을 쓰고 시작해서 여기까지 왔으니, 세 번째 책이 세상에 나왔다. 그리고 #아빠가태어나는중 은 어떻게 쓰기 시작했는지 분명하게 말할 수 있는 책이다. 책의 내용은 내가 나의 아내를 처음 소개팅에서 만나며 조용히 시작하였고, 책의 첫 페이지는 아내가 임신 소식을 알려준 그날의 기억으로 채워졌으며, 책의 형태는 마누스에서 먼저 권해 주고 모아 주고 다듬고 꾸며 주었다.



이렇게 많은 이들의 도움을 받아서 매번 한 권의 책이 가까스로 태어난다. 그러한 글솜씨에서 무슨 좋은 것을 보아주시는지 필사를 하시는 분이 있고, 이번에는 #지금책방 을 통해서 [아빠가 태어나는 중 필사 노트까지 받아볼 수 있다고 한다. 나는 내 문장에서 언제나 부족한 점이 보여 송구스럽지만, 그럼에도 염치없이 [아빠가 태어나는 중]의 한 문장을 스스로 꼽아보자면 이것을 꼽겠다.



"우리는 연기에 감사해야 한다."


여기서 연기는 Smoke가 아닌, 세상 만물이 이어져 있음을 뜻하는 불교의 말이다. 불교는 연기를 끊음으로써 해탈에 이른다 하겠으나, 나는 아둔하여 그 반대를 따른다.


 비루한 내게서 글이 나올 수 있음을 알아주었던 아내와, 그 글이 책이 될 수 있음을 알아주었던 마누스와, 그 책의 이야기가 되어주었던 단이와, 이것이 책이 되어 그대들에게 전해지게 될 수 있었던 모든 인연에 나는 감사해야 한다.





책의 표지가 된 사진을 찍어 줌으로써 프레임 밖에 있게 된 아내와, 굳이 그럴 필요까지 없었음에도 표지 가장 아래에 흰색으로 자리한 마누스에 무한히 감사하다. 그리고 나의 인연이 빚어진 한 권의 책이 닿을 많은 인연에게 또 한 번 미리 감사하다. 수학하는 사람이 '무한' 운운하면 진심이라는 말도 굳이 덧붙이지 않겠다. 


모쪼록 많이 읽어주시기를 멀리서 바란다.

/

우리 모두 연기에 감사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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